광주시 요양병원 이사장, 80대 환자 '폭행' 의혹

가족 "이사장 경찰에 고소할 것"... 광주시, "11일 오후 현장조사 중"

광주광역시가 위탁 운영 중인 시립제1요양병원 이사장이 입원 중인 80대 후반 노인을 폭행한 의혹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 가족 등에 따르면 광주광역시가 지난 2002년부터 인광의료재단에 위탁 중인 광산구 삼거동 광주시립제1요양병원에서 지난 7일 박아무개 이사장(68. 신경외과 의사)이 입원 중인 이아무개(87) 환자를 폭행했다는 것.

이에 대해 박아무개 이사장은 "환자의 무리한 행동을 저지하고 행동을 안정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폭행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가족들은 11일 오전 광주시청 기자실에서 박아무개 이사장의 폭행 의혹과 이후 조치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시의 조치를 촉구했다. 또 가족들은 경찰에 박 이사장을 폭행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다.

폭행 의혹이 불거지자 광주시와 광주시 인권몸부즈맨 그리고 광산구는 이날 오후 담당 과장 등 공무원 인권조사관 등이 시립요양병원을 방문 정확한 사건을 조사 중이며 조사 결과에 따라 행정 처분 등을 할 계획이다.  

피해자 가족들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피해자는 노환으로 지난해 2월부터 시립요양병원에 입원하여 치료 중인 가운데 7일 오후 일(금). 오후 2시께 3층(햇살동) 로비에서 박아무개이사장과 말다툼 중 환자안정실에서 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또 "환자안정실은 사람이 아무도 없는 밀폐된 공간에서 수차례 안면, 왼쪽 눈 부위를 폭행당해 왼쪽 눈 주위 및 안면부 다발성 타박상으로 전치 2주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입었다"며 경찰에 고소할 것 이라고 밝혔다. 

또 가족들은 "폭행사건 발생 후 병원 쪽은 보호자 쪽에 아무런 연락이 없다가 보호자가 사건 발생 하루 뒷날인 8일 오후 3시 병원을 방문하여 피해자로부터 관련 상황을 전해듣고 인지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는 보호자한테 당시 상황을 얘기하면서 극도의 불안 증세를 보였다"며 "의사가 어떻게 구십 가까운 노인에게 폭행을 가할 수 있느냐. 힘없는 노인이다 보니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가족들은 "사건 인지 후 보호자가 병원 당직 간호사에게 사건 경위를 물었으나 '전혀 알지 못한다', '누가 이렇게 했는지 모른다'며 폭행 사실을 모두 부인했으며 납득할만한 해명과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고 밝혔다.

가족들에 따르면 "병원 쪽에 해명과 답변을 수 차례 요구했으나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전화 해명과 사과도 없다가 보호자 측의 면담요청에 의해 지난 10일 오후에 박 이사장을 첫 대면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에 대해 피해자 가족들은 " 경위가 어찌 됐든 입원환자를 보호해야 할 의료인이 오히려 87세인 고령의 노인을 주먹으로 안면과 눈을 폭행했다는 사실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사법당국에 법적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피해자를 다른 사람들의 눈이 미치지 못하는 곳(환자안정실)으로 유인해 폭행을 가한 것은 매우 의도적이고, 그 행위가 매우 불량하다"며 "폭행 때문에 피해자의 부상 정도가 상당했으나 병원 쪽은 충분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광주시민의 혈세로 운영하는 시립 요양병원이 환자의 생명과 인권을 존중하기 보다는 오히려 환자가 생명의 위협을 느끼도록 폭행을 가했다"며 "공공병원에서 갖춰야 할 대시민 의료서비스 체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고 광주시의 관리감독의 헛점을 짚었다.

가족들은 "광주시와 사법 당국은 △환자 폭행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 △가해자 이사장에 대한 법적 처벌 △가족이 문제를 제기하기까지 보호자들에게 일체의 연락도 취하지 않은 점, 경위 설명을 요구하는 애타는 가족들의 거듭된 요구 방치, 병원 측의 은폐 정황 등 시립요양병원의 총체적인 난맥상에 대해 종합적 감사를 통해 재발 방지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박아무개 이사장은 <광주in>과 전화통화에서 "7일 오전 11시 45분께 한 여성환자가 로비 쪽 출입문을 열려고 하자 이를 지켜보던 당사자도 문을 열고 나가려는 행동을 보여서 소파에 앉인 후 말로 설득하고 저지하던 중에 피해자가 먼저 주먹을 휘둘렀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또 "과격한 말과 행동이 이어져 환자안정실로 당사자를 모셔와서 침대에 눕히고 설득하던 과정에서 자신의 오른손은 당사자의 어깨쪽에 왼손은 당사자의 이마를 눌렀는데 여러차례 마찰 때문에 당사자가 멍이 생긴 것 같다. 당시 시간은 2~3분 정도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아 과정에서 끝무렵에 장아무개 수간호사가 들어와서 '계속 이러시면 아들한테 전화하겠다'고 말하자 당사자가 수그러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하고 폭행이 아니었다"고 부인했다.

가족 및 보호자에게 연락을 안한 이유에 대해서도 박 이사장은 "당일 입원 환자가 사망하여 긴급하게 처리해야 했고, 이어 주말이라서 수간호사가 연락을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피해자가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환자안정실'에는 CCTV가 설치됐음에도 병원 쪽은 '환자인권보호'을 이유로 녹화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광주시는 "시립요양병원 CCTV 관리업체에 최대한 녹화자료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요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