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광주광역시 중앙공원 1지구 개발 주민협의체(이하, 주민협의체)와 강기정 시장의 2차 면담이 고성이 오고가는 험악한 가운데 종료된 것으로 알려지며 '시장의 거짖말'이 우려를 낳고 있다.

2차면담에는 중앙공원 관련 사업은 전적으로 광주시의 권한과 책임 하에 진행되므로 관여할 수 없다던 김이강 서구청장도 참석했다.

강기정 광주시장과 중앙공원 1지구개발 주민협의회가 지난 8일 만나고 있다.
강기정 광주시장과 중앙공원 1지구개발 주민협의체가 지난 8일 만나고 있다.

이날 참석했던 주민협의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3월2일 시장과 1차면담이 진행됐고 주민 8,000명이 참여한 매립반대 청원서와 결의서 및 수질개선 관련 9개 업체의 제안서가 전달되며 대화 초입 부터 "주민협의체의 의견을 99%도 아니고 100%수용하겠다" "내가 청와대 정무수석 시절 경험으로, 아무리 좋은 정착이라도 민심이라는 옷을 입히지 못하면 나쁜 정책이 되더라" "열흘 쯤 후에 광주시와 서구청, 주민협의체와 사업자 등 4자가 만나 MOU를 체결하자"는 구체적 약속과 요청이 있었다.

이와 같은 시장의 약속에 고무된 주민협의체 대표들은 "시장님의 날짜만 정해 주시면 의미 있는 장소에 최대한 동원해서 시장님의 공덕을 치하하는 자리를 만들겠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서구의원들은 '풍암호수 원형보존 매립반대 결의서'가 체택되자 시장의 요청으로 2월15일 서구의회와 간담회가 있었고 이 자리에서도 "주민다수와 의회가 매립을 반대하니 90%도 아니고 100% 수용해서 원형보존으로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했었다"고 알려왔다.

그러나, 이날 강시장의 약속번복으로 항의성 질문이 빗발쳤고 시 관계자들의 답변이 명쾌하지 못하자, 사업의 인허가권을 쥐고 있는 행정청이 사업자에게 코 꿰인 듯 질질 끌려다니는 게 비정상이라는 질타가 이어지며 분위기는 급랭됐다.

그간 주민협의체가 수질개선 관련 9개 업체의 제안을 받았으니 한 두개 업체라도 선정해서 시험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자 강시장은 불가능 할 거라며 근거도 밝히지 않은 소요경비 10억원을 김서구청장에게 떠넘기는 비상식적 발언도 있었다.

주민들이 그럼 1주일 간 서로 생각할 시간을 갖자는 제안에도 부정적 답변이 나오자 더 이상 대화가 안되는 상황에 자리를 뜨던 주민협의체 위원들은 "시장이 시민에게 거짖말해도 되느냐" "학생운동 시절 순수함으로 돌아오라" "주민들이 오히려 예산이 절감되는 대안을 제시했는데도 안들어 주는 불통시장이다"는 등 항의에 공무원들은 "말조심 하세요" "무슨 거짖말을 했어요" 등 서로 고성이 오고 갔고 2차 시장과의 대화는 파행으로 끝났다.

이에 주민협의체 민태홍 회장은 "우선 주민협의체 전원 비상회의를 소집해 시민을 우롱하는 시장의 거짖말에 대해  강도 높은 대책을 수립하고, 추후 풍암호수에 관심 주신 시민단체와 주민들이 함께 외연을 확장하고 전문가들과 함께 과학적 대안을 제시해서 민심이 관철되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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