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와 서구청은 서구 풍암호의 수질 개선을 이유로 수심 2/3 정도를 매립하고 장미원과 야외공연장 등을 이전 철거한다는 계획을 세워 강력하게 추진 중이다.

이는 중앙공원 개발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시민들의 생명권에 대한 침해이다.

광주의 허파인 풍암호수는 140만 광주시민들이 지치고 고단한 삶을 위로받고 보상받는 아름다운 호수공원이다.

ⓒ광주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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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과 호수는 오늘을 살아가는 시민들의 소중한 삶의 공간일 뿐만 아니라, 미래의 중요한 자연자원이다.

동서고금을 보면 명품도시는 반드시 친수공간인 호수와 강물과 숲이 있었다.

예향의 도시 광주에서 이런 친수공간이 없다면 새로 만들어야 하고, 사라졌다면 복원해야 할 판국에 현재 멀쩡히 존재하는 풍암호수를 매립하겠다는 광주시의 발상은 시대를 거꾸로 되돌리는 탁상행정이다.

지금의 광주역 부근에는 조선 세종 때 축조된 6만여 평에 이르는 경양방죽이 있었다.

1935년대 일제가, 1960년대 후반에는 광주시가 앞장서서 태봉산을 헐어 그 흙으로 경양방죽 일부를 매립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광주시민들은 풍암호의 운명이 경양호의 불행한 전철을 밟지 않을까 크게 우려 하고 있다.

한말까지 광주에는 40여 개의 저수지가 있었다. 그 대부분의 저수지들을 개발이라는 명분하에 매립되어 사라졌고, 그곳에 주택단지와 대형건물들이 들어서 현재는 겨우 10여 개만 남아있을 뿐이다.

도시재생과 재개발이란 미명 아래 자연마을은 물론 생태 자원들이 마구잡이로 훼손되어 사라지고 있고, 황폐화 된 그 자리에는 아파트 숲과 대형건물 등이 들어서 광주는 매력 없는 삭막한 회색 도시가 되어가고 있다.

호수와 숲은 도시를 숨 쉬게 하고, 도시의 품격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연 자원이다.

광주의 상징 무등산도 초고층 아파트 숲에 가려져 조망권을 빼앗긴지 오래이다.

맑고 푸른 생활환경을 잃어버린 140만 광주시민들은 답답하고 숨 막히는 도시에서 정신적 불안을 느끼며 살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 광주의 많은 숲과 호수들이 도심 재개발이라는 개발논리로 마구잡이로 훼손되고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도시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헤치는 것은 물론, 도시의 품격과 시민들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지게 하는 정책이다.

춘천에는 소양호가 있고, 전주에는 덕진호가 있으며, 경주에는 보문호가 있다.

이들 모두가 인공호수면서 그 지역을 대표하는 명물로 자리 잡았다.

풍암호수는 광주에 남은 몇 안 되는 호수 중 하나다.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 담수량만 줄인다고 수질이 개선될지도 의문이다.

또 수질 개선에 실패를 했을 경우 아예 메워야 하는 위기가 따르게 된다.

ⓒ광주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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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경양방죽의 악몽을 되살아나게 하지 않기를 바란다.

광주시는 사업자의 매립 방안을 폐기하고, 풍암호와 장미원 등의 원형을 보존한 상태에서 수질개선 대책을 재검토해 주길 촉구한다.

이에 사단법인 미래유산시민연대를 비롯해 뜻있는 30여개 시민단체들이 연합하여 아래와 같이 원형 보존과 매립반대를 위해 관계 당국에 성명을 하는 바이다.

140만 광주시민들은 풍암호수의 매립을 절대 반대한다!

1. 광주시는 풍암호수 원형보존과 수질개선 대책을 재검토하라!

1. 장미공원 이전을 전면 백지화하라!

1. 광주시는 지속 가능한 생태자원 보존 로드맵을 제시하라!

2022년 11월 29일 

사단법인 미래유산시민연대 


* 윗 기고문은 '호남100년살림민심센터(이사장 천정배)'가 29일 주최한 풍암호수 토론회에서 발표된 토론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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