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전문]

굴욕 해법 저지 범국민서명운동에 함께 나서 주십시오!
 

3월 6일, 윤석열 정부는 일본 피고 기업의 사과 한마디, 배상금 한 푼 없이 우리 국내 기업의 기부금을 모아 피해자들에게 대신 보상하는 안을 강제동원 ‘해법’으로 공식 발표했다. 

한마디로 가해자 일본이 져야 할 배상 책임을 엉뚱하게도 피해국이 대신 떠안는 해괴망측한 것이다.

세상에 이런 법이 어디에 있는가?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사죄를 하고 배상을 하는 것이지, 때린 사람은 가만히 있고 맞은 사람이 그 돈을 내는 경우가 어디에 있는가? 

양금덕(93) 일제강제동원 피해 할머니가 6일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광주시민사회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정부의 '제3자 변제' 해법에 대해 "굶어 죽어도 이런 식으로 안 받겠다"며 일본 정부의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고 있다. ⓒ예제
양금덕(94) 일제강제동원 피해 할머니가 6일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광주시민사회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정부의 '제3자 변제' 해법에 대해 "굶어 죽어도 이런 식으로 안 받겠다"며 일본 정부의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고 있다. ⓒ예제하

정부는 “대한민국의 높아진 국격과 국력에 걸맞은 대승적 결단”으로 포장했지만, 상식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코웃음을 칠 일이다.

정부의 이번 발표는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어렵게 싸워 쟁취한 역사적 판결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다. 

아울러 대한민국 행정부가 대한민국 사법부 판결을 무력화시킨 ‘사법 주권의 포기’이자, 자국민에 대한 외교적 보호권을 포기한 ‘제2의 을사늑약’이다. 

말 그대로 반인권적, 반헌법적, 반민족적 매국 해법이다.

정부는 일본과의 ‘미래지향적 관계’를 위해 ‘결단’인 것처럼 자화자찬이지만, 실상은 윤석열 정부가 일본과의 협상 실패 책임을 애꿎은 국민들한테 전가시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우리 기업들이 왜 일본이 져야 할 책임을 대신 져야 하는가? 

우리 기업들이 왜 하루아침에 일본 전범기업의 뒷감당이나 하는 친일 기업 오명을 뒤집어 써야 하는가? 정부는 입이 있으면 말을 해 보라.

정부의 망국 해법은 피해자들에게도 씻을 수 없는 굴욕감을 안겨주는 2차 가해다. 

피해자들이 잘못을 저지른 가해 기업들로부터 사죄와 배상을 받고자 하는 것이었지, 그저 아무나 던져주는 동냥을 구걸해 왔던 것인가? 

정당한 배상금을 포기하고, 왜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한테 동정금을 받아야 하는가? 

피해자들은 그저 오른손이 주든 왼손이 주든 그저 손에 돈만 쥐어 주면 되는 존재인가?

국민적 자존심에도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일제에 국권을 강탈당한 것도 부족해, 일본이 일으킨 전쟁에 동원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 갔던가? 

어떻게 목숨 바쳐 가며 되찾은 나라인가? 

그런데 사죄도 부족할 판에 일본이 물어줘야 할 배상금을 피해국인 우리가 대신 뒤집어쓴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오죽했으면, 양금덕 할머니가 “윤석열은 어느 나라 사람이냐? 조선 사람이냐. 일본 사람이냐?”, “이런 대통령은 하루빨리 물러나야 한다”고 하지 않는가? “굶어 죽어도 그 더러운 돈은 받지 않겠다”고 하지 않는가?

14살에 일본 미쓰비시로 동원된 김성주 할머니 역시 “일제에 36년 동안 어쩔수 없이 기죽어 살았는데, 왜 우리가 지금도 기죽어 살아야 하느냐?”고 통곡하지 않는가?

난데없는 장학금 얘기도 피해자들을 모욕하는 것이다. 

고통에 신음하는 피해자들은 제쳐둔 채, 일본에서 공부하는 한국 유학생들을 위해 장학금 지급하겠다니, 상처 입은 피해자들을 다시 한번 놀리자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우리는 오늘의 수치를 잊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오늘의 굴욕감을 불씨로 삼아 민족의 자존심을 지켜 내기 위한 투쟁에 나설 것이다.

오늘 4시부터 서울시청 광장에서는 강제동원 굴욕해법 강행을 규탄하고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는 제2차 범국민대회가 열리고 있다.

이에 발맞춰 광주전남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광주전남역사정의평화행동’도 오늘부터 ▲굴욕 외교 ▲무능 외교 ▲저자세 구걸 외교에 분노하는 국민들과 함께, 굴욕적인 강제동원 해법을 폐기시키기 위한 범국민 서명운동 캠페인에 돌입한다.

어둠이 빛을 이길수는 없다. 국민을 이긴 권력은 없다.

2023년 3월 11일
 

광주전남역사정의평화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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