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사관 논란으로 폐기 소각여론이 높은 '전라도천년사'를 두고 역사시민단체가 지난 16일부터 전북도청 앞에서 '배부 반대' 철야농성 중인 가운데 전북시군의회의장협의회가 지난 21일 김제에서 열린 월례회에서 역사왜곡 중단을 촉구하는 건의안을 채택했다. 

농성 중인 역사단체에 따르면 '전라도천년사' 주관 지자체 전북도는 오는 29일 안에 전 34권과 별책부록을 배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라북도시군의회의장협의회(회장 전주시의회 이기동 의장)기 지난 21일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 지원센터에서 열린 월례회에서 '전라도천년사 역사왜곡 중단' 촉구 건의안을 채택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북 전주시의회 제공
전라북도시군의회의장협의회(회장 전주시의회 이기동 의장)기 지난 21일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 지원센터에서 열린 월례회에서 '전라도천년사 역사왜곡 중단' 촉구 건의안을 채택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북 전주시의회 제공

따라서 시민단체가 22일 현재 7일째 전북도청 앞에서 텐트 농성을 전개 중이다. 

전북의장협의회는 건의안에서  "'전라도 천년사'편찬위원회는 시민단체와 역사학계의 의견을  존중하고 소모적인 논쟁을 중단하라"며 "발행을 중단하고 철저한 고증과 비판을 통해 전라도 역사를 정립하라"고 촉구했다. 


아래는 건의안 [전문]

「전라도 천년사」역사 왜곡 중단 촉구 건의안 
 

전라북도시군의회의장협의회는 「전라도 천년사」 편찬위원회가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철저한 고증, 비판, 분석을 통해 오해와 불신을 해소하고, 미래세대가 웅비할 수 있는 지평을 넓혀 줄 것을 촉구한다.

「전라도 천년사」 편찬사업은 2018년 전라도 정명 1,000년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에서 출발하였다.

당시 전라북도, 전라남도, 광주광역시 등 호남권 3개 지자체가 뜻을 모아 호남의 역사를 총망라하는 역사서 편찬을 기획하였다.

역사서 편찬에 24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였고, 역사, 문화, 예술 각 분야 집필진, 관계 공무원 등 600여 명이 참여하였다.

그 결과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 동안 총 34권, 1만3559쪽에 달하는 「전라도 천년사」를 완성할 수 있었다.

여러 기관 및 조직의 참여, 많은 예산 및 인력 투입 등을 통해 방대한 분량의 역사서를 편찬했지만, 역사 왜곡 논란이 발생하며 봉정식 무기한 연기, 도민연대창립선언서 선포, 공개 검증 기간 연장, 공개 토론회, 국회 국정감사 등으로 이어졌고, 결국에는 「전라도 천년사」편찬이 중단된 상황에 이르렀다.

시민사회단체, 정치권, 학계, 종교계 등에서는 「전라도 천년사」가 「일본서기」를 그대로 인용하여 역사를 왜곡하고 식민사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비판한다.

「전라도 천년사」에는 전북 남원의 옛 지명을 기문국으로 기술하였는데, 기문국은 가야를 군사적으로 정복하고 임나일본부를 세워 6세기 중엽까지 남부를 지배했다는 용어이다.

기문국 외에도 장수를 반파국, 전남 해남을 침미다례, 구례와 순천을 사타, 경남 하동을 대사 등으로 기술하였다.

「전라도 천년사」의 역사 왜곡을 비판하는 시민단체와 역사학자들은 반파, 침미다례, 대사 등을 비정(比定) 하는 것이 일제 관변학자들의 설을 따르는 식민사관이며, 임나일본부의 핵심 용어인 ‘임나4현’의 삽입은 한국 주류 역사학계가 여전히 식민사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근거라고 주장한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라도 천년사」 편찬위원회와 시민단체가 대화를 시도했지만,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갈등의 골만 더욱 깊어졌다.

특히 편찬위원회, 시민단체, 학계 간 한국 고대사를 바라보는 관점이 극명하게 갈리면서 「전라도 천년사」편찬이 무기한 연장되었다.

역사는 사실에 입각하여 기술되어야 하며, 사실과 해석에 대한 다양한 견해는 학문적으로 존중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전라도 천년사」 편찬위원회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한 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전라도 천년사」 편찬위원회는 자칫 역사 왜곡이라는 오해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시민단체와 학계에서 주장하는 의견을 존중하여 「전라도 천년사」 본래의 취지와 의미가 퇴색되지 않도록 올바른 역사서 발간을 추진해 주길 바란다.

- 다   음 -

하나, 「전라도 천년사」 편찬위원회는 시민단체와 역사학계의 의견을  존중하고 소모적인 논쟁을 중단하라

하나, 「전라도 천년사」 편찬위원회는 발행을 중단하고 철저한 고증과 비판을 통해 전라도 역사를 정립하라

2023년 12월 21일

전라북도시군의회의장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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