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단체, 옛 전남도청 별관 부분보존에 대한 입장 [전문]

문화체육관광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이하 추진단)은 지난 7월 29일 옛 전남도청 별관보존방안을 발표했다. 이 보존안은 본관과 별관을 잇는 통로를 포함하여 별관의 절반 정도를 헐고 나머지 절반을 보존하겠다는 것으로 그동안 우리가 요구해왔던 원형보존에는 크게 미치지 못해 실망스럽다.

옛 전남도청 별관은 단순한 건물의 의미를 넘어 5.18의 살아 있는 현장이며 역사적으로도 그 의미와 가치가 매우 크기 때문에 우리는 그동안 원형보존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이번 부분 보존안은 작년 9월 22일의 합의정신을 충분히 담지 못하고 있으며 원형보존을 바라는 5월영령들의 바람을 외면한 것이다. 조금이라도 더 원형에 가깝게 보존될 것이라고 믿고 있었는데 1년 가까이 뜸을 들인 뒤에 내 놓은 안이 절반을 잘라내겠다는 것이라고 하니 몹시 실망스러울 뿐이다. 이번 발표로 그동안 별관보존 논쟁으로 지역사회를 뒤흔들어 놓았던 불행한 사태가 재발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5.18의 정신을 출발점으로 삼았던 문화전당이 수많은 사람들이 숨져간 5.18항쟁의 역사적 현장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우리를 더 가슴 아프게 한다. 그동안 원형보존을 주장해왔던 당사자로서 이해하기 어렵다.

별관은 도청의 부속건물이 아니라 80년 5월의 항쟁이 벌어졌던 한 복판이며 역사의 현장이다. 절반 정도가 잘려나간 별관은 우리가 알고 있고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도청의 모습이 아니다. 일부만 덩그러니 남아있는 건물을 보면서 80년을 상기하고 그 정신을 기리자는 것은 우리에게는 너무 큰 아픔이며 후세대와 역사에 무책임한 행동이다.

우리는 추진단의 부분 보존안에 동의할 수 없다. 추진단은 지난 과정에서 교훈을 얻기 바라며, 이를 무시하고 이번 안을 강행하려고 한다면 또다시 서로에게 고통스러운 과정을 반복해야 할지 모른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더 이상 시간이 지체되어서는 안 된다며 밀어붙이려 하지 말고 원형보존을 바라는 우리들의 솔직한 소리에 귀기울여줄 것을 요구한다.
2010. 8. 13일

(사)5·18민주유공자유족회
(사)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재)5`·18기념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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