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전남도청] 별관 결국 헐리나?... '부분철거' 발표
[옛 전남도청] 별관 결국 헐리나?... '부분철거' 발표
  • 이상현. 박병민 기자
  • 승인 2010.07.29 19: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추진단 옛 전남도청 별관 좌측부문 24m 철거안 발표
시도민대책위 “합의정신 짓밟는 일방적 발표" 반발 

지난해 9월 정부와 지역사회의 긴 갈등 끝에 원형을 보존하는 것으로 합의됐던 옛 전남도청 별관이 다시 10개월만에 '부분철거' 방안으로 번복돼 보존을 주장해온 시민사회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단장 이병훈. 이하 추진단)은 29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전일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옛 전남도청 별관 54m중 24m를 철거하고 나머지30m를 보존하는 방식의 부분철거 방안을 발표했다. (아래 추진단 기자회견문, 시도민대책위 논평, 우규승 문화전당 설계자 의견 전문 참조)

▲ 이병훈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장이 29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전일빌딩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옛 전남도청 별관 부분철거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광주인

추진단은 별관철거 이유로 "△구조적인 안정성 문제  △전당설계 기본컨셉 부조화  △5.18민주광장과 아시아문화광장 간에 개방과 소통 장애 시각적 연계성의 문제 등"을 들었다. 

이병훈 추진단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존 시민단체가 주장하던 게이트안의 경우 도청별관 아래로 터널을 만들어야 하지만 도청별관은 기초가 부실하고 별관자체가 아시아문화광장 쪽으로 기울어져 있어 게이트방식으로 보존시 건물의 좌, 우로 하중이 집중돼 별관 바로 밑의 지하철 안전문제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추진단은 또 “게이트안의 경우 도청본관을 문화전당의 중심에 놓으려는 설계의도가 훼손되고 5.18민주광장과 아시아문화광장 간에 개방과 소통을 중시한 개념에 장애가 발생하고, 시각적 연계성도 무너진다”며 시민단체의 게이트식 보존안을 받아들일 수 없음을 강조했다. 

이어 이 단장은 "철거되지 않는 별관의 나머지 부분은 구조안전진단 결과 가장 낮은 E등급을 받은 상태이므로 보강공사를 통해 건물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단장은 찬반논란를 우려한 듯 “2014년 아시아문화전당 개관을 목표로 하고 예산확보와 함께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과 민원이 있어서는 안된다”며 “광주시민들의 대승적 판단과 지혜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같은 추진단 입장에 대해 ‘5.18사적지원형보존을 위한 광주전남시도민대책위원회’(이하 시도민대책위)는 즉각 성명서를 내고 추진단의 철거방침에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 강구영 5.18부상자회 정책국장이 도청별관보존안 발표 직후 "작년 시민사회단체와 합의되었던 내용을 뒤집는 것"이라며 항의하고 있다. ⓒ광주인

시도민대책위는 성명서에서 “작년 9월 합의에 이르기까지 옛 전남도청건물을 가급적 원형에 가깝게 보존해야 한다는 합의정신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이번 추진단의 발표는 지난해 합의 이후 10개월에 이르는 동안 아무런 소통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해 온 결과물로 사적지 보존을 바라는 시도민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이 배제된 독단행정의 표본"이라고 반박했다.

시도민대책위는 또 "추진단의 이번 발표가 도청별관문제의 원만한 해결과 조속한 사업추진에 전혀 도움이 안되며 또 다시 불필요한 논란과 갈등을 야기 하는 것"이라며 "조만간 대책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공동대응 해 나갈 것"이라고 원형보존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한편  이 단장은 구체적인 별관철거 일정에 대해 "내년 1월까지 기본설계와 실시설계 등을 마친 후 철거에 따른 부대공사 등을 시작 할 것"이라고 밝혀 내년 초 본격적인 철거작업에 들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 29일 추진단 기자회견 모습.
또 이번 정부의 수정안은 지난 19일 문화전당 설계자문위원회 회의에서 찬반논란을 거쳐 두 시간 만에 일사천리로 통과 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이 단장은 "자문회의 내용을 자문위원 실명을 제외하고 공개하겠다"며 "이 자문회의에서 자문위원들은 '설계원안대로 완전철거'-3명, '정부 수정안 찬성'- 5명, '대안검토'- 2명으로 의견이 나뉘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설계자문위 입장은 다음날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위원회(위원장 최협)에 안건으로 올려져 수정안 찬성- 9명, 수정안 반대(보존의미 강조)- 1명으로 통과됐다. 

그러나 추진단의 이같은 수정안 결정 과정은 지난해 9월 시민대표인 '10인대책위'와 유인촌 문화부장관이 합의한 취지와 맞지 않다는 비판이다. '시민의 정서를 감안한' 보존 또는 철거에 대한 열린 검토가 아닌 설계자문위원 위주의 폐쇄적이고 일방통행식 기술적 검토였다는 것.

이에 대해 이 단장은 "건물안전 문제는 그 자체가 사실"이라며 "구조기술에 관한 것은 전문가들이 면밀한 검토를 거친 것"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원형보존을 주장하는 시도민대책위는 "원형보존 또는 게이트안을 개진해온 전문가들과 함께 토론과 검토 그리고 대안이 마련됐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따라서 '설계자문위를 통한 전문가 검토'는 '또 다른 기술적 논란'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도민대책위는 안전진단 결과에 강한 불신감을 보였다. 

이 같은 추진단의 부분철거 방침과 시도민대책위의 반박에 이어 우규승 문화전당 설계자는 수정안에 대한 별도의 의견글을 통해 "△'5월의 문'은 도시와 시민소통이라는 전당 개념과 상치되는 벽  △매우 취약한 구조상태 △'5월의 문' 중앙관통시 많은 부분 재시공 원형보존 취지에 맞지 않음 △최대한 보존 노력 끝에 서쪽 의 상당부분 보존  △어린이지식문화원 일부 설계변경 불가피 등"을 밝히고 정부의 수정안을 '최선의 안'"으로 평가했다.  

▲ 29일 문화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추진단(단장 이병훈)이 발표한 옛 전남도청 별관 철거부분(빨간선 안쪽). 사진은 현재 옛 전남도청 모습. ⓒ광주인
이처럼 옛 전남도청 별관은 정부의 부분철거를 내용으로한 수정안이 사실상 최종확정됨에 따라 원형보존을 주장하는 시도민대책위 등의 강한 반대운동이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현재 '부분철거 불가피론'을 펴고 있는 강운태 광주시장과 이를 "성급한 일방적 결정"이라고 비판한 광주시의회, 그리고 지난해 9월 '10인대책위'에 참여하여 합의를 끌어낸 지역국회의원들의 행보도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강 시장의 경우 지난해 보존운동이 한창 진행 중일 때 직접 별관농성장을 찾아 보존입장을 피력한 바 있으며, 이른바 보존방식으로 제안된 '오월의 문' 서울 여의도 국회설명회에도 참석하여  보존입장을 거듭 밝힌 바 있어  입장선회에 따른 비판여론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단장은 찬반논란 재현에 대해 "더이상 이 사업을 못한다. 절대다수의 시민이 반대하여 정부가 소극적으로 대하는 그런 상태가 오지 않기를 바란다"며 에둘러 입장을 피력했다.

5.18광주민중항쟁의 대표적인 상징으로 자리해온 옛 전남도청 별관은  부문철거로 헐릴지 아니면 원형보존으로 남겨질지 다시 '역사적 운명' 앞에 놓이게 됐다. 

아래는 옛 전남도청 원형보존 시도민대책위 성명서 전문.

합의정신 짓밟은 일방적인 추진단의 발표, 결코 시민의 동의 얻을 수 없을 것.

오늘(29일)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추진단의 옛 전남도청의 보존방안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그 내용은 도청본관과 연결부위 6M와 별관의 왼쪽부분 24M를 철거하고 오른쪽 부분 30M를 보존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5.18사적지원형보존을위한 시도민대책위는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힌다.

첫째, 이는 작년 9월 합의에 이르기 까지 옛 전남도청건물을 가급적 원형에 가깝게 보존해야 한다는 합의정신을 부정하는 것이다.

둘째, 또한 지난해 합의 이후 10개월에 이르는 동안 아무런 소통과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해 온 결과물로서, 사적지 보존을 바라는 시도민들과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배제된 독단행정의 표본이다 할 것이다. 아울러 이로 인한 지역사회의 갈등과 논란을 또 다시 재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추진단의 일방적. 밀실행정의 사업방식은 지탄받아 마땅하다.

셋째, 추진단의 이러한 방안에 대해 오월단체와 시도민 대책위 대표단은 결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절차적 동의를 거쳤다는 식의 표현은 사실과 부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분명한 반대 입장표명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검토와 협의없이 발표를 강행한 것은 오월과 시민사회에 대한 무시행위가 아닐 수 없다.

이는 원만한 해결과 조속한 사업추진에도 전혀 도움이 안될 뿐 아니라 또다시 불필요한 논란과 갈등을 야기하는 것으로서, 본 대책위는 추진단을 규탄하며 조만간 대책회의를 통해 이후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공동대응 해 나갈 것임을 밝힌다.
2010년 7월 29일

5.18사적지 원형보존을 위한 시도민대책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