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현이의 작가탐방] 시침하며 쪽과 놀다 - 김외경 작가
[범현이의 작가탐방] 시침하며 쪽과 놀다 - 김외경 작가
  • 범현이 문화전문 기자
  • 승인 2022.06.12 11: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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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로 가는 길. 잔뜩 흐리고 비가 쏟아진다. 봄 가뭄 속에서 내리는 비라니.

나주혁신도시 안에 들어선 예술인 마을, 게토333이 보인다. 파주 헤이리마을, 인사동 쌈지길처럼 광주·전남에도 관광명소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하는 곳이다.

지식산업센터인 게토333은 타 지식산업센터와 차별화된 콘셉트로 광주·전남지역 예술인들의 다양한 문화예술공간으로 명소가 될 곳이 분명하다.

김외경 섬유조형작가. ⓒ광주아트가이드
김외경 섬유조형작가. ⓒ광주아트가이드

작가는 이곳에 2022년 3월에 입주했다.

중앙을 공터로 둔 디귿자 모양의 건물의 입구에서 작가의 작업실이 눈에 보인다.

손을 흔들며 우리를 부른다. 목사골 공방이란 명패를 걸고 있는 작업실이 화려하다.

가방, 조각보, 인형, 지갑, 주머니, 다포, 발 등 손으로 만들 수 있는 것들이 제 색과 형태를 드러내며 자리하고 있다.

그동안 무엇을 하며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색색의 천연염색 천, 실과 바늘, 재봉틀이 작가의 분신처럼 말을 걸어온다.
 

나주에서 만난 천연염색과 바늘

나주로 이주는 20년 째다. 나주사람이 다 됐다. 서울에서 살았고, 섬유공예를 공부하며 젊은 날을 보낸 곳도 서울이다.

작가는 “어느 날 우연히 만난 조각보 전시에서 쪽 염색을 보았는데, 넋이 나갈 정도로 아름다웠다. 천연염색의 아름다움이 날 이곳까지 오게 했다”. 고 말했다.

맞다. 우리의 전통천연염색인 쪽의 푸른빛에 매료되어 나주에 왔고, 이곳에서 다시 바늘과 천연염색의 기법과 아름다운 빛에 푹 빠져서 헤어나오질 못한 채 출발했던 곳으로 되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나주는 작가의 내적 경험을 다지는 수련의 시간을 보내게 했다. 나주로 내려와 쪽염색을 배우게 되었다.

원하는 작품을 구상하고 실현하게 했고, 나주문화도시조성지원센터에서 지역 어르신들과 함께 문화놀이터를 운영하게 했다.

작가는 “어르신들과 방석, 인형, 그 밖의 소소한 공예품을 만들던 시간을 기억한다. 바느질이 밥벌이었고, 가난과 싸우며 지겹던 시절이 이제는 놀이로 인식하며 같이 보낸 바느질 시간을 잊을 수 없다”. 며 “그 시간이 지금의 나를 있게 했다. 어르신들의 따뜻했던 말과 망설임 없던 손맛의 바느질이 지금도 생생하다”. 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강의가 멈췄던 때를 제외하고 숨을 쉬는 대부분의 날들을 그렇게 보냈다.

한국전력공사 문화강좌인 생활 속의 섬유공예 시간도 잊지 못한다.

이전한 직장을 따라 같이 이주해 온 사람들의 바늘 선은 정교하고 놀라우리만큼 선명했고, 바늘이 모든 것을 잊고 극복하게 한 또 하나의 방법이 되었다.
 

바늘로 공구르고 시침하며 놀다

엄지와 검지가 딱딱해졌다. 바늘과 놀았던 흔적이 그대로 담겼다.

바늘에 찔려 붉은 피 한 방울이 옷감을 적시는 것은 지금도 자주 있는 일이지만 처음 시작할 때만큼은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천과 염색과 직조를 좋아했다. 색색의 옷감을 갖고 놀고, 흰 천에 염색을 하는 일은 가슴이 뛰었다.

새로운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일. 직접 염색하고 한 땀 한 땀 바늘로 공 구르며 시침하는 일.

시간이 가서 뙤약볕의 대낮이 금세 황혼에 물들고 거슴프레 어둠이 몰려오는 것을 바라보는 일.

김외경 작가의 섬유조형작품. ⓒ광주아트가이드
김외경 작가의 섬유조형작품. ⓒ광주아트가이드

이 모든 것이 작가가 좋아하는 일 중의 전부다. 매일 새로운 작품을 구상하고 가위질을 했으며 재봉을 한다.

세상에 없는 작가만의 고유성을 만든다. 가방을 만들고, 일일이 조각을 이어붙여 조각보를 만든다.

작가는 “천연염색에 매료된 후 나를 매혹한 두 번째가 조각보다”. 며 “염색한 천 조각은 신기하게도 서로서로 이어져야만 하는 운명처럼 너무나 잘 어울린다”. 고 말했다.

작가의 조각보가 깊은 맛과 멋을 주는 이유가 되겠다. 가방처럼 오랫동안 사용하는 질감을 요구하는 작업에는 오래된 천들을 사용한다.

엄마의 한복에서 가져온 양단과 공단이 그렇다. 간간이 색동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천연염색은 다양한 질료를 사용한다. 스카프와 조각보, 다포와 타이, 발 등이 그렇다.

양파껍질부터 쪽, 메리골드 꽃, 소목, 한약재, 코치닐, 홍화까지 빛깔을 낼 수 있는 우리의 염색 재료 대부분을 망설이지 않고 사용한다.

앞만 보고 나아가는 작가에서 공모전 수상은 당연하다.

제1회 대한민국천연염색문화상품대전에서 제10회까지 작가는 특별상 등 다양한 수상을 했다.

더불어 나주문화예술회관에서의 개인전, 코엑스, 세종 문화예술회관,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등에서 다수의 전시를 했다.


**윗 글은 월간 <광주아트가이드> 151호(2022년 6월호)에 게재된 것입니다.
누리집: http://gwangjuartguide.modoo.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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