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운태] 공문서 위조 명예훼손과 리더십
[강운태] 공문서 위조 명예훼손과 리더십
  • 진허 편집위원
  • 승인 2013.09.1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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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유치 과정에서 발생한 공문서 위조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결과가 발표되었고, 그 결과에 대해 강운태 광주시장이 입장을 내놓았다.

검찰은 유치위원회 사무총장과 관련직원을 각각 구속기소하면서 강운태 시장에 대해서는 무협의 처리했다. 광주시장실의 압수수색과 강시장에 대한 서면조사 결과 혐의점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강운태 시장은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다음날인 10일 입장을 발표를 통해 첫째,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유치는 위법성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둘째,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유치는 지방에서 유치한 세계적인 경기대회 유치과정의 모범사례였다고 했으며, 셋째, 유치결정 직전 '광주시장 검찰고발' 운운한 것은 자신에 대한 명예훼손이자 광주시민의 명예와 자존심에 큰 상처를 준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폄훼와 전라도를 비하하는 몰상식한 댓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 강운태 광주광역시장.

강 시장의 이번 입장 발표는 검찰의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될 무렵의 내용과 상당한 거리감을 느끼게 한다. 모든 문제를 자신이 짊어지겠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검찰의 무협의 결정이 발표되자마자 마치 자신은 이 문제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듯이 위법성과 명예훼손을 내세웠다.

무엇이 위법이고 무엇이 명예훼손인가? 물론 법정에서 진실이 가려지겠지만 검찰의 수사결과는 이와 관련하여 두 사람을 구속, 기소함으로써 위법임을 명백히 하였다. 그럼에도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유치위원장이자 최종 결재권자인 시장이 자신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서둘러 입장을 발표하는 모습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유치 과정에서 공문서가 위조되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지역민들은 적잖게 당혹스러웠고,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악의적 왜곡과 폄훼, 광주에 대한 노골적인 비하댓글 등이 국정원 직원들에 의해 자행된 사실이 확인되었고,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둘러싼 국가보훈처와의 갈등이 매듭지어지는 과정에서 불거진 일이라 더욱 씁쓸했다.

강운태 시장은 어떤 의도였는지 모르겠지만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폄훼와 전라도를 비하하는 몰상식한 댓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자신이 명예훼손을 당했다는 강변에 덧붙인 내용이었다. 그러나 자신의 명예훼손과 광주를 고립시키기 위해 국가기관까지 나서서 못된 짓을 서슴지 않고 있는 상황의 연계는 어딘가 모르게 자연스럽지 못하다.

문제의 본질은 위법성과 그에 대한 책임이다. 정치인들의 이른바 '도의적 책임'이라는 표현은 자신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여의도출신의 선량들을 통해 숱하게 봐 왔다.

지금 시민들은 강운태 시장의 도의적 책임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억울하게 희생되었을 6급 공무원의 안타까운 마음과 현실을 어떻게든 보듬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것이 광주시장, 광주의 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행정수반으로서의 리더십일 것이다.

검찰의 시장에 대한 무혐의 처리는 시장 개인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일 뿐, 이 사건 자체에 대해 시장이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적어도 시장의 지휘 하에서 공무를 집행했던 두 사람이 구속, 기소된 것만 으로도 그 궁극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강운태 시장은 좀 더 솔직해야 하고, 광주시민에게 위임받은 권위와 책임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했다. 그것은 구속된 공무원들의 잘못으로만 덮을 것이 아니라 최종적인 책임이 자신에게 있음을 보다 명백하게 함으로써 손상된 광주공무원들의 자존감을 되살리는 것이어야 했다.

이제 채 일년도 남지 않은 민선5기 시장의 임기 동안 공무원들이 어떤 자세와 입장으로 공무에 임하게 될 것인지는 불을 보듯 뻔한 것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되돌아 올 것이다. 지금 광주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 사업을 비롯한 국책사업과 박근혜대통령의 공약이 곳곳에서 삐그덕거리고 있다.

결국 국책사업의 차질없는 추진도, 대통령의 선거공약 사업의 이행을 강제하는 것도 공무원들의 의지와 노력이 우선되어야 한다. 시정의 손과 발이 그들이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법에 명시되지 않은 창의적이고 자발적인 노력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강운태 시장은 자신에게 가해진 명예훼손을 앞세울 것이 아니라 시장으로서 광주 공무원들이 갖게 될 우려를 어떻게 불식시키고 리더십을 회복할 것인지를 먼저 고민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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