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검, 4일 제주경찰의 구속영장 신청 '기각'
김씨 5일 새벽 1시께 제주동부서 유치장서 석방
시민단체, "경찰의 보여주기식 과잉 대응" 비판
5일 오후 광주경찰청에서 규탄 기자회견 예정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4일 광주 방문을 앞두고 SNS 단체방에 단순한 위협 글을 게시했다가 경찰에 3일 긴급체포된 김균태(42)씨가 5일 새벽 1시께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풀려났다.  

그러나 광주시민사회단체와 김씨가 활동 중인 광주전남촛불행동은 경찰의 공권력 남용과 인권 묵살 행태였다고 비판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 2일 오후 9시 28분께 광주전남촛불행동 SNS단체방에 한동훈 비대위원장 광주방문에 대해 '한동훈 광주 오면 디진다, 한따까리 하자'는 단순한 장난성 글을 올렸다가 3일 새벽 5시25분께 광주 광산구 우산동 자신의 집에서 광주광산경찰에 긴급체포돼 조사를 받았다.

4일 광주를 찾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하여 묘역을 둘러보고 있다. ⓒ예제하
4일 광주를 찾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하여 묘역을 둘러보고 있다. ⓒ예제하

김씨는 5일 오전 <광주in>과 통화에서 "광주서부경찰서 유치장에서 3일 오전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으로 이송돼 최초 신고가 접수된 제주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서 두 차례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제주경찰은 4일 김씨에 대해 '재범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제주검찰이 이날 저녁 9시 30분께 유치장에 있던 김씨와 전화통화 이후 영장을 기각하면서 5일 새벽1시께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풀려난 것. 

김씨는 "검사와의 통화에서 글을 게시한 이유와 수 년전 암수술을 받은 후 현재까지 정기적 검진을 받고 있는 상황 등을 말했다"고 밝혔다  

새벽에 풀려나 오갈데가 없었던 김씨는 제주 역사시민단체 한 활동가의 집에서 머물다가 이날 오전 광주행 비행기 수속을 밟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신분증도 없고 핸드폰도 경찰에서 돌려 받지 못한 김씨는 현지 동사무소에서 임시신분증을 발급 받아 비행기 표 수속을 밟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김씨에 대한 경찰의 긴급체포와 이후 조사 과정에 대해 광주시민단체 여러 활동가들과 김씨가 활동 중인 광주전남촛불행동 일부 회원들은 "단순한 장난성 게시 글을 두고 경찰의 윤석열 정권에 보여주기식 공권력 남용이자 인권 무시였다"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김씨는 성격이 온순하여 주변인과 잘 어울리지만 정서불안장애를 갖고 있는 심약자"라며 '이런 김씨를 긴급체포에 이어 신변을 제주경찰로 이송한 것은 경찰의 인권 무시와 과잉 대처였다"는 것.

광주전남촛불행동은 구속영장 기각 전에 작성한 '석방탄원서'에서 "김균태씨가 광주전남촛불행동 오픈채팅방에 게시한 '한동훈 광주 오면 디진다. 한따까리 하자'는 내용은 단순한 기분의 표현일 뿐 실제로 그 행위를 실행하겠다는 표현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단지 사적인 자리 정도에서 꼬집는 표현이었고, 불만을 표출하는 정도의 수준이었을 뿐 직접적으로 실력을 행사하겠다는 의도가 아니었다"며 "만약 진짜 실행 의도가 있었다면 200명이나 가입되어 있는 오픈채팅방에서 굳이 자신의 실명을 사용하고 있는 채팅방에서 이야기했을 리가 만무하다"고 해명했다.

김균태씨가 2일 오후 광주전남촛불행동 단체대화방에 게시한 글. ⓒ예제하
김균태씨가 2일 오후 광주전남촛불행동 단체대화방에 게시한 글. ⓒ예제하

또 "김씨의 거주지가 광주인 것을 확인하였는데도 경찰이 무리하게 굳이 제주까지 이송해서 수감시킨 것은 박정희 독재시절 정부 비판 여론에 대해 사람을 납치하여 감금하는 장면을 연상케 하며 그 시절로의 회귀인 건 아닌지 경찰의 처사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평소 성격이 온순하고 온화하여 주변사람들과도 잘 어울려 지낸다. 사회적으로 위해를 가하거나 사람들 앞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등 폭력 선동을 할 사람은 더더욱 아니다"고 밝혔다.

이처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광주방문을 두고 경찰의 과잉 경호가 시민들의 입살에 오른 가운데 김균태씨에 대한 경찰의 긴급체포와 제주도 이송 행태도 인권 무시와 공권력 남용이라는 비판이 따갑게 일고 있다. 

한편 광주전남촛불행동은 5일 오후 3시30분에 광주경찰청에서 경찰의 공권력 남용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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