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구례양수댐.지리산골프장 중단 요구 구례사람들
12일, 아침 시위 100일 맞아 구례군에 사업 중단 촉구

기자회견문 [전문] 
 

지난 9월 4일, 구례군청 앞에 모인 사람들은 지리산골프장, 구례양수댐 중단을 외치며 매일 아침 시위를 선언하였습니다.

오늘은 그렇게 시작한 아침 시위가 100일째 되는 날입니다.

매일 진행된 아침 시위에는 적게는 2명, 많게는 25명이 참여하였고 연인원으로는 400여 명의 군민들이 함께 하였습니다.

늦은 여름에 시작하여 한겨울로 접어든 100일 동안 김순호 구례군수는 지리산골프장, 구례양수댐 추진 의사를 여러 차례 표명하면서, 아침 시위 참석자들과는 단 한 차례도 대화하지 않았습니다.

'섬진강 구례양수댐과 지리산골프장 중단을 요구하는 구례사람들'이 12일 구례군청 앞에서 아침시위 100일을 맞아 '양수댐과 골프장 건설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지리산사람들 제공
'섬진강 구례양수댐과 지리산골프장 중단을 요구하는 구례사람들'이 12일 구례군청 앞에서 아침시위 100일을 맞아 '양수댐과 골프장 건설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지리산사람들 제공

오히려 김 군수는 구례양수댐으로 인한 피해주민을 찾아와서 ‘필요하니 진행하겠다. 찬성하라’고 했습니다.

이건 대화가 아니라 통보입니다.

구례 행정을 총괄하는 군수가 피해당사자가 있고, 지역주민이 반대하고, 문제의식을 느끼는 군민들이 많다는 걸 알면서도 ‘밀어붙이면 너희들이 어쩌겠냐’는 것입니다.

군민을 대변하는 지자체장이 어떻게 이럴 수 있습니까!

지자체는 누군가가 개발사업을 진행하려 한다면 군민 편에 서서, 군민에게 피해가 없는지 면밀하게 살펴야 합니다.

그런데 구례군은 주민 피해를 생각하기는커녕 오히려 피해를 감추고 축소하려 합니다.

군민이 피해를 우려하고 실제 피해 사항을 말해도 무시하고 부정합니다.

군민의 의견을 듣고 소통해야 할 지자체가 어떻게 이럴 수 있습니까, 자신들을 지지하고 찬성하는 사람만 군민입니까?

구례군과 중부발전은 구례양수댐의 가장 큰 장점이 송전탑이라고 합니다.

현재 송전탑이 있으니, 추가건설이 필요하지 않아 민원이 없을 거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한전에서는 이 송전탑을 사용할 수 있는지 없는지는 알 수 없다고 합니다.

‘계통 영향 검토’를 해보고 용량에 과부하가 있다면 새로운 송전탑이 건설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결국 구례군은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고 중부발전소의 자료만 가지고 홍보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리산사람들 제공
ⓒ지리산사람들 제공

지자체가 언제부터 개발업자의 홍보실이 되었단 말입니까!

요즘 날씨가 무섭습니다.

이상 고온 현상과 계절에 맞지 않는 날씨, 갑작스런 맹추위, 우리는 예측할 수 없는 기후위기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기후위기는 우리에게 ‘숲을 지키고 소비를 줄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윤석렬 정부는 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유일한 탄소 흡수원인 숲을 파괴하는 댐을 건설하고, 골프장을 만들겠다고 합니다.

핵발전소를 더 건설하고,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화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하며, 재생에너지 비중은 줄였습니다.

결국 전력 수급 방식을 핵발전, 화력발전으로 바꾸면서, 효율성이 떨어져 제대로 가동하지 않는, 수십조 원의 세금이 들어가는 양수댐을 건설하여 에너지를 저장하겠다고 ‘그린워싱’하는 것입니다.

김순호 군수의 구례군도 윤석렬 정부와 똑같습니다.

구례군은 지난 2월 지리산숲에서 재선충 방제와 수확을 명분으로 한 벌목을 허가했습니다.

그러는 한편 그곳에 골프장을 짓겠다고 사업자와 협약을 맺었습니다.

합법을 가장한 탈법, 불법적 벌목으로 지리산의 생태자연도 1등급 숲은 훼손되었습니다.

골프장을 건설하려면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은 걸림돌이기에 먼저 제거한 것입니다.

탈법, 불법 벌목은 수많은 생명의 삶터를 빼앗았을 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벌목지 아래 사포마을 주민들은 비만 오면 산사태 걱정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리산사람들 제공
ⓒ지리산사람들 제공

군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할 지자체가 오히려 군민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참다못한 사포마을 주민들이 구례군청을 찾아가 대책을 요구했더니 돌아온 것은 무시와 협박이었습니다.

김 군수를 만나 사포마을 주민이라고 말하자 군수는 ‘사포마을이 어디냐, 바쁘다’고만 하였습니다.

이게 군수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말입니까? 지리산골프장 건설에는 앞장서면서, 그 골프장으로 피해받는 주민들은 안중에도 없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주민 피해를 무시하고 사업자편에 서겠다면 군수직을 내려놓고 사업자가 되십시오.

지자체장은 군민의 뜻을 대변하라고 있는 자리입니다.

구례군청 앞 아침 시위 100일째인 오늘까지 산업통상자원부는 양수댐 사업지 선정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지리산골프장도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지리산사람들 제공
ⓒ지리산사람들 제공

우리는 김순호 구례군수가 무시, 불통, 모르쇠, 밀어붙이기 행정을 사과하고 피해주민, 군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를 간곡히 요청합니다.

아침 시위 100일째인 오늘까지, 어떤 것도 바뀐 게 없으니 우리는 멈출 수 없습니다.

우리의 집을 지키고, 우리의 안전과 생존을 지키기 위해, 이웃생명들의 삶터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2023년 12월 12일, 구례군청 앞 아침 시위 100일째 날에

섬진강 구례양수댐과 지리산골프장 중단을 요구하는 구례사람들

관련기사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