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시간이 꽤 남은 것 같은데, 길을 지나다 보면 종종 크리스마스트리가 눈에 띈다.

별생각 없이 지나치곤 했는데 곧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시기가 되니 이제는 의미 있게 쳐다보게 된다.

전 세계 사람들이 즐겁게 맞이하는 날 중에 하나가 바로 크리스마스일 듯싶다.

이날만큼은 모두가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려고 계획을 짜기도 하고 희망에 부푼 기대를 하기도 한다.

그 감정과 배경에 부흥하는 음악이 크리스마스 캐럴이다.
 

■들뜨게 하는 크리스마스 캐럴

슬레이벨. ⓒ광주아트가이드
슬레이벨. ⓒ광주아트가이드

눈싸움, 썰매 타기는 겨울의 얼어붙은 우리의 얼굴과 마음을 즐겁게 하는 ‘놀이’다.

미국의 작곡가 겸 지휘자였던 리로이 앤더슨(Leroy Anderson, 1908~1975)이 1948년, 겨울에 관한 아주 재미있는 음악을 발표한다.

클래식이라고 하기에는 아주 가벼운 경음악의 작품으로 재치있는 리듬과 현대적인 감각의 기질을 가득 담은 소품(小品)이다.

도돌이(돌아가서 한 번 더 연주한다)를 해도 4분을 넘지 않는 시간에 온갖 흥미와 재미, 거기에 유쾌함과 즐거움, 그리고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감성을 부여하는 이 곡은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작품이다.

‘Sleigh Ride’는 제목처럼 겨울의 놀이인 ‘썰매 타기’의 즐거움을 재미있고 생생하게 묘사한 작품으로 리로이 앤더슨의 대표작 중 하나이다.

이 작품은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길거리에서는 스피커를 통해 흔히 들을 수 있어 들으면서 오고 가는 이들의 발걸음이 경쾌하고 즐겁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또한 각종 연주홀에서는 빠짐없이 연주되고 있어 이제는 어엿한 크리스마스 캐럴로서 역할을 더하는 작품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슬랩스틱. ⓒ광주아트가이드
슬랩스틱. ⓒ광주아트가이드

처음 작곡된 형태는 오케스트라 편성에 의한 가벼운 소품이었다.

청중의 관심과 흥미를 더하기 위해 장난감같이 생긴 유쾌한 악기를 도입했다.

일명 징글벨로 더 잘 알려진 슬레이 벨(Sleigh bell)과 템플 블록(Temple Block), 슬랩스틱(Slapstick)을 효과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청중에게는 흥미로운 재미를, 연주자에게는 악기의 신선한 재미를 부여했다.

후에 미국의 작사가로 수많은 무대와 스크린을 통해 인기를 얻은 미첼 패리시(Mitchell Parish, 1900~1993)가 ‘Sleigh Ride’ 발표 2년 후인 1950년, 멜로디에 가사를 얹어 노래로 발표하자 오케스트라 편성 버전보다 더 많은 인기를 끌게 된다.

이 배경은 후에 각종의 악기 버전으로까지 편곡되면서 크리스마스 시즌을 떠나 단독 소품 연주곡 또는 앙코르곡으로서 많은 대중과 연주자들에게 사랑받는다.
 

끊임없이 이색(異色)을 추구한 음악가

어렸을 때는 어머니에게 피아노를 배우며 교회에서 오르간 연주자로 활동을 했고 대학에서는 피아노를 비롯하여 관현악을 배우며 어학에도 관심이 많아 무려 9개국의 언어를 구사했던 평범치 않은 브레인(brain)의 소유자였다.

항상 이색(異色)을 추구했던 리로이 앤더슨은 음악에서, 쉽게 접할 수 있고 쉽게 적응하며, 가볍게 멜로디를 인식하고 즐길 수 있는 멜로디와 리듬을 추구했다.

템플 블록. ⓒ광주아트가이드
템플 블록. ⓒ광주아트가이드

그의 음악적 가치관은 보스턴 팝스 오케스트라 편곡자로 활동할 때 그 의지를 펼친다.

짧고 해학적인 가벼운 소품의 음악을 주로 작곡한 그는 친숙한 선율과 흥미를 돋우는 리듬, 음향으로 ‘미국 오케스트라 경음악의 거장’이라는 칭호의 ‘상’으로 꿈을 이룬다.

카페를 나오다 잔잔하게 들리는 대중음악을 들으며 지인이 말한다.

“날씨도 추워지고 트리도 보이는데 저런 음악이 아니라 크리스마스 캐럴이 듣고 싶네”.

즐겁고 상쾌한 크리스마스를 원한다면 그날에 어울리는 ‘Sleigh Ride’의 각종 버전을 들어보는 것은 어떠한가.


**윗 글은 월간 <광주아트가이드> 169호(2023년 12월호)에 게재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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