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천년사', 고려 강역은 일제 강점기 일본인 이케우치 히로시, 이마니시 류, 쓰다 소키치 등이 왜곡한 것을
그대로 추종하여 압록강-원산만으로 사용하고 있다"

고려 현종 이후 전라도 정명 1천년을 맞아 2018년 광주ㆍ전남ㆍ북도가 24억원을 들여 편찬한 '전라도천년사'(전 34권)가 친일식민사관이 짙게 배어 있다는 비판과 폐기여론이 거센 가운데 평소 한국고대사 분야에 깊은 연구를 해온 김상윤 선생이 최근 자신의 SNS에 연재한 '<전라도천년사> 무엇이 문제일까요?'를 본지에 18회 연속 게재합니다. /편집자 주 

 

이제 제주도 주민인 이용중이 제출한 공람의견서를 살펴 보겠습니다.

이용중은 <전라도천년사> 제7권 281쪽에 '고려 강역은 일제 강점기 일본인 이케우치 히로시, 이마니시 류, 쓰다 소키치 등이 왜곡한 것을 그대로 추종하여 압록강-원산만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는 명백한 역사 조작이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작년 수능 시험에 고려 국경이 문제로 출제되었습니다.

당시에 고려 국경을 '압록강-원산만'으로 한 것은 잘못된 답이라고 하여 문제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교과서'에 그렇게 나오니 '정답'이라는 것이 최종적인 판단이었다고 합니다.

우리 교과서에서는 지금도 그렇게 가르치고 있고, 우리 역시 그렇게 배웠습니다.

그런데 고려 국경이 압록강에서 원산만을 잇는 선이라는 것은 문헌적 근거가 전혀 없고, 오직 일본 식민사학자들이 주장한 내용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을 뿐이라니, 얼마나 통탄할 일입니까?

이용중은 <고려사>와 <조선왕조실록> 그리고 '중국사서'인 <요사>와 <선화봉사 고려도경> 그리고 <명일통지> 등에 나와 있는 많은 자료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몇 가지만 여기에 제시해 보겠습니다.
 

* <고려사> 46권 지1

고려 경계선은 '당나라' 이래로 압록강(현 요하)을 경계로 하였고, 동북쪽은 선출령을 경계로 하였다.

(여기서 '당나라 이래로' 라는 말은 신라 통일 시대도 그랬다는 뜻일 것입니다)
 

* <고려사> 42권

공민왕 19년(1370년) 7월 요동의 동녕부를 공격하여 동년 12월에 평정하였고, 이때 '요양과 심양은 고려의 옛 강토다'고 하였다.
 

* <조선왕조실록 태조실록> 1권 총서

우왕 14년(1388년) 처음에 명나라 황제가 말하기를 철령을 따라 이어진 북쪽과 서쪽은(중략) 요동에 소속시켜야 된다고 하였다.

최영이 백관을 모아 이 일을 의논하니 모두 말하기를 명나라에 줄 수 없는 것이라고 하였다.
 

* '세종실록' 1426년 과거시험 문제
'공험진 이남(요하 동쪽)은 나라의 강역이니 마땅히 군민을 두어서 강역을 지켜야 한다' 이에 관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라.
 

* <세종실록지리지>

함주에서 공험진에 이르기까지 9성을 쌓아서 경계를 정하고 비석을 공험진의 선춘령에 세웠다. 선춘령은 '두만강 북쪽' 688리라고 했다.
 

*<선화봉사 고려도경> 권3 봉경편(송나라 서긍이 1123년 고려 방문 후 저술)

'고려는 남쪽으로는 요해(발해)로 막히고 서쪽인 요수(요하)와 맞닿고 북쪽은 거란의 옛 땅과 접하고 동쪽은 대금과 맞닿는다.'

당시 압록강은 2개였는데 고대 압록강(鴨淥江)은 요하이고 또 현 압록강(鴨綠江)이 있었는데, 현 압록강을 기준으로 삼으면 역사 조작에 가담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상 이용중의 공람의견서를 살펴 보았는데, 이는 이미 2017년에 '인하대 고조선연구소 연구총서 3'으로 출판된 <압록과 고려의 북계>라는 책 내용과 같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더라도, 1368년에 건국하여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명나라를 상대로 공민왕(1370년)과 우왕(1388년)이 요동 정벌에 나섰다는 것은 자멸을 각오하지 않고는 할 수 없는 행동이겠지요.

그럼에도 두 번이나 요동 정벌에 나섰다는 것은 고려의 명분이 매우 뚜렷하여 명나라를 설득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당시 고려의 주장대로 국경이 정해진 것을 보면, 고려의 북계가 예전부터 그러하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압록(鴨淥)과 고려의 북계>라는 책은 오직 고려의 북쪽 국경 하나의 주제만 가지고 천착한 내용입니다.

이 책의 결론은, 고려의 북계가 이용중이 공람의견서에서 주장한 내용과 같이 '압록강과 원산만을 잇는 선'이 아님을 명쾌하게 고증하고 있습니다.

'전라도천년사' 표지그림.
'전라도천년사' 표지그림.

이처럼 많은 문헌에 고려 북쪽 국경에 대한 자료가 나와 있음에도 주류강단사학계는 아직도 일본 식민사학자들의 주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그 내용을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실어 우리 역사를 난도질하고 있습니다.

신라는 고구려 백제 신라의 삼국전쟁 때 외세인 당나라의 힘을 빌렸지만, 그 이후 신라마저 계림도독부를 두어 지배하려는 당나라를 쫓아내고 당당히 독립된 상태를 유지했습니다.

신라 통일 시대의 북쪽 국경이 고려 시대까지 그대로 이어지고, 조선시대까지도 이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압록과 고려의 북계>에 나와 있는 몇 가지 지도도 함께 올려 놓겠습니다.


김상윤 님의 SNS보기: https://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5169631571   

<전라도천년사> 누리집: http://www.jeolladohistory.com/

 

'바른역사시민연대' 호소문.
'바른역사시민연대' 호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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