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법 지난 15일 1심 판결서 전 병원장 '무죄', 전 과장은 '법정구속'
시민대책위, 18일 기자회견 열고 "피해자 진술 일관... 항소심서 최선"

지난 2017년 80대 노인환자를 폭행해 비난을 샀던 전 광주제1시립요양병원장이 최근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자 가족들과 시민대책위원회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시민대책위 등에 따르면 광주지방법원 형사3단독은 지난 15일 박아무개 전 광주제1시립요양병원장(인광의료재단 대표)의 80대 노인 환자 폭행과 관련 상해·노인복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광주 시립제1요양병원 노인환자 폭행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가 18일 오전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의 병원장 무조 판결을 반박하고 있다. ⓒ시민대책위 제공
광주시립제1요양병원 노인환자 폭행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가 18일 오전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의 병원장 무조 판결을 반박하고 있다. ⓒ시민대책위 제공

그러나 CCTV 영상을 삭제하고 폐기해 증거인멸로 기소된 해당 요양병원 전 전리과장에 대해서는 실형 10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이 같은 법원의 판결에 대해 광주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광주시립제1요양병원 노인환자 폭행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는 18일 광주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병원장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성을 유지해왔음에도 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크게 반발했다.

대책위는 "광주제1시립요양병원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하여 법원은 피해자 측이 증거로 제시된 피해자의 멍자국 등에 대해 외력으로 인해 생긴 것으로 보이지만 외력을 폭행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결론을 냈다"고 밝혔다.

또 "법원은 치매환자인 피해자의 기억 착오 가능성이 높은 만큼 진술에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면서 "그러나 당시 상황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CCTV 영상을 삭제해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기소된 병원 직원에 대해선 징역 10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을 하였다"고 법원의 판결에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책위와 피해자 가족은 "△피해자의 진술 일관성 △외력(폭행)에 의한 눈꺼풀 부분의 멍자국 △당시 출혈 발생 등을 증거로 다시 재판부의 재검토"를 요구했다.  

특히 대책위는 "법원은 '피해자 진술이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하였으나 피해자는 일관되게 수사기관에서 부터 본인의 피해 사실을 진술하였다"며 "초기 치매현상이 있던 피해자가 일상적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일상사에 대하여는 기억력의 감퇴, 회상능력의 저하가 발생할 수 있으나, 자신을 폭행하거나 자신의 존재가 부정당하는 특수한 경험들에 대하여서까지 모두 기억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지난 2017년 7월 7일 80대 입원 환자를 이사장이 폭행한 의혹과 관련 영상기록을 삭제한 것으로 드로난 광주제1시립요양병원 전경. ⓒ광주인
지난 2017년 7월 7일 80대 입원 환자를 이사장이 폭행한 의혹과 관련 영상기록을 삭제한 것으로 드로난 광주제1시립요양병원 전경. ⓒ광주인

즉 "사건 발생 다음날 광주제1시립요양병원으로 방문하였을 때 가족들에게 본인이 하였던 말과 수사기관에서의 진술, 안과 병원을 방문하였을 때 안과의사에게 하였던 진술이 모두 정확히 일치하고 있다"며 항소심에서 피해자의 법정 증언 필요성을 요구했다.  

대책위는 "검찰의 항소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출하겠다"며 "피해자 가족과 시민대책위원회는 진실이 밝혀지도록 끝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제1시립요양병원 노인 환자 폭행사건은 지난 2017년 7월 박아무개 병원장이 입원 중이던 이아무개 환자를 폐쇄된 공간에서 폭행한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나자 광주시가 인광의료재단과 위탁 계약을 해지한 바 있다. 
 

기자회견문 [전문]

광주시립요양병원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하여 법원은 피해자 측이 증거로 제시된 피해자의 멍자국 등에 대해 외력으로 인해 생긴 것으로 보이지만 외력을 폭행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나아가 치매환자인 피해자의 기억 착오 가능성이 높은 만큼 진술에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희한하게도 이 당시 상황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CCTV 영상을 삭제해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기소된 병원 직원에 대해선 징역 10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을 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피해자 측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검찰이 항소를 하여, 항소심 재판부에서 이 사건을 다시 한번 재검토 해 주실 것을 촉구합니다.

피해자가 증언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문위원 등의 의견을 근거로, 피해환자를 제지 하는 과정에서 외력에 의해 위와 같은 현상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피해자가 혈소판 감소로 인해 사소한 외부적인 압력에도 멍이 들 정도이었다고 한다면 사진 상에 나타난 상해부위 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안면부를 잡거나 눌렀을 때 접촉하였던 다른 부위에도 손자국의 흔적이 남아 있어야 할 것입니다.

피해 사진에서 보면 위와 같은 흔적은 보이지 아니하고 좌측 눈 바로 아래 부분과 눈꺼풀 부분에만 심한 멍자국이 보입니다.

즉 피해자는 이 사건 당시 비록 혈소판 수가 다소 감소하여 있었을지는 모르나 그 수치가 특별히 치료를 요하지 않는 수준이었고, 또한 이 사건 당시 항응고제 등을 복용한 사실도 없으며, 혈소판 수치 이외에 혈액응고에 관여하는 다른 인자들은 모두 정상수치를 보이고 있는바, 혈소판 수치의 감소로 인하여 피해자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외력에 의해 피해 사진에서 보이는 정도의 출혈이 발생하였다는 점에 대해서 항소심에서 다시 한번 재검토를 하여 주시기를 촉구합니다.

진술이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하였으나 피해자는 일관되게 수사기관에서 부터 본인의 피해 사실을 진술하였습니다. 전문가의 의견에 의하면 인지성 경도장애인 초기 치매현상이 있던 피해자가 일상적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일상사에 대하여는 기억력의 감퇴, 회상능력의 저하가 발생할 수 있으나, 자신을 폭행하거나 자신의 존재가 부정당하는 특수한 경험들에 대하여서까지 모두 기억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사건 발생 다음날 광주제1시립요양병원으로 방문하였을 때 가족들에게 본인이 하였던 말과 수사기관에서의 진술, 안과 병원을 방문하였을 때 안과의사에게 하였던 진술이 모두 정확히 일치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피해자가 알츠하이머 치매 초기 증상으로 비록 일방적이고 반복적인 일에 대하여는 다소 기억력과 회상능력, 표현능력이 감소해 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이 사건에 대하여 수사기관, 안과의사 등에게 일관되게 동일한 내용의 진술을 하고 있다면, 자신의 존재가 부정당하는 절박했던 당시의 경험내용을 있는 그대로 진술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피해자의 수사기관에서 진술이 신빙성이 없다고 단순하게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입니다. 따라서 이에 대해 항소심에서 피해자의 법정 증언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이번 사건에 관하여 검찰의 항소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출하고자 합니다. 나아가 피해자 가족과 광주 시립제1요양병원 노인환자 폭행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는 사필귀정의 진실이 밝혀지도록 끝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2019. 2. 18.

광주 시립제1요양병원 노인환자 폭행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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