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법인 '가교', 장애인 폭행 금품절취 등 안권침해 드러나

"더 이상 시설에 그들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 장애인 중심 시설로 전환" 촉구 

"인화원이 폐쇄된 지 1,970일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머물면 더 나은 곳으로 모실 것이라던 ‘임시 보호’는 누구도 기억하지 못하는 미완의 행정이 되었습니다."

"지은 지 10년도 안 된 건물에서 비가 오면 물이 새고, 보조금이 지급되는 시설에서 겨울에 동상이 걸리고, 곰팡이 핀 빵을 받아들여야 했던 지난 5년!"

다시 도가니였다. 또 다시 장애인들의 피눈물이었다. 그리고 다시 장애인들은 서로의 손을 굳게 잡고 차별철폐에 나섰다. 민주 인권 평화의 도시 광주에서. 시민 시장 민선6기에서 장애인들은 2017년 3월 스스로 권리를 외쳤다. (아래 기자회견문 전문 참조)

사회복지법인 '가교'의 여성장애인 폭행과 금전절취가 민관합동조사 결과 드러나자 장애인단체들이 '가교행복빌라 shut Down 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22일 오전 광주광역시청앞에서 '임원해임', '임시보호조치 종료', '인권침해 회계부정 철저 수사'를 주장하고 있다. ⓒ광주인

지난 2011년 장애인에 대한 불법과 폭행 등 비인권적 처우로 전국적 분노를 샀던 ''도가니'의 실제였던 사회복지시설 인화학교와 인화원의 실상이 5년 4개월만에 다시 광주의 한 사회복지법인과 시설에서 나타나 비난을 사고 있다.

2011년 11월 불법 인권침해로 '인화원' 시설이 폐쇄되면서 시설에서 생활 중이던  무연고 성인 여성장애인 19명은 '임시보호조치'라는 행정처분에 따라 주거지를 옮긴다.

이들이 반강제적으로 정착한 곳은 2007년 6월에 인가를 받은 광주 북구 본촌동 소재 사회복지법인 '가교(대표 이승미)'가 운영하는 '가교행복빌라(원장 마순주)'였다. 문제의 시설은 성인여성 지적장애인을 수용하는 생활시설이다. 현재 이곳 시설에는 30명(무연고 19명, 연고 11명)의 여성장애인들이 거주 중이다.

그래도 이들을 보내는 공무원 그리고 장애인단체들은 하루 하루가 끔찍했던 인화원 보다는 시걸과 생활이 좀더 나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임시보호'라는 5년 4개월이 지난 현재 '가교행복빌라'는 더이상 가교도 행복도 빌라도 아니었음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빗물이 새는 사회복지법인 시설 '가교행복빌라' 모습을 담은 팻말. ⓒ광주인

22일 오전 광주광역시청 앞에서 열린 '가교행복빌라 Shut Down 대책위원회'는 '사회복지 법인 '가교'가 지난 2012년부터 법인 후원금과 시설 보조금을 유용하고 장애인에 대한 인권침해와 개인금전을 부적정하게 사용했다"고 공개했다.

이에 따라 광주시도 지난 2월 17일 가교 법인 대표이사의 직무집행정지 처분에 이어 지난 3월7일 법인 임원 해임명령처분이라는 행정명령을 내렸으며 바로 이튿날인 8일에는 북구청이 '가교행복빌라' 시설 개선명령 및 시설장 교체 통지를 했다. 현재 해당 법인은 24일 광주시에서 시설은 오는 27일 북구청에서 각각 행정처분에 따른 청문회를 남겨두고 있다.

가교행복빌라의 여성장애인 인권침해가 세상에 드러나게 된 계기는 지난 2016년 9월 해당 시설에서 근무했던 공익제보자가 광주장애인인권센터에 찾아오면서 시작한다.  곧바로 불법행위는 경찰에 고발되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한다.

또 올해 1월부터 광주시. 북구청 그리고 장애인인권단체로 구성한 민관합동조사결과 복지법인 '가교'와 시설 '가교행복빌라'의 인권침해와 불.탈법 행태가 드러났다. 

'가교행복빌라 Shut Down 대책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합동조사 결과 "△이용자의 머리카락을 강제로 자르고, 폭행 △과도한 직원 피복비 지출, 직원 회식비 카드깡 의혹, 후원금품의 부적정 집행 및 관리 △시설 이용자 욕구조사 없이 이용자 개인금전으로 일괄 구입 △대표이사가 이용자에게 중고물품을 신제품 가격으로 강매 △법인 대표이사가 시설 직원에게 부당노동(강아지 돌보기, 개인적인 세차, 세탁, 청소, 반찬 배달 등) 강요 등"의 인권침해와 불.탈법사례를 밝혔다. 

ⓒ광주인

또 "△인사위원회 구성없이 직원 채용 △곰팡이가 생긴 빵을 시설 이용인에게 제공 지시, 강요△처방 없는 정신과 약물 투여 △법인의 대표이사가 시설의 보조금으로 구입한 주·부식을 절취하거나, 보조금으로 구입한 세탁기의 절취, 보조금으로 의류, 골프화 등 구입 △이용자의 개인금전으로 직원선물 구매 강요 등"을 공개했다.

이처럼 '도가니'가 재현된 배경과 근본원인으로 대책위는 "'인화원'에서 '가교행복빌라'로 사는 장소만 달라졌을 뿐, 장애인들의 삶이 달라질 수 있도록 지원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대형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소규모로, 또는 자립하여 살아가는, 인간다운 삶을 보장할 것을 더 늦기 전에 시작해야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또 인권침해와 불법을 일삼은 '가교'와 시설에 대해 대책위는 "△인권침해와 회계부정의 책임자 엄중 처벌 △사유화, 도구화, 전문성 부재 사회복지법인 '가교'의 임원 전원 해임 △2011년에 시작된 도가니 피해자의‘임시보호’를 종료하고 '개인별 지원'"을 광주시와 북구청에 요구했다.

이어 "△장애인들이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는 대안 마련  △광주지역 사회복지법인의 민주성․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을 주장했다.

22일 장애인들이 광주시청 앞에서 사회복지법인 가교의 여성장애인 인권침해 사례에 대해 공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용목 목사가 발언하고 았다. ⓒ광주인

인화학교'와 '인화원'의 인권침해와 불법행태에 대해 맨 앞에서 수년 동안 투쟁했던 김용목 목사(실로암사람들 대표. 실로암교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화원과 인화학교에서 발생한 (성)폭행의 피해를 잊지 못한 채 살아가던 이들을 또 다시 폭행하고 학대하며, 그들의 장애수당을 의사도 묻지 않은 채 마음껏 사용하고, 냉․난방도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 환경에서 고통당하도록 지시하거나 방임한 가해자들의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

또 "지난 6년 동안 법인의 후원금과 시설 보조금 등을 부정하게 사용하고, 시설 이용자의 개인금전(장애수당 등)을 부당하게 사용하는 일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었다"며 "이에 대한 어떤 개입도 개선도 하지 못한 사회복지법인 임원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시설 장애인의 거주형태에 대한 윤장현 광주시장과 광주시의 정책의 대전환"을   

이날 대책위는 기자회견문에서 '가교' 이사장의 애완견보다 못한 여성장애인의 비참한 처지를 "징하게 더웠던 2016년 여름, 이사장이 키우는 애완견이 놀러 온 방은 시원한 에어컨이 나와도, 30명의 그녀들이 생활하는 방은 찜통이었던 그 시간"이라고 규탄했다. 

실제 민관합동조사 결과 가교행복빌라의 에어컨 가동률이 높아야 했던 2016년 8.9.10월의 전기요금은 그 해 다른 월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대책위는 성찰과 반성을 내놓았다. "‘임시 보호조치’가 5년 4개월 19일째 마무리되지 못한 것은, 책임자를 처벌하고 법인인가를 취소하는‘시원한 응징’까지만 지켜보고, 그곳에 살던 사람들을 잊거나 모른 채 살아온 ‘우리’ 때문"이라고.

"비가 오면 물이 새는 곳에서 살 거라고,
곰팡이 핀 빵을 먹게 될 거라고,
당신들이 애써 모은 적금을 누군가가 일방적으로 해약하게 될 거라고,
누군가에게 또 다시 폭행을 당하며 살 거라고,
겨울엔 더 춥고, 여름엔 더 덥고, 비가 오면 물이 새는 그런 공간과
그런 일들을 지시하는 누군가를 만나 생활하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기억하지 못했고 알지 못한 채 살아왔으니까요."

22일 광주지역 장애인들이 사회복지 법인의 폭행과 인권침해, 회계부정이 적힌 팻말을 앞세우고 '임원 해임'과 광주시의 대책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광주인

대책위는 광주시민에게도 부탁했다. 

"하나. 도가니 피해자들이 여전히 '그런 곳'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주십시오.
하나. 도가니 피해자들을 포함한 거주 장애인들에게 '그런 짓'을 저지른 사회복지법인 '가교'의 책임자에게 항의해주십시오.
하나. 더 이상 장애인이란 이유로 '그렇게' 살지 않도록, “지역 사회에서 함께 살 수 있게 지원하라”고, 북구청과 광주시청에 대책 마련을 촉구해주십시오.
하나. '그래서' 더는 인권의 도시에서 도가니 같은 곳이 아닌, 지역 사회에서 함께 살 수 있도록 끝까지 관심의 끈을 놓지 말아주십시오."라고.

그리고 언론에게도 기자회견 중간에 두 번에 걸쳐 부탁했다. "(언론은)인화학교 보도처럼 자극적 보도를 하지 말고 2017년 현재에 촛점을 두고 무엇을 중점 보도해야 할지 고민해달라", "(언론은)말초적으로 과거 인화원 문제와 너무 결부시키지 말라. (가교행복빌라)여성장애인 30명의 삶의 질 확보와 이런 문제가 지역사회에서 재발하지 않도록 촛점을 맞춰달라"고.

2011년 11월 이후에도 광주에는 또 다른 인화학교. 인화원들이 장애인들을 자신들의 돈벌이 도구로 삼아 피를 빨아 먹고 있었다. 민주 인권 평화의 광주에 봄은 아직 멀었다. 세상의 가장 낮은 자들에게 봄은 오지 않았다. 부끄러운 2017년 3월 광주의 봄날이었다.  
 

기 자 회 견 문 [전문]

<도가니 문제의 온전한 해결>과 <거주 장애인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할 것>을 요구한다!>

인화원이 폐쇄된 지 1,970일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머물면 더 나은 곳으로 모실 것이라던 ‘임시 보호’는 누구도 기억하지 못하는 미완의 행정이 되었습니다.

함께 살던 사람 중 누군가는 전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살게 되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전보다 나은 사람들과 살게 되었지만, 여전히 누군가는 전과 같은 열악한 생활을 하고 있는데, ‘임시 보호’는 누구도 기억하지 못한 채 5년 4개월 19일째를 맞고 있습니다.

지은 지 10년도 안 된 건물에서 비가 오면 물이 새고, 보조금이 지급되는 시설에서 겨울에 동상이 걸리고, 곰팡이 핀 빵을 받아들여야 했던 지난 5년!

징하게 더웠던 2016년 여름, 이사장이 키우는 애완견이 놀러 온 방은 시원한 에어컨이 나와도, 30명의 그녀들이 생활하는 방은 찜통이었던 그 시간!

그 개만도 못한 대접을 받으며 살아야 했던 30명의 그녀들 앞에, 그동안 당신들을 잊고 모른 채 살아온 시간이 면목 없습니다.

‘임시 보호조치’가 5년 4개월 19일째 마무리되지 못한 것은, 책임자를 처벌하고 법인인가를 취소하는‘시원한 응징’까지만 지켜보고, 그곳에 살던 사람들을 잊거나 모른 채 살아온 ‘우리’ 때문이기도 합니다.

비가 오면 물이 새는 곳에서 살 거라고,
곰팡이 핀 빵을 먹게 될 거라고,
당신들이 애써 모은 적금을 누군가가 일방적으로 해약하게 될 거라고,

누군가에게 또 다시 폭행을 당하며 살 거라고,
겨울엔 더 춥고, 여름엔 더 덥고, 비가 오면 물이 새는 그런 공간과
그런 일들을 지시하는 누군가를 만나 생활하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기억하지 못했고 알지 못한 채 살아왔으니까요.

그러던 중, 사회복지법인 <가교>에서 운영하는 <가교행복빌라>에서 벌어진 일들을 용기 있는 누군가는 알렸고, 시청과 구청 그리고 경찰을 포함한 또 다른 누군가는 알게 되었습니다. 시계는 다시 2011년 이전으로 돌아갔고, 우리 앞에 놓인 상황은 그때와 같습니다.

철저한 조사와 적극적인 행정 조치! 2011년 도가니 때의 외침이지만 불편하게도 2017년 지금 여전히 필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오늘까지 취해진 조치는 이사장에 대한 해임통보와 시설장에 대한 교체를 통보한 것이 전부입니다. 기가 막힌 사실은 그 두 사람 모두 억울하다며 청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설령 대표이사(이사장) 해임을 넘어, 2011년처럼 법인 인가 취소까지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2011년과 같이 또 다른 시설로 옮겨진다면 ‘30명 그녀들의 삶’은 전혀 나아지지 않는 제자리걸음일 뿐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5년이 지난 지금 똑똑히 확인하고 있습니다.

시간만 지난다고 ‘임시 보호조치’가 자연스럽게 ‘30명 그녀들의 인간다운 삶’으로 나아가지 않는다는 것 역시 분명히 확인했습니다. ‘도가니 문제’의 온전한 해결은 그곳에 살던 ‘사람들의 삶’이 더 나아지고 행복해지는 것임을 확신합니다.

이에, <법인과 가해자들에 대한 책임>만 묻고, <거주 장애인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책임을 다하지 못했던 2011년을 뼈아프게 돌아보며 <가교행복빌라 Shut Down 대책위원회>는 다음과 같은 입장을 분명히 밝힙니다.

하나, 임시보호조치는 종료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민․관 합동 대책기구를 즉각 구성하라!

하나, 또 다시 시설로 갈 수 없다. 피해자들의 인간다운 삶이 보장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시설 거주인 <개인별 지원계획>을 수립하고, 책임 있게 지원하라!

하나, 수사는 철저하게-행정 조치는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

거주인에 대한 인권침해, 회계부정 등에 대해 추가조사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하나, 30명 그녀들의 인간다운 삶을 사회복지법인 <가교>에게 맡길 수 없다.

장애인의 복지증진에 기여하기는커녕 <가교행복빌라>를 설치․운영하면서 지속적인 인권침해와 회계부정만 저질러왔다. 사회복지법인 <가교>의 임원을 전원 해임하라!

이와 함께, 광주시장은 우선, 우리지역에 더 이상 대규모 장애인거주시설을 설치하지 않을 것을 선언하고, 장애인들이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나아가, 사회복지법인이 민주적이고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시민 여러분께 부탁드립니다. 함께 해주십시오.

하나. 도가니 피해자들이 여전히 '그런 곳'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주십시오.

하나. 도가니 피해자들을 포함한 거주 장애인들에게 '그런 짓'을 저지른 사회복지법인 '가교'의 책임자에게 항의해주십시오.

하나. 더 이상 장애인이란 이유로 '그렇게' 살지 않도록, “지역 사회에서 함께 살 수 있게 지원하라”고, 북구청과 광주시청에 대책 마련을 촉구해주십시오.

하나. '그래서' 더는 인권의 도시에서 도가니 같은 곳이 아닌, 지역 사회에서 함께 살 수 있도록 끝까지 관심의 끈을 놓지 말아주십시오.

2017년 3월 22일

가교행복빌라 Shut Down 대책위원회

단체 : 인화학교성폭력대책위, 광주장애인정책연대, 사)광주장애인총연합회, 사)광주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공공운수노조광주전남지부, 광주근육장애인협회, 광주여성장애인연대, 광주인권운동센터, 광주장애인가족복지회, 광주장애인교육권연대, 광주장애인부모연대, 광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 광주행복장애인복지회, 나눔장애인자립생활센터, 노동당광주시당, 실로암사람들, 어울림장애인자립생활센터, 예그리나장애인복지센터, 오방장애인자립생활센터, 전국교직원노동조합광주지부, 정의당광주시당,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광주지부, 한마음장애인자립생활센터】, 발달장애인복지연대, 복지공감+, 공익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

▷ 개인 : 서미정(광주시의회), 고영봉(북구의회), 유현섭, 박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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