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사회복지법인 시설 '가교행복빌라'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했던 분이 22일 기자회견에서 장애인들에게 보낸 편지 전문입니다.   

언니들. 미안합니다. (2)
 

안녕하십니까, 저는 가교행복빌라에서 근무했었습니다. 또, 가교행복빌라에 있었던 일들을 외부로 처음으로 알린 사람이기도 합니다.

장애인거주시설인 가교행복빌라에서 “금전 착취, 폭행, 인권 침해”등, 일어나서는 안 될 일들이 발생하였습니다. 그 당시 저에겐 “나만 아니면 돼”라는 말이 유일한 탈출구였습니다.

ⓒ광주인

이러한 이기적인 말과 생각들은 제가 지원해야 할 이용자들의 마음에 상처가 하나 둘씩 생겨나가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였고, 그렇기에 저는 더욱 더 침묵하고 외면하였습니다.

하지만, 침묵하면 할수록 가교행복빌라에 거주하고 있는 이용자들이 계속해서 고통 받는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고,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고자 시설 안에서 일어난 일들을 세상에 알리고자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가교행복빌라에서는 이용자들은 부당한 대우를 받아가며 지내왔습니다. 이사장은 이용자가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겠다고 하자 강제로 몸을 붙잡게 한 후, 머리카락을 잘랐으며 저항한다는 이유만으로 폭행하였습니다.

무더운 여름 날, 에어컨 가동 없이 15명이서 선풍기 한 대에 의존하며 지내왔으며, 추운 겨울에는 보일러 가동을 못하게 하여 편안하게 자야할 침실에서는 입김이 나고 실내공기가 너무 차가워 이불 안에서 웅크리고 새우잠을 잘 정도로 이용자들의 생활은 매우 암담하였습니다.  

간식으로 올라온 음식들이 상해, 이용자들에게 제공하지 않고 버렸다는 이유만으로 혼이 났습니다. 그 뒤로 올라오는 상한 음식들은 직원들끼리 모아서 집에 가져가 버렸습니다.

이용자뿐만 아니라 저를 포함하여 함께 근무하였던 직원들 또한 부당한 대우와 모욕적인 말을 들어왔습니다. 저는 거동이 불편한 이용자의 재활치료를 돕고 있었고, 그 당시 다리를 다친 저를 보며 이사장은 “다리병자가 다리병자를 돕냐?, 저리 가라”라는 모욕적인 말도 들었습니다. 

이용자의 금전으로 구입한 간식을 이용자들에게 주었다는 이유로, 이사장에게 볼을 꼬집혔습니다. 이사장에게 의무적으로 주어야하는 명절선물을 주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시설장에게“보너스의 의미를 모르냐, 돈이 그렇게 좋으면 공장가서 일해라”라는 야유도 받았습니다.

권력이라는 이름아래, 저를 포함한 다른 직원들은 이사장에게 이러한 모욕적인 말들을 서슴없이 들어왔습니다.  저는 가교행복빌라에 근무하면서 정신과도 많이 다녔으며, 밤에는 이러한 숱한 고민과 자책으로 인해, 잠 못 이루며, 한동안 약에 의존하며 지냈습니다.

장애인은 사회적인 약자이기 전에 우리와 똑같은 일상을 누리며 살아가며 존중 받아야 하는 인간입니다.  가교행복빌라 이용자에게 “피해자”라는 수식어가 아닌, 함께 어울리며 살아가는 인간의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앞으로, 우리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야 할 장애인들에게 학대와 인권침해 등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저희들과 지역사회에서 풀어가야 할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이용자들이 정말 인간답게, 행복하게, 우리와 함께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많은 관심 가져주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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