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우습게 말하면 안 돼


■ 안철수는 그릇을 키워야
 
태어나는 것도 한 번이지만 죽는 것도 한 번이다. 태어나는 것은 시작이지만 죽음은 끝이다. 죽음은 함부로 말하는 것이 아니다. 죽음도 죽음 나름이다. 개죽음이라는 것이 있다. 일일이 예를 들기 추하다. 인기가 극에 달했던 영화 ‘암살’을 보면 개죽음이 많이 나온다. 조국을 팔아먹은 자들의 죽음이다. 사육신의 죽음이나 안중근·윤봉길·이준·이봉창 열사들의 죽음은 역사에 길이 남는 위대한 죽음이다.
 
요즘 한국에서는 ‘광야의 죽음’이란 말이 회자된다. 서부영화 제목 같다. 그러나 서부영화는 재미라도 있지만, 한국판 ‘광야의 죽음’은 영 뒷맛이 아니다.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도대체 누가 ‘광야의 죽음’에 주연을 하는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다. 그가 ‘광야의 죽음’을 절규하는 목소리를 들어보자.
 

▲ ⓒ안철수 국민의당대표 SNS 갈무리

“‘국민의당’과 저는 힘들고 두려운 광야에 있다. 물도 없고, 먹을 것도 없고 사방에 적뿐이지만 그래도 돌아갈 수 없다” “저를 포함해 모두 광야에서 죽을 수도 있다. 그래도 좋다”며 총선에서 국민의당 후보들이 몰살하더라도 절대로 야권통합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죽음은 자신이 선택할 수 있다. 자살자는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사람이다. 원인을 누가 제공했던 죽음이라는 운명의 잔을 비운 것은 자신이기 때문이다. 요즘 안철수가 너무 죽음을 쉽게 말 한다. 듣고 있으면 소름이 끼친다. 의사 출신의 안철수가 저처럼 죽음을 가볍게 여길 수가 있는가.
 
아무리 자신의 처지가 곤궁하다고 해도 그는 적어도 대통령이 되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온몸 던져 헌신하겠다는 정치지도자가 아닌가. 그런 사람이 툭하면 죽어도 좋다고 하니 이런 사람을 믿고 어떻게 지지해 준단 말인가. 말은 한 번 입에서 나오면 주워담을 수가 없다. 그래서 서양의 경구에도 ‘한번 말하기 전에 세 번 생각하라’고 했다. 안철수가 세 번 생각했을까. 정말 세 번 생각했다면 더욱 더 큰 일이다. 앞으로는 빈말이라고 해도 절대로 죽음은 말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 막다른 골목에 들어 선 안철수
 
만물에 영장이라고 하는 인간에게 얼마나 많은 오류가 있는가. 그래서 탈출구를 만들어 놓은 것이 ‘무오류는 신의 몫’이라는 말이 아닐까. 그러나 신도 오류투성이다. 그렇지 않으면 세상을 이 꼴로 만들어 놓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는 몇 번인가 안철수를 침몰하는 선박의 선장으로 비유했다. 상황이 그렇게 되어가고 있다. 결단해야 될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안철수가 선택할 문제다.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아도, 호사가들의 안줏거리가 돼도, 언론의 조롱거리가 돼도, 여의도의 아웃사이더가 돼도, 정치 9단의 비웃음거리가 돼도 아내는 처음 시작할 때 그 마음만 변하지 않으면 괜찮다’고 했다.
 
안철수가 아내의 말을 빌렸지만 실은 자기 고백이나 다름이 없다. 그만큼 절박하다는 것이다. 이제 국민들이 안철수에게 호소하고 싶은 것은 자신이 한국의 정치지도자 중에 중요한 한 사람이라는 것을 인식하라는 것이다. 오늘의 한국 현실을 직시하라는 것이다.
 
■ 한국은 어디로 가는가
 
길을 가면서도 지금 자신이 발가벗었다는 느낌이 자꾸 든다. 왜 나라 꼴이 이 지경이 됐는가. 이유는 하나다. 정치가 잘못되었고 그 책임은 새누리당과 대통령이 져야 한다. 테러방지법이 통과되고 이어서 사이버테러방지법도 통과시키려고 하고 있다.
 
전화 한 통화 문자메시지 한 줄도 마음 놓고 보낼 수 없다. 법원의 영장 없이도 털어 볼 수 있다. 어떤가 어느 누구도 예외가 없다. 이런 세상에서 어떻게 살 수 있는가. 이를 막을 방법은 무엇인가. 어렵게 생각지 말자. 막으면 된다. 방법은 이번 총선에서 이겨야 한다. 이길 자신이 없으면 새누리당의 개헌선이라도 저지해야 한다. 왜 개헌선인가. 몰라서 묻는가. 새누리가 개헌선을 확보한다면 다음에는 무엇을 할 것 같은가. 유신이 벌 거 아니다. 합법적인 독재였다.
 
총선에서 1대 1 구조로 싸워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새누리에게 절대 다수석을 줄 것은 뻔 한 일이다. 안철수는 국민들이 절대로 그렇게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 하지만 자신의 말이 얼마나 공허한지는 스스로도 잘 알 것이다. 3표 차이로 떨어진 후보도 있었다. ‘M세표’란 별명도 생겼다.
 
안철수는 ‘광야에서 죽어도 좋다’는 말을 할 게 아니다. 통합하지 않아도 좋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유신독재로 가는 징검다리가 되지는 말라는 것이다. 국민들의 간절한 소망을 떨쳐버리는 것이 용기가 아니다. ‘광야에서 죽는 것’이 용기가 아니다.
 
이제 국민들은 과거 안철수가 50%의 지지율을 던져 버린 위대한 결단을 기다리는 것이다. 철부지 애송이에게 총선에서 질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역사의 죄인으로 기록될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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