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전문] 

“강제동원 배상 판결을 지키는 것이 3.1정신!”
-민족자결주의에 기초한 자주독립 정신 왜곡...‘자유’만 쏙 뽑아 써-

 

윤석열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일본과의 협력을 강조하며, 또 다시 일본에 대한 구애를 펼쳤다.

윤 대통령이 제105주년 3.1절 기념사에서 “지금 한일 양국은 아픈 과거를 딛고 '새 세상'을 향해 함께 나아가고 있다”며 “자유, 인권, 법치의 가치를 공유하며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고,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하는 파트너가 되었다.”고 말했다.

연극 '봉선화' 공연 장면.
연극 '봉선화' 공연 장면.

윤 대통령의 자아도취식 역사인식이 하루 이틀이 아니지만, “아픈 과거를 딛고 '새 세상'을 향해 함께 나아가고 있다”는 것은 무엇에 근거한 것인지 묻지 않을수 없다.

한국 대법원이 피고 일본 기업에 명령한 강제동원 피해자의 배상 판결을 거꾸로 뒤집고, 가해자의 배상 책임을 피해국 우리나라가 대신하는 ‘셀프 배상’이 ‘새 세상’으로 나아가는 것인가?

“고유의 일본 영토인 다케시마를 한국이 불법 점령하고 있다”며, 이제는 일본이 독도 영유권 주장을 넘어 정식 외교 의제로까지 다루겠다는 철면피한 태세가 ‘새 세상’으로 나아가는 것인가?

명백한 강제동원의 역사를 부정하는 것은 물론, 군마현 조선인 추도비마저 산산조각내 철거하는 것이 ‘새 세상’으로 나아가는 것인가?

‘물컵의 반을 먼저 채우면, 나머지 반은 일본이 채울 것’이라는 호언장담했는데, 물컵의 반이 독도침탈과 군마현 조선인 추도비 철거인가?

일본과 천년 숙적으로 지내자는 것이 아니다. 일본의 반성 없는 태도에는 애써 눈 감은 채, 언제까지 일본을 향해 ‘협력 파트너’만 외쳐 댈 것인가?

윤 대통령은 이날 3.1절 기념사에서 “우리 민족이 영원히 자유롭게 발전하려는 것이며, 인류가 양심에 따라 만들어 가는 세계 변화의 큰 흐름에 발맞추려는 것이다.”라는 1919년 3월 1일 독립선언문의 한 대목을 인용했다.

그러면서 “기미독립선언의 뿌리에는 당시 세계사의 큰 흐름인 자유주의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문언 이해 수준이 이 정도라면 거의 병치레에 가깝다. 맥락도 없이 ‘자유’만 강조해 온 외쳐 온 윤 대통령이라지만, 민족자결주의에 기초해 일제의 불법 식민지배로부터 자주독립을 천명한 3.1 독립선언문을 놓고 어떻게 ‘자유’만 쏙 뽑아 쓸수 있단 말인가?

이런 데는 일본을 향해 사죄와 반성을 요구하는 대신, 난데없이 3.1 기념식에 걸맞지 않게 기념사의 상당 부분을 북한 때리기에 할애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강조하지만, 민족자결주의의 세계사적 흐름을 ‘자유주의’로 규정짓는 것은, 역사마저도 자기 입맛대로 가져다 쓰는 윤 대통령식 아전인수 해석이자, 3.1정신에 대한 폄훼이자 모독이다.

제3자 변제 방식으로 가해자인 일본 피고 기업에 면죄부를 주고, 이념의 잣대를 대 홍범도 흉상마저 철거하는 윤석열은 감히 3.1 정신을 입에 올릴 자격이 없다.

강조하지만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 판결을 지키는 것이 오늘 우리에게 부여된 3.1정신이자, 사법주권을 지키는 것이다.

2024년 3월 1일

(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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