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안'=일본책임 세탁법"..."즉각 철회" 촉구
"'문희상안'=일본책임 세탁법"..."즉각 철회" 촉구
  • 이상현 기자
  • 승인 2019.12.19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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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 19일 오후 민주당 광주시당에 항의문과 정책질의서 전달
'문희상법안' 발의한 김경진 의원 사무실 항의방문... 김 의원 만남 '불발'
시민사회단체, 송갑석 의원에게 23일 정오까지 '문희상안' 찬반입장 요구

일제강제동원 피해자를 위로금으로 해결하려는 '문희상법안'에 대한 반대여론이 연일 거센 가운데 광주시민사회가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에 항의문과 찬반입장을 묻는 정책질의를 했다.

또 시민사회는 광주지역 의원 중에서 유일하게 '문희상법안'을 발의 서명한 김경진 의원(무소속. 북구갑)의 지역구 의원사무실을 항의방문을 했다. (아래 기자회견문 전문 참조)

양금덕 할머니가 19일 오후 민주당 광주시당사 앞에서 국회의원들에게 문희상법안 반대를 호소하는 편지를 낭독하고 있다. ⓒ광주인
양금덕 할머니가 19일 오후 민주당 광주시당사 앞에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과 함께 '문희상법안' 반대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날 양 할머니는 자신이 직접 쓴 호소문을 낭독했다. ⓒ광주인

근로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과 광주진보연대, 광주시민협, 광주민주노총, 정의당 광주시당, 민중당 당원 등 광주지역 44개 시민사회단체와 진보정당들은 19일 오후 2시 광주 서구 화정동 민주당 광주시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희상 법안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시민사회는 기자회견에서 "가해자의 사죄가 수반되지 않은 ‘기부금’ 방식의 금전 지급은 피해자들에 대한 심각한 인권침해"라며 "이 ‘기부금’은 자발성을 전제로 하고 있어 강제동원 가해 기업들이 기부금을 낼 의무가 전혀 없다"고  반발했다.

또 "문희상법안은 피해자들을 우롱하는 반인권적인 법안으로 아무런 해결도 못 하고 가해자의 책임만 면제함으로써 또 다른 한일 갈등을 낳을 것"이라며 "‘문 의장 안’은 피해자들의 권리를 구제하는 것이 아니라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일본 책임 세탁법"이라고 천명했다.

초등학교 6학년 당시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에 강제동원된 양금덕 할머니(91)도 자신이 직접 쓴 국회의원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했다.

근로정신대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19일 직접 쓴 '문희상 법안' 반대를 호소하는 편지.
근로정신대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19일 직접 쓴 '문희상 법안' 반대를 호소하는 편지.

양 할머니는 '기부금이라는 말이 무슨 말입니까. 일본이 나를 무시하더니 당신들까지 나를 무시합니까? 어느 나라 국회의원입니까? 당신 딸이 끌려갔어도 이러할랍니까"라며 "양금덕이는 절대로 사죄없는 그런 더러운 돈은 받을수 없습니다"고 문희상 법안을 반대했다.

시민사회단체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민주당 광주시당에 항의문과 정책질의서를 전달하고 오는 23일 정오까지 송갑석 위원장의 문희상 법안 찬반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이날 시민사회는 김경진 의원이 오후 3시에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회견장을 찾아 항의할 예정이었다가 회견이 돌연 취소돼자 광주 북구 우산동 김경진 의원 지역구사무실을 항의방문했다.

ⓒ광주인
ⓒ광주인

그러나 양금덕 할머니와 이국언 근로정신대 시민모임 대표, 유봉식 광주진보연대 상임대표 등 10여명은 김 의원이 사무실에 나타나지 않고 관계자들도 김 의원과 연락이 두절된 상황이라는 답변을 듣고 항의 차원에서 4시30분 현재 1시간 30분 이상 대기 중이다.

시민사회는 "김경진 의원이 광주출신 국회의원으로서 광주정신을 망각하고 문희상 법안에 발의 서명했다"며 "자신이 서명한 법안을 철회하지 않고 광주 기자회견 취소에 이어 전화통화까지 차단하한 것은 역사에 떳떳하지 못한 정치인을 스스로 시인한 행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기자회견문 [전문]


“사죄 반성 없는 기부금, 그런 돈 안 받습니다!”

강제동원 피해자 모욕하고 일본에 면죄부 주는
반인권적이고 반역사적인 ‘문희상안’ 즉각 철회하라!

문희상 국회의장이 12월 18일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와 관련해, 이른바 '1+1+α(알파)' 법안인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과 ‘기억·화해·미래재단법안’(이하 문 의장 안)을 대표 발의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진표·김태년·백재현·정성호·김성수 의원 ▲자유한국당 김세연·윤상현·홍일표 의원 ▲바른미래당 정병국·이동섭 의원 ▲민주평화당 조배숙 의원 ▲무소속 서청원·김경진 의원이 이 법안의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문 의장 안’은 한일 양국 기업 및 개인의 자발적 기부금으로 재원을 조성해 ‘기억·화해·미래 재단’을 설치, 국외강제동원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하고(제10조), 국외강제동원 피해자가 재단으로부터 위자료를 지급받으면 ‘제3자 임의변제’로 규정해 민사상의 강제집행 권한은 포기된다.(제18조) 또한, 피해자가 위자료를 지급받은 때에는 정신적 피해에 대한 재판청구권을 포기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제19조)’

한마디로 사죄와 반성 없는 ‘기부금’을 피해자들에게 지급하고, 일본정부와 전범기업의 역사적•법적 책임을 묻지 않은 채 가해자들에게 면죄부를 주겠다는 반인권적이고 반역사적인 법안이다.

지난해 우리 대법원은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소송에서 "불법적인 식민지 지배・침략 전쟁 수행과 직결되는 반인도적 불법행위에 기초한 위자료 청구권은 한일 청구권 협정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원고들의 배상 청구권을 인정했다. 이는 한반도 식민지배와 반인도적 불법행위의 역사적 책임과 법적 책임이 일본정부와 피고기업에 있음을 명백히 밝힌 판결로 20여 년 넘게 법적 투쟁을 해 온 피해자들의 눈물겨운 성과이자 역사적인 승리였다.

그런데 법치국가라는 일본은 대법원 판결 1년이 넘도록 배상 판결 이행은커녕 수출규제, 화이트리스트 국가 제외 조치로 한일관계를 악화시키고, ‘한국이 국제법을 위반했으니 한국정부가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비이성적 주장을 반복해왔다. 적반하장 일본의 태도에 국민들이 불매 운동에 나선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런 때에 발의된 ‘문 의장 안’은 일본과 전범기업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대법원의 판결을 우리 국회가 나서서 스스로 무력화시키고, 가해자 일본의 주장을 그대로 실현시킨 꼴이 되고 말았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대법원 판결 이후 악화되는 한일관계를 보면서 경제적 피해를 넘어 한일 양국 국민들의 감정이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까지 갈 수도 있어 크게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법안 제출 배경을 설명했다.

도대체 한일관계 악화의 원인이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알고 하는 소리인가? 모르고 하는 소리인가? 식민지 지배와 강제동원에 대한 가해자의 책임인정과 사죄 없이 한일관계회복이 가능한 일인가?

역사적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을 외면한 채 피해자들의 화해만을 강요하는 법안은 진정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대법원 판결의 승소 원고이자 근로정신대 동원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가 누차 밝혔듯이 피해자들은 돈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강제 동원 문제 해결의 첫 걸음인 역사적 사실 인정과 사죄, 그에 따른 배상, 아울러 기억과 역사계승을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해달라는 것이다.

가해자의 사죄가 수반되지 않은 ‘기부금’ 방식의 금전 지급은 피해자들에 대한 심각한 인권침해이다. 더군다나 이 ‘기부금’은 자발성을 전제로 하고 있어 강제동원 가해 기업들이 기부금을 낼 의무가 전혀 없다.

결론적으로 피해자들을 우롱하는 반인권적인 법안으로 아무런 해결도 못 하고 가해자의 책임만 면제함으로써 또 다른 한일 갈등을 낳을 것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문 의장 안’은 피해자들의 권리를 구제하는 것이 아니라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일본 책임 세탁법이다.

일제강제동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금 국회가 해야 할 일은 한국 사법부의 판결을 존중하고, 하루 속히 피해자들의 명예 회복과 권리가 구제되도록 모든 외교적 책임과 노력을 다하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문희상 의장이 대표 발의한 법안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

반역사적인 입법에 동조하여 피해자들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고, 역사를 후퇴시킨 국회의원들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법안이 철회될 때까지 투쟁할 것이다.

아울러 ‘문희상 안’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찬반 입장을 공개적으로 물어, 그 결과를 시민들에게 알릴 것이다.

2019년 12월 19일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

(사)광주민족예술인단체총연합, (사)광주시민센터, (사)광주전남겨레하나,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광주본부, 6•15시대길동무새날, 광복회광주전남지부, 광주기독교교회협의회(NCC), 광주교육희망네트워크, 광주시민단체협의회, 광주여성영화제, 광주전남대학생진보연합, 광주전남민주동우회협의회(광주대학교민주동우회, 동신대학교민주동우회, 전남대학교민주동우회, 조선대학교민주동우회, 호남대학교민주동우회),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광주여성노동자회, 광주여성의전화, 광주여성민우회, 광주여성장애인연대, 전남여성장애인연대, 광주여성회, 광주여성센터, 광주여성인권지원센터), 광주진보연대, 국민주권연대광주지역본부, 근로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민주노총광주본부,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단체광주전남연대회의, 민족문제연구소광주지부, 민중당광주광역시당, 사단법인우리민족, 사단법인한말호남의병기념사업회, 시민과함께하는오월광장, 5•18청춘서포터즈오월잇다, 오월을사랑하는사람들, 전국공무원노동조합광주지역본부, 정의당광주광역시당, 일본군성노예제문제의정의로운해결을위한광주나비, 조국통일범민족연합남측본부광주전남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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