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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의 영화산책] '1987', '강철비', '신과 함께'[1987]이 가장 좋고, [강철비]는 그 다음이고, [신과 함께]는 그냥 재밌었다.
  • 김영주 영화 칼럼니스트
  • 승인 2018.01.1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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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비]의 양우석 감독 · [신과 함께]의 김용화 감독 · [1987]의 장준환 감독은 모두 실력있는 감독이다. 이 세 작품이 매스컴의 관심을 모은 건, 제작비를 많이 들인 연말연시 영화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감독들의 실력이 범상치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김용화 감독은 오락영화를 주로 만들고, 양우석 감독과 장준환 감독은 무겁고 진지한 영화를 주로 만든다.

김용화 감독 : [미녀는 괴로워]와 [국가대표]는 흥행에 크게 성공했으나, [미스터 고]가 뜻밖에도 흥행에 실패하여, 이번에 새로이 각오를 다짐하면서 만든 작품이 바로 [신과 함께]이다. 보아하니, 흥행 작품이 갖추어야 할 요소를 골고루 갖추었다.

게다가 우리 영화에서 아직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컴퓨터 그래픽에 괄목할만한 성취를 이루었으니 더욱 그러하다. 천만 관객도 무난하겠다. 천만 관객! 오락영화 감독으로서 적어도 한 번쯤은 달성해야할 타이틀이다.

축하한다. 그리고 우리 그래픽의 수준을 이런 정도까지 끌어올린 수고로움에 감사한다. 그래서 박수는 칠 수 있지만, 왠지 기립박수는 치지 못하겠다. 왜일까? 오락영화이니까, 그 무슨 예술적 작품성을 바라는 것도 아니다.

재미도 있었고, 신파조이지만 슬픈 감흥도 있었다. 그러나 소재도 웹툰에서 이미 만났던 것이고, 우리 영화에선 획기적이라고 할 그래픽도 헐리우드 영화에서 이미 수없이 보았던 것이다. 그래도 해원맥 캐릭터를 연기한 주지훈과 덕춘 캐릭터를 연기한 김향기가 돋보였으나, 나머진 그저 그렇게 무난하게만 여겨졌다.

<예고편>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85579&mid=36902#tab

양우석 감독 : 그는 처음 만든 [변호인]이라는 영화 하나로 1000만 관객을 일구어냈다. 새까맣게 깊은 밤하늘에 갑작스레 혜성이 불쑥 나타나서 1000마명의 관객을 탄성케 한 것이다. 깜짝 놀랐다.

알고 보니, 경쟁이 극도로 치열한 ‘웹툰 마당’에서 ‘글 작가’로 활약하며 오랜 숙성을 쌓고 있었다. 옛 고루함에 젖어 ‘만화’를 아직도 얕잡아보는 사람이 있다. 내가 ‘만화판’을 조금 아는데, 그곳엔 ‘상당한 고수들’이 도사리고 숨어있다.

2000년 밀레니엄을 즈음하여 마침내 ‘인터넷 마당’이 열리면서, ‘만화판’은 글자 그대로 혁명적인 변화를 일으킬 ‘새로운 차원의 웹툰세상’으로 들어선다. 옛 ‘만화판’의 ‘상당한 고수’가 시글시글할 정도로 많아진 것이다. 가히 ‘백가쟁명’이라고 부를 만하다.

그러니 양우석 같이 숨겨진 스타가 갑작스레 나타날 법도 하다. 그가 [스틸레인]이라는 작품을 연재하고, 그걸 원작으로 삼아서 [강철비]라는 영화를 만들었단다.( 원작 웹툰 [스틸STEE 레인RAIN]은 MLRS : Multiple Launch Rocket System : 다연장 로켓시스템의 또 다른 이름인데, 수 만발의 미사일의 떨어지는 모습이 마치 비가 내리는 듯해서, ‘강철비’라고 이름지었단다.

영화에서 개성공단을 폭격한 무기이다. ) 단박에 [변호인]의 그 먹먹한 감동이 떠올랐다. 그런 감동을 다시 만나고 싶기도 하고, 그의 두 번째 작품으로 그의 실력을 확인하고픈 심산도 일어났다. 역시나 그의 실력을 의심할 바 없는 작품이었다.

그러나 후반부에 사건이 복잡하게 얽혀서 일반 관객이 그 내용을 감당하기 힘들겠다. 그래서 관객을 500만 명만 모아도 성공한 셈이겠다. 이런 정도의 시나리오를 만드느라 고생이 많았겠지만, 참으로 벅찬 내용을 담아야하는 시나리오 자체가 안타깝다.

감독의 진정성에 박수를 보내지만, 너무 많은 걸 담아내려는 욕심이 지나쳤다. 후반부 스토리의 흐름을 조금 더 간결하게 잡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예고편>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155665&mid=36785#tab


장준환 감독 : 내가 1957년 닭띠니까, 1987년엔 내 나이 서른이었다. 개인적으로 대학 시간강사 5년째에 아무런 희망의 싹이 보이지 않고 먹구름만 짙게 드리워 있었다. 세상은 포악한 전두환 정권이 모든 걸 짓누르고 있었다.

내 성격에 아직 구김살이 없어서 그런 역경을 그 동안 잘 견뎌왔지만, 1987년은 수렁에 빠져 그 진흙탕이 무릎위로 차오르는 듯한 어둡고 무거운 서른 시절의 첫 시작이었다. 광주항쟁에 살아남은 죄책감과 전두환 군사정권을 향한 분노로 점점 더 깊이 빠져 들어갔다.

이 영화의 배경이 서울이지만, 그 당시 내가 경험한 개인적 사회적 분위기는 꼭 그대로 마찬가지였다. 이 영화가 그걸 잘 그려가기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 영화 안으로 깊이 빠져 들어갔다.

그래서 그 시대를 생생하게 경험한 세대에게는 가슴이 저미는 영화이고, 이 시절을 잘 모르는 세대에게는 [응답하라 1988]과는 또 다른 그러나 꼭 알아야할 ‘그 때 그 시절’을 잘 그려내고 있다. 그래서 아주 잘 만든 영화이고, 꼭 보아야 할 영화이다.

장준환 감독! 난 그의 작품을 2003년에 광주극장에서 [지구를 지켜라]로 처음 만났다. 매우 기발했다. 겉으론 SF영화 같기도 하고, 코메디 같기도 하고, 유치찬란한 듯도 하지만, 그것은 이 세상을 풍자하려는 ‘블랙 코메디’를 위한 연출기법일 따름이다.

이 세상을 이야기하는 방법은 수없이 많지만, ‘블랙 코메디’로 만드는 게 가장 어렵다. 그런데 그 어려운 작업을 완전하게 만들어냈으니, 결코 범상치 않은 작품이다. 감동하고 감탄했다. 가히 천재라고 할 그 능력에 깜짝 놀랐다. 그의 다음 작품을 기다리고 기다렸다.

그렇게 10년을 기다린 끝에 만난 영화가 [화이]이다. 좀 파격이 있긴 하지만, [지구를 지켜라]에서 만난 전율과 감동이 전혀 없었다. 실망했지만, 그의 기발한 천재성과 능력을 믿기 때문에 그 다음 작품을 다시 기다리기로 했다.

그리고 이번엔 1987년의 6월항쟁을 둘러싼 박종철과 이한열의 죽음을 다루는 작품을 만들었다. 이 영화의 소재가 비록 그의 천재성을 보여주지는 못하겠지만, 그의 능력은 보여 줄 꺼란 기대를 해 보았다.

기본적으로 다큐일 수밖에 없다면 ,그는 그걸 과연 어떻게 요리할까? ‘예고편’을 보고 기대했던 바 그대로, 아주 잘 만들었다. 이한열의 죽음으로 마무리하는 장면에서, ‘그 때 그 시절’이 온 몸으로 저며 들어오면서 복받치는 눈물을 참기 어려웠다. “꺼이꺼이!” 목놓아 울고 싶었다.

김영주 영화 칼럼니스트  yjkim8910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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