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야대’를 견뎌낼 수 있을까?

본래 ‘꼬투리’는 ‘콩과식물의 열매가 들어있는 껍질’을 말하는데 보통 ‘꼬투리를 잡다’라는 말로 입에 오르내린다. 꼬투리란 그래서 ‘이야기나 일 따위의 실마리’를 뜻한다.

여소야대가 되면서 밥먹는 자리든 차 마시는 자리든 ‘시국방담’이 많아졌다. 대략의 주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이른바 <야대상황>을 견딜 수 있을까?’였다. 시국방담의 줄거리, 그 대체적인 결론은 이렇다.

▲ ⓒ청와대 누리집 갈무리

결코 참아내기 어려울 것이다. 무슨 수를 쓰든 ‘야대’를 깨려 할 것이다. 그러나 20대총선 결과가 그리 녹녹치 않아서 쉽지 않을 것이다. 무소속을 긁어 모우고, 문제 소지가 있는 상당수의 국회의원을 표적 겨냥하여 내년 4월 재보궐선거를 상당히 크게 치루어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야대를 깨기 위한 방법은 결국 ‘국민의당 호남파’와 연대할 수 있는 요소를 찾는 방법 밖에 없을 것이다. 그것이 뭘까? 하나는 개헌프로그램일 것이고, 다른 하나는 후보전략일 것이다.

그 후보는 누가 될까? 안철수, 유승민, 오세훈, 아니면 남경필과 원희룡....반기문은 아닌 것 같다.
너무 약점이 많아 보이기 때문이다. 안철수는 아이러니 하게도 국민의당 호남파가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이 번 총선에서 국민의당 호남파는 안철수가 한시적으로 필요했을 뿐이다.

최근 친박의 시그널, 특히 서청원을 살펴보면 유승민이 더 가까워 보인다. 권력를 나눠먹는 이른바 ‘영호남연정’에는 안철수보다는 유승민이 더 나아 보인다. 아니라면 오/남/원도 안보다는 낳지 않을까?

국정원도, 미국도, 친박도, 비박도, 국민의당 호남파도 계산기를 두드려 볼 것이다. 결론은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세력에게 이대로 나라를 맡기면 나라를 거덜 낼 것 같다는 위기감은 그들에게도 풀지 않으면 안되는 숙제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문재인의 독주(대세론)를 결코 용납하지 않으려 용을 쓸 것이다.

개헌프로그램도 다소 여유롭지만 계산기가 바빠졌다. 정세균의장의 개헌특위 구성 제안은 새누리당의 음모적인 개헌전략을 무력화시키는 선도적인 방술의미가 있어 보이고~!

언론의 개헌보도들은 판을 흔들어보는데 일조할 것이다. 김종인 대표는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고 싶은지 야당의 대권시장판을 키워보려 애를 쓰고, 결국은 ‘내각제 개헌’이라는 초강수를 들고 나왔다.
개헌이슈의 핵심이 ‘대통령중임제와 분권형 대통령제(정부통령제, 이원집정제 등)’라는데서 크게 한발짝 더 나아간 것이다.

물론 국회의원들의 대부분은 자신들의 힘이 지금보다 훨씬 막강해지는 ‘내각제’에 더 많은 관심이 있을 것이지만 말이다. 실제로 야당에는 ‘내각제’를 주장하는 의원들이 상당히 많다.

김종인의 표현대로 거대경제세력들 역시 입법권력의 로비가 쉬운 ‘의원내각제’를 근본적으로 선호할 것이니 분위기를 잡아가는데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야당 국회의원 100명 로비하는데 연간 200억 정도면 식은죽 먹기 아닐까? 200억 쓰면 원리금의 100배 이상의 이득을 안겨줄 것인데 ‘도랑치고 가재잡는 격’일 것이다.

한국적 상황에서 그나마 작은 권력(자본권력)을 선순환적으로 통제하려면 대통령제가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식으로 흐를 가능성이 매우 높은 ‘내각제’를 개헌이슈로 삼아야 하는지는 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시국방담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2017년 네비게이터들의 계산기도 분주해지고 있다. 모든 것에는 시그널이 있다. 이른바 ‘꼬투리를 잡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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