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문재인·김홍걸 국립5·18민주묘지 참배

아무도 알지 못했다. 현장에 있던 기자들과 광주지역 더불어민주당 당직자들 모두 깜짝 놀랐다. 문재인 더민주당 전 대표가 국립5·18민주묘지에서 무릎을 꿇을 것으로 예상한 이들은 현장에 없었다.

8일 오전 10시 50분, 문 전 대표는 예정보다 20여분 늦게 김홍걸 더민주 국민통합위원장과 함께 국립5·18민주묘지에 도착했다.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김홍걸 광주 선대위원장이 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무릎을 꿇고 묵념하고 있다. ⓒ광주인

문 전 대표와 김 위원장은 아무 말 없이 민주의문에 들어섰다. 문 전 대표는 방명록에 ‘광주정신이 이기는 역사를 만들겠습니다’라고 또박또박 적었다. 김 위원장은 ‘사즉생의 각오로 최선을 다해서 5·18 영령들과 아버지의 명예를 지키겠습니다’라고 썼다.

방명록에 서명을 마친 이들은 뒤따르는 이 없이 참배단으로 향했다. 오전 11시, 문 전 대표는 김 위원장과 함께 헌화하고 향을 세 번 뿌려 분향했다. 김 위원장도 세 번 향을 태웠다. 흰 향 연기가 피어오르자 이들은 허리를 90도 각도로 숙여 오월영령에게 경례를 했다.

정면에 있던 ENG 카메라기자와 사진기자 등 70~80여명의 취재진 카메라가 일제히 연사 ‘셔터음’을 냈다.

이어진 묵념시간, 문 전 대표는 김 위원장에게 손짓과 함께 한두 마디 말을 건네는가 싶더니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전격적이었다.

정면에서 사진 촬영하던 기자들은 모두들 놀랐다. 참배단에 가려 문 전 대표의 모습은 카메라 뷰파인더에서 사라졌고 모두들 사진을 찍기 위해 측면으로 향했다. 카메라 기자들이 순식간에 엉키면서 소란이 일기도 했다.

묵념반주가 흐르는 내내 문 전 대표와 김 위원장은 무릎을 꿇고 묵념을 했다. 문 전 대표는 두 손을 무릎에 가지런히 놓은 채 고개를 깊이 숙였다.

묵념이 끝나고 문 전 대표는 5·18광주민주화운동 첫 희생자인 고 김경철 묘와 고 선종철 묘, 고 윤상원·박기순 합장묘, 고 방광범 묘, 고 전재수 묘, 고 임옥환 묘 등을 둘러봤다.

5·18묘역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문 전 대표는 묘비를 쓰다듬었다. 김 위원장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들은 묘지 방문에 이어 유영봉안소를 거쳐 5·18구묘역으로 향했다.

현장에 있던 기자들은 그때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당 관계자들도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더민주 광주 선대위 한 관계자는 “문 전 대표가 5·18민주묘지에서 무릎을 꿇을 줄은 몰랐다”며 “중앙당 보좌관들로부터도 얘기를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사전에 무릎 꿇기로 결정하고 온 게 아니라 문 전 대표가 현장에서 결심한 걸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5·18민주유공자 김아무개씨는 “지금까지 이곳을 찾은 정치인 중 무릎을 꿇고 묵념을 올린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김홍걸 광주 선대위원장이 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 들어서고 있다. ⓒ광주인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김홍걸 광주 선대위원장이 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 들어서고 있다. ⓒ광주인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김홍걸 광주 선대위원장이 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분향하고 있다. ⓒ광주인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김홍걸 광주 선대위원장이 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헌화와 분향 후 경례하고 있다. ⓒ광주인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김홍걸 광주 선대위원장이 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 참배하고 5월 열사들의 묘를 둘러보고 있다. ⓒ광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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