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광주광역시비정규직지원센터 ‘비정규직 노동상담 사례집’ 분석

광주광역시비정규직지원센터(이하 센터)에서 올 한 해 동안 진행한 노동 상담을 모아 비정규직 노동 상담 사례집을 발표했다. 우리지역의 비정규직 문제를 다룬 자료가 드믄 상태에서 몇 가지 시사점이 있어 이를 시민사회에 소개해 보고자 한다.

올 한해 센터에서 진행한 노동 상담은 758건이며 내담자들은 단시간 기간제 파견용역 등의 형태로 중소영세사업장에 고용되어 있는 비정규직이다.

▲ 정찬호 노동활동가.

상담 형태를 살펴보면 임금문제 상담이 45.98%(산업재해 9.05%, 징계해고 8.65%, 근로계약 6.31% 순)로 월등히 높았다. 중소영세사업주들은 소자본 경영이라서 처음부터 직원들을 알바나 비정규직으로 꾸려간다. 그러나 지금처럼 경기가 악화되면 그나마 남아있던 지불능력마저 바닥으로 추락하고 직원들의 월급도 못주는 경우가 허다해진다.

저임금이나마 생계를 꾸려가야 할 비정규직들은 자신들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체불임금의 고통 속에 이직과 실업자로 떠돌아야 한다. 임금은 생명줄이기에 임금 지불 요구는 더욱 강해지며 이들 사업장에서 임금분쟁은 빈번 해질 수밖에 없게 된다.

중소영세사업장이 많은 광주지역의 민낯이 아닐 수 없다. 중소영세사업장 임금문제에 대한 획기적인 대책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임금 분쟁은 계속해서 높은 비율을 차지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임금분쟁에서 ‘시간외 수당, 연월차 수당, 주휴 수당’ 등 법정 수당 미지급문제가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특이한 것은 중소영세사업주의 적잖은 수가 이들 법정 수당 자체를 아애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조정이나 노동부 진정 과정에서 “그런 게 뭐냐?”며 따지기도 한다.

영세하다보니 노무관리가 허술할 수도 있겠으나 일한 노동자의 입장에서는 법을 지키지 않는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불필요한 분쟁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사업주들에게 노동법 안내와 실행 점검이 필요해지는 대목이다.

▲ 5·18기념재단의 고용안정과 민주적 운영을 촉구하는 직원들과 공공운수노조 광주전남지부 5·18기념재단지회 소속 조합원 30여명이 지난 1월13일 오전 5·18기념재단 앞에서 ‘비정규직 부당해고 철회, 노동기본권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광주인

성별 상담내용을 살펴보면 ‘임금, 휴가, 징계해고, 4대보험’ 분야에서 여성의 상담 비율이 남성보다 높다. 잘 아려진 바대로 여성 비정규직의 지위와 신분이 그만큼 더 불안정함을 확인 해주고 있다. 연령별로는 10대와 20대에서 임금문제에 대한 상담비율이 높게 나타났으며 이는 청년들이 주로 종사하고 있는 써비스 도소매업 분야 쪽에 영세자본이 많은 것이 주원인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용형태별 상담내용을 보면 단시간, 파견, 건설일용직의 경우 약 90% 정도로 임금문제 상담비율이 높은 반면 하청·용역업체의 경우에는 30%대로 낮았다. 또한 상담자의 다수는 근무기간 2년 이상자(37%)였다. 이는 2년 미만의 경우 계약해지와 불이익을 우려해서 문제가 있어도 참고 일할 수밖에 없는 조건을 보여준다 하겠다.

단지 상담사례 통계만으로 비정규직의 현실을 전부 다 설명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번 노동 상담 자료집은 비정규직에 대한 각종 통계를 확인 해주기도 하고 어떤 문제가 비정규직에게 가장 심각한가를 알게 해주는 공유물로서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특히 이글에 인용을 하지는 않았지만 27명의 상담사례는 비정규직의 구체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어떤 과정에서 발생하는지를 알게 해준다. 광주지역 비정규직 문제를 공유하고 해결책을 모색코자 한다면 이 자료집을 꼭 읽어보길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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