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을 모욕하는 짓은 제발 그만

내 고향은 호남이다. 전주 이(李)씨이기 때문이다. 우리 조상의 고향이 호남이고 나 역시 호남의 피를 타고 태어났다. 요즘 애향심 때문에 눈물을 많이 흘린다.

저렇게 애향심이 호남사람들 가슴속에 살아 있었는지 새삼 자부심으로 가슴이 뿌듯하다. 특히 입만 열면 호남 푸대접을 입에 올리는 박지원·주승용·박주선 그리고 여기에 젓가락 얹은 김한길의 모습을 보면서 저런 것이 연대인지 연민을 금할 수 없다.

친노패권은 누구인가?

새정치민주연합의 뿌리는 호남이라고 한다. 무한한 자부심의 원천이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말한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 호남이 없었다면 나라가 없었을 것이다)’라는 장군의 말씀은 이제 호남의 자부심으로 남아 있고 여수에서는 ‘약무여수 시무국가(若無麗水 是無國家,)’로 바꿔 말하기도 한다. 바로 주승용 최고위원이 여수출신 국회의원이다. 자랑스럽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민주정부도 호남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으리라는 것은 누구든지 다 알고 있다. 이것은 지역의 힘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깨어있는 시민들의 힘이었다고 믿는다.

피투성이가 된 5·18의 저항도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호남인의 희생을 바탕에 두고 있다. 붉은 진흙으로 덮인 망월동 묘지에서 엎드려 눈물을 쏟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왼쪽) 대표와 주승용 최고위원(전남 여수을).ⓒ팩트TV

광주에 비가 내린다. 누구의 눈물인가. 오늘이 5월 18일이다. 문득 지금 묘역에 누워 있는 우리의 귀한 영령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반민주세력과 싸우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민주세력들이 갈 갈이 흩어져 싸우는 모습을 보며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 저마다 호남을 들먹이며 안으로는 자신들의 정치적 이득에 함몰된 인간에 대해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을 것이다.

‘친노패권’세력이 존재함으로써 당의 단합을 저해하고 국민의 지탄을 받는 원인이 된다면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 빨리 색출해 내서 응징하고 추방해야 한다. 그렇다면 ‘친노패권’을 휘두르는 자가 누구냐. 말을 해라. 말하지 않으면 당을 파괴하려는 음해세력이다.

호남이 아니면 민주세력은 절대로 집권할 수가 없다. 옳은 말이다. 또한, 호남을 빙자해 자신의 이익에 함몰되어 있는 자들도 집권 방해세력이다. 이들을 응징해야 한다. 그들에게 민주정부 수립이라는 집권 의지나 있는 것인가. 문재인이 집권하느니 차라리 새누리당의 집권이 훨씬 바람직하다는 인간들의 얼굴을 본다. 인간의 이름을 지워버린 그의 모습은 동물이다.

내 나이도 많다. 이제는 죽을 준비를 해야 한다. 자랑스러울 것은 없을지 몰라도 추하게 살지는 않았다고 자부하는 것이 우습게 들릴지 모르지만 죽은 후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뵐 때 꾸중은 듣지 않으리라는 자신은 있다. 오만인가. 나중에 죽어서 보자.

새정치민주연합의 상임고문이라는 노인들이 요즘 엄청나게 바쁘다. 더욱 극성이다. 그런 식으로 존재감을 표시하면 욕먹는다. 그중 4명이 호텔에서 식사하며 말 한 것을 종편은 연일 틀어대고 있다.

문재인 그만두라는 정대철 고문. 창피하지도 않은가. 아버님, 어머님 생각도 하고 청와대 행정관 하던 아들 생각도 해라. 사람이면 체면을 알아야지. 상대하기 싫어서 입을 닫고 있다. 문재인을 김정은과 같다니 제정신인가.

■‘친노패권 주의자’들을 고발하라

친노패권주의를 주문처럼 외우고 다니는 호남 정치지도자들에게 할 말이 있다. 박지원·주승용·유성엽·박주선·황주홍은 대답해야 한다. 끝내 대답하지 않으면 결국 음해세력이고 반당유해 세력이다.

호남의 여론을 알고 있는가. 갤럽 여론조사에서 문재인의 사퇴반대는 57%다. 찬성이 37%다. 리얼미터는 반대가 45.2% 찬성이 33.6%다. 호남을 대표한다는 당신들의 생각과 왜 이리 다른가. 여론조작을 한 것인가.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자 중에서 문재인 사퇴를 반대하는 여론은 반대 81% 찬성 10%, 리얼미터는 반대 79.8% 반대 16.3%다. 이 역시 여론조사 기관에서 조작한 것이라고 할 것인가. 여론조사가 아니더라도 귀로 듣고 열린 눈으로 보았을 것이다. 대답하라. 친노패권 주의자가 누구인가. 노무현을 사랑하는 10%의 국민인가. 노사모 회원인가. 문재인 카페 가입자들인가.

떠도는 소문대로 노영민·전해철·양정철인가? 친노패권의 실체가 겨우 이 정도인가. 확실하게 규명을 하고 그들이 친노패권자들로 전횡을 일삼았다면 돌아가신 노무현 대통령의 후원회장을 한 사람으로 결코 침묵할 수 없다.

주승용은 친노패권의 주인공이 누구냐는 기자 질문에 왜 대답을 못 했는가. 김한길·박지원 ·박주선은 왜 명백하게 밝히지 않는가. 친노패권 폐해를 신앙처럼 주장하려면 그들의 정체를 밝혀 국민은 물론 호남 주민들이 알도록 해야 한다. 왜 망설이는가.

실체도 없는 구름 같은 소리로 국민을 현혹시키고 호남을 팔아 지역주의 벼랑으로 몰아넣는 그들은 그 죄를 무엇으로 갚으려 하는가. 내년 총선에서의 낙천이 두려워 당을 이런 꼴로 만들어도 되는가. 권력투쟁과 계파싸움을 하더라도 정도 문제다. 호남의 민심을 왜곡해 일신의 정치적 이익을 취하려는 그들의 행위는 어떤 변명으로도 이해를 못 한다.

입만 열면 호남을 위한다고 하지만 실은 호남을 더 외롭게 할 뿐이다. 그토록 호남을 사랑한다던 지도급 인사들이 통합과 화합을 빙자해 지금 무슨 일을 하고 다니는지 스스로 잘 알 것이다. 새누리당의 입과 같은 종편을 누비고 다니며 근거도 못 대는 ‘친노패권’을 주문처럼 외우고 있다. 대선 기간 중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다고 한 광주출신 모 의원이 누구인지 호남 주민들은 모두 안다. 이게 지도자의 할 짓인가.

홍준표가 돈 받은 의혹 때문에 궁지에 몰렸을 때 ‘화이팅’을 외친 사람이 누구인가. 정치인이 자신의 정치적 이해타산을 완전히 외면할 수는 없다. 자해도 정도문제다. 지나치면 죽음에 이른다. 사람은 사람의 도리를 해야 사람이다. 사람 얼굴만 하면 사람이냐.

■호남공화국 세울 것인가.

왜 광주항쟁이 일어났는가. 광주항쟁의 원초적 뿌리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는가. 호남 푸대접의 한이다. 원초적 고립감.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민주화된 세상이다. 공평한 세상이다. 형평의 원칙이 지켜지는 사회다. 어느 신문에 칼럼 한 구절이다.

‘광주 시민들이 ‘폭도’로 내몰려 처참하게 살해된 건 호남이 고립되었기 때문이다. 그 고립이 아직도 풀리지 않고 있다. 호남을 위하는 척 걸핏하면 호남 민심을 들먹이지만, 호남을 더 외롭게 할 뿐이다. 광주항쟁 희생 영령이 통곡하고 있다.’ 호남이 일부 정치인들의 전유물인가.

광주민주화 항쟁의 희생자
- 사망 165명
- 부상후유증 사망자 376명
- 부상 3,236명
- 구속과 구금 1,589명
- 행방불명 76명


지금도 병상에서 신음하고 그 보다 더 한 마음의 고통으로 지옥같은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은 얼마나 많을 것인가. 그들의 심정을 모르는가.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호남 기득권에 매몰된 공천권 사수인가. 공천은 공정하게 하면 된다. 거기다가 분열을 조장하는 왜곡은 또 무엇인가.

‘문재인의 ‘부산 정권’ 발언이 호남에 상처를 줬다고 하던데, 앞뒤 맥락 다 잘라버린 말 한마디에 호남 사람들이 10년 가까이 삐쳐 있다는 얘기가 돼버린다. 호남 사람을 모두 속 좁은 좁쌀로 만들어 버리는 논리다.‘

말이란 앞 뒤 잘라버리면 예수님 말씀도 대책이 없다. ‘…저 여인을 돌로 처라’ 예수와 성경을 모르는 사람에게 이 말만 전한다면 누가 예수를 존경하겠는가. 어느 누구도 피해 갈 도리가 없다. 이런 짓 하지 말아야 대화가 된다.

호남을 대표한다는 착각을 버려야 한다. 별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역의원들이 오로지 지역이기주의에 매달리는 모습이 너무 추하다.

오늘이 5·18이다. 너 나 할 것 없이 새정치민주연합의 지도자들이 망월동 국립묘지에서 영령들 앞에 분향한다. 분향도 좋다. 그러나 먼저 무릎 꿇고 빌어라.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빌어라. 영령들의 죽음을 딛고 당신들이 지금 그 자리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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