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광천동터미널서 "전용 고속버스 도입" 촉구
장차연, 국가 광주시 버스회사 상대로 6년째 차별구제 등 소송 진행 중

설 명절을 앞두고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장애인단체가 8일 광주 서구 광천동 광주종합버스터미널에서 장애인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며 전용 고속버스 도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광주장차연 등 장애인단체는 지난 2014년부터 10년 동안 명절 마다 광천동 터미널에서 ‘우리도 버스 타고 고향에 가고 싶다!’고 외치고 있다. (아래 기자회견문 전문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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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장애인철폐연대 소속 회원들이 8일 광주 서구 광천동버스터미널 앞 유스퀘어광장에서 장애인 시외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장애인단체는 지난 2014년부터 명절 때 마다 10년 동안 이동권 보장을 요구해오고 있다. ⓒ광주장애인철폐연대 제공

정연옥 광주장애인자립생활협회장은 “지난 2019년 10월 28일, 휠체어 사용자가 승차 가능한 고속버스가 서울-전주, 서울-당진 등 4개 노선으로 시범 운행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이동에 불편을 겪는 장애인들도 앞으로는 고속버스를 타고 고향에 갈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었지만, 하지만 4년이 지난 지금 오히려 상황은 더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더 퇴보했다”고 비판했다. 

또 “시범사업이 시작될 당시에 국토교통부는 시범사업 종료 후 휠체어 사용자가 승차 가능한 고속버스 노선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하였지만, 현재는 이마저도 모두 중단됐다"고 밝혔다

시외 이동권 관련 차별 구제 소송을 맡고 있는 ‘공익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의 이기림 활동가는 ”유스퀘어라는 공간과 금호고속이 장애시민에게 가하고 있는 차별이 분명하고, 장애는 복지카드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 이곳에 모인 사람들의 이용을 거부하도록 설계된 유스퀘어 터미널과 버스, 그들의 차별을 묵인하는 대한민국의 안일한 정책이 바로 장애 그 자체“ 라고 차별철폐를 주장했다.

장차연은 "지난 2017년 시작된 금호고속을 상대로 시외 이동권 차별 구제 소송은 현재까지 판결이 나지 않은 상태"라며 ”7년 동안 이 소송이 매듭지어지지 못한 이유는 피고인 금호고속의 불성실한 태도 때문이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는 되는 사회 분위기에 맞게 성실히 재판에 임하여 최소한의 책임 있는 모습을 바란다“ 고 밝혔다.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제공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제공

이순화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대표는 "광천동 유스퀘어 터미널은 장애인이 탈 수 있는 버스는 단 한 대도 없다"며 "버스 운송사가 재판에 성실이 임해야 하는 것은 물론, 장애친화도시와 무장애 도시를 추구하는 광주시 역시 이동권 보장을 위해 나서야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광주장차연 소속 회원 등 5명은 국가·광주시·금호고속(금호익스프레스)을 상대로 지난 2017년 12월부터 통해 차별구제와 차별에 따른 위자료 지급 소송을 진행 중이며 지난해 11월에는 재판부가 휠체어 탑승 장애인의 매표소, 승·하차장 이용 장소에서 현장 검증을 벌이기도 했다.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안전하게 살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는 장애인 당사자들을 주축으로 만들어진 연대단체다.

 

            최루액 난사 후 10년, 이제는 버스 타고 고향 가자!  기자회견문 [전문] 
 

2014년 4월,

시외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강남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장애 인권 활동가들의 버스 타기가 있었습니다.

표를 사고, 버스에 오르려는 사람들에게 경찰은 길을 가로막고 최루액을 난사하며 탑승을 저지했습니다.

경찰의 폭력적인 진압과 정부의 대책 없는 시외 이동권 정책은 외신 보도와 UN 장애인 권리위원회 권고로 알려지고 지적되었습니다.

이후 시외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전국 각지에서 명절마다 기자회견과 버스 타기 활동이 이어졌습니다.

2016년 10월,

프리미엄 고속버스 운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여전히 휠체어를 사용하는 승객이 탈 시외/고속버스는 단 1대도 없던 때입니다.

승객 등급을 더 나누고, 더 비싼 요금을 받을 수 있는 <프리미엄 고속버스> 운행에는 열심인 금호고속을 비롯한 버스 회사들이 <휠체어 승강 설비를 마련하라!>는 2015년 법원 판결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때이기도 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아무 일도 달라진 게 없는 2016년, 결국 휠체어를 타고 고향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는 사람은 대한민국에 단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2017년,

공익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과 같이 광주에서도 금호고속을 상대로 시외 이동권 보장 소송을 시작했습니다.

이 소송을 시작할 때, 7년이 지난 2024년까지 판결이 나지 않을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7년째 이 소송이 매듭지어지지 못한 이유는 피고인 금호고속의 불성실한 태도 때문입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는 이때, 성실히 재판에 임하라는 피고로써의 최소한의 책임 있는 모습을 바라는 게 씁쓸합니다.

2019년 10월,

전국 4개 고속버스 노선에서 시범 운행에 들어간 휠체어 탑승할 수 있는 고속버스는 본 사업으로 추진되기는커녕 2023년 전면 중단되었습니다.

최루액 난사 후 10년,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는 설 명절을 이렇게 또 마주합니다.

설과 추석에 고향 가는 버스 좀 타자는 게 무리한 요구인가요?

최루액을 뒤집어쓰고, 욕을 먹어가며 10년째 해야 할 요구입니까?

버스 회사도, 지방자치단체도, 국토교통부도 모두 나 몰라라 무시해도 되는 문제일까요?

명절에 함께 모인 가족 가운데 휠체어를 사용하는 누군가가 없다면, 마음 편히 즐겁게 보낼 수 있을까요? 없는 자리는 마음 쓰입니다.

탈 수 있는 버스가 없어 고향에 못 가는 사람이 없도록, 시민 여러분이 함께 목소리를 보태주시면 좋겠습니다.

하나, 피고 금호고속, 성실하게 재판받자!

하나, 무책임한 국토교통부, 책임있게 일 좀 하자!

하나, 10년째 할 얘기냐! 휠체어 사용 장애인도 버스타고 고향가자!

하나, 명절에는 고향가자! 버스타고 함께 가자!

2024년 2월 8일

기자회견 참가자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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