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명 서 [전문] 

행정소송으로 지자체 겁박하는 한수원을 규탄한다
엉터리 한빛 1·2호기 수명연장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철회하라!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영광 한빛 핵발전소 1·2호기 수명연장에 따른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이하, 평가서 초안)과 관련해 주민공람을 보류하고 있는 기초 지자체에 대해 1월 17일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공람을 보류하고 있는 지자체는 영광군, 함평군, 고창군, 부안군의 4개 기초 지자체이다.

광주전남 환경단체 및 탈핵단체로 구성된 '한빛핵발전소대응호남권공동행동'이 지난해 10월 26일 오전 전남 영광 한빛원전 앞에서 1.2호기 폐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광주환경운동연합 제공
광주전남 환경단체 및 탈핵단체로 구성된 '한빛핵발전소대응호남권공동행동'이 지난해 10월 26일 오전 전남 영광 한빛원전 앞에서 1.2호기 폐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광주환경운동연합 제공

4개 지자체가 주민공람을 보류하는 것은 평가서 초안이 주민 의견수렴에 적합하지 않고 부족한 점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수원은 지자체의 보완 요구에는 제대로 응하지 않은 채 무작정 주민공람을 시작하라고 협박해 왔으며 이번에는 행정소송까지 제기했다.

한수원이 지난 10월 공개한 평가서 초안에는 숱한 문제들이 드러났다.

▷최신기술기준 미적용, ▷확정되지 않은 사고관리계획서를 토대로 초안 작성, ▷실제 일어날 수 있는 중대 사고를 상정하지 않고 제한적인 범위의 중대 사고만 상정, ▷다수호기 사고 미반영, ▷주민보호 대책 누락 등이다.

4개 지자체는 평가서 초안의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해 2~3회에 걸쳐 한수원에 보완을 요청했다.

이것은 해당 지자체가 ‘원자력이용시설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작성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초안이 주민 의견 수렴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즉, 해당 지자체는 주민 생활과 안전을 지킨다는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이행한 것이다.

만약 지자체가 보완요청을 제대로 하지 않고 한수원이 시키는 대로 주민공람을 강행한다면

지자체는 자신의 역할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데 한수원은 ‘평가서 초안은 규정에 따라서 작성했다’,

‘지자체의 보완 요구 범위는 항목별 작성요령에 따라 작성되었는지 확인하는 것에 한정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지자체의 보완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

평가서 초안의 문제점은 그것뿐만이 아니다. 더 근본적인 문제로 평가서 초안이 주민들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어려운 전문 용어로 나열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빛1·2호기 수명연장은 지역 주민들의 안전과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이다.

해당 지자체는 평가서 초안이 주민들이 이해하기 쉬운 용어와 내용으로 서술이 필요하다는 점도 보완을 요청했다.

그런데 한수원은 이런 상식적인 요구에도 제대로 응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한수원의 태도에서는 부족한 부분을 바로 잡으려는 최소한의 성실함도 찾아볼 수 없다.

이는 호남지역 지방자치 행정과 지역주민들을 완전히 무시하는 처사로 우리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핵없는세상광주전남행동은 한수원의 위법적인 절차와 불성실한 태도로 진행되는 한빛1·2호기 수명연장에 대해 강력 비판한다.

해당 지자체는 한수원의 협박에 굴하지 않고 문제투성이 평가서 초안 주민공람을 계속 보류하고 한수원의 행정소송에 맞대응할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한수원이 엉터리 평가서 초안을 철회하고 한빛1·2호기 수명연장 절차를 당장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2024년 1월 21일

핵없는세상광주전남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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