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일제 군사시설 '역사의 중층성'으로 보존관리 촉구

입장문 ]전문]

5.18역사공원 일제 동굴 1곳 침수·토사유출 ‘심각’

 

광주 도심에서 잇따라 일제 동굴이 발견돼 관심을 모았는데, 이들 시설물에 대한 보존 및 관리 대책이 시급해 보입니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최근 광주시 서구 쌍촌동 5.18역사공원에 위치한 일제 동굴 1곳(서구 쌍촌로48번길 12/제1주차장)이 침수로 인해 내부에 토사가 밀려 들어와 쌓이는 등 심각한 피해를 입은 것을 확인했습니다.

최근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이 광주 서구 쌍촌동 5.18역사공원 지하 일제당시 군사시설을 점검한 결과 동굴의 침수와 토사유출이 심각하다며 광주시에 보존 관리를 촉구하고 있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제공
최근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이 광주 서구 쌍촌동 5.18역사공원 지하 일제당시 군사시설을 점검한 결과 동굴의 침수와 토사유출이 심각하다며 광주시에 보존 관리를 촉구하고 있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제공
최근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이 광주 서구 쌍촌동 5.18역사공원 지하 일제당시 군사시설을 점검한 결과 동굴의 침수와 토사유출이 심각하다며 광주시에 보존 관리를 촉구하고 있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제공
최근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이 광주 서구 쌍촌동 5.18역사공원 지하 일제당시 군사시설을 점검한 결과 동굴의 침수와 토사유출이 심각하다며 광주시에 보존 관리를 촉구하고 있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제공

그동안 2021년 5월 5.18 역사공원 조성 과정에서 발견된 이후 몇 차례 현장 내부를 살펴봤지만, 이런 심각한 침수 및 토사 유출 사례는 처음입니다.

문제가 된 곳은 5.18역사공원 제1주차장 부지 한켠에 있는 동굴로 내부로 들어가면 몇 개의 작은 공간들로 나뉘어 있습니다. 

동굴이 발견될 당시에도 상부 지표면에서 오랫동안 침수가 있었던지 통로나 환풍구 등에 토사가 유출돼 있는 것은 확인했지만, 이번에는 경우가 달랐습니다.

올해 유독 장마 때문인지 최근 건조한 가을 날씨가 계속되고 있음에도 내부 침수 상태가 심각했습니다. 

처음 발견된 당시에도 토사유출 흔적은 있었지만 그동안 침수 사례가 없었고 내부를 들여다보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었던 반면, 지금은 바닥이 흥건할 정도로 질컥거려 발을 내딛기조차 어려웠습니다. 

신발에 덕지덕지 흙이 달라붙어 도저히 더 들어가 볼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침수 피해뿐 아니라, 이번에 밖에서 토사도 동굴 내부로 많이 밀려 들어와, 유입된 모래흙이 떨어져 쌓인 곳은 다른 곳과 확연하게 바닥 높낮이가 달라져 있었습니다. 

또 안에는 물기와 습기로 가득해 벽과 천정에 이슬이 맺혀 있는 등 결로현상도 심각했습니다.

내부 벽 표면 색깔도 전보다 훨씬 시커멓게 변해 있었는데, 이런 상태가 앞으로 지속된다면 건물 구조물 안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부식 등 현장 훼손이 더 빠르게 진행될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보존 및 관리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될 상황입니다.

쌍촌동 동굴은 1945년부터 일본 육군 대신 해군이 상무지구에 있던 비행장을 운영하면서 만든 여러 개의 동굴들 가운데 하나로,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회관 뒤편에 있는 동굴들과 같이 모두 비행장과 관련된 시설들입니다.

광복 이후 국방부 산하 505보안부대가 들어선 뒤 1980년에는 5.18민주화운동과도 연관된 곳으로서 '역사의 중층성'을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이자, 광주의 근대와 현대를 모두 느낄 수 있는 유물이기도 합니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제공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제공

지난해 광주광역시는 그동안 잇따라 확인된 일제 군 시설물을 바탕으로 올해 관련 학술 조사를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지난해 관련 예산이 반영되지 못해 무산된 바 있습니다. 

광주시는 내년에 관련 학술 조사를 실시한다는 계획이지만, 시설물 보존 및 관리 방안은 그 계획에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2023년 10월 16일

-(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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