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런과 사이런 그리고 유명 커피점 로고

강력한 무더위가 시작됐다.

낮 12시가 넘으면 한낮의 길거리를 걷겠다는 무대포 정신이 쏙 들어가는 폭염이 서성거린다.

시원한 장소를 찾게 되고 카페에 들어가게 되면 차가운 음료를 마시는 것이 한여름의 자연스러운 행위(行爲)가 된다.

한국 사람이 자주 가는 유명한 카페가 있다.

이렇게 말하면 많은 사람들이 바로 알 수 있는 아주 유명한 그 카페를 떠올릴 것이다.

실제로 필자도 그 카페를 자주 애용한다.

쿠폰을 받아서 쓰기 위해 가는 경우도 많고 텀블러가 독특하고 예뻐서 일부러 사기 위해 가기도 한다.

물론 음료도 달달하게 맛있는 종류가 꽤 있어서 한때의 힐링을 만끽하기 위해 들를 때가 종종 있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그 카페가 사용하는 로고(logo)를 잘 모르는 듯하다.
 

음악과 관련된 로고(logo) - 세이렌(Siren)

커피전문점 '스타벅스' 로고. ⓒ광주아트가이드
커피전문점 '스타벅스' 로고. ⓒ광주아트가이드

그리스 신화의 영웅으로 이타카의 왕인 오디세우스(Odysseus)가 트로이 전쟁에 이기고 집으로 돌아가는 도중, 풍랑을 만나게 되어 아이아이아(Aiaiē)섬에 흘러들어가게 된다.

그 섬은 마녀인 키르케가 다스리는 섬으로 손에 꼽을 정도로 아름다운 미인이었다.

오디세우스가 병사들의 일부를 섬 안으로 정탐을 보내는데 마녀 키르케가 이들에게 마법의 약초를 먹여 돼지로 변신시켜 우리에 가두어 버린다.

돌아오지 않는 병사들을 걱정하여 뒤를 쫓다가 돼지로 변해버린 그들을 구하고 마녀 키르케의 마법을 물리친다.

마녀이고 자기 병사들에게 나쁜 짓을 했다고는 하지만 워낙에 아름다운 미인이었기에 그녀의 아름다움을 떨치지 못하고 결국은 그녀와 연인이 되어 섬에 정착을 한다.

1년의 시간이 흐르자, 오디세우스는 고향에 돌아갈 뜻을 키르케에게 밝힌다.

키르케가 오디세우스를 붙잡지만 그의 마음은 굳건했다.

결국 오디세우스의 마음을 더 이상 붙잡지 못함을 깨달은 그녀는 그를 놓아주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사랑하는 오디세우스에게 마지막 조언을 남긴다.

돌아가는 바닷길에서 세이렌(Siren)이라는 아주 아리따운 님프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녀들은 아주 신비스러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를 것이다.

노래로 유혹해서 바다에 빠지게끔 하여 사망에 이르게 하는 치명적인 마력을 지닌 님프들이다.

절대로 그녀들의 노래를 들어서는 안된다.

그 바닷길을 건너갈 때는 밀랍으로 귀를 가리고 건너라.

오디세우스는 호기심이 많은 인물로 아름다운 여자에게는 더더욱 눈길을 보내는 바람기가 다분한 남자였다.

키르케의 말에 그의 호기심은 빠른 행동으로 이어졌다.

키르케와 이별을 하고 고향을 향해 배를 타고 바다로 나아갔다.

세이렌이 나타나는 바다를 눈앞에 두고 오디세우스는 설랬다.

자신의 부하들에게는 밀랍으로 귀를 막게 하고 자신은 배 기둥에 몸을 묶게 했다.

그리고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겨도 기둥에서 절대로 밧줄을 풀지 말고 그대로 앞만 보고 전진하라고 명령한다.

자신은 밧줄에 꽁꽁 묶인 채 귀를 막지 않고 그대로 전진한다.

미인을 보고 싶은 일념, 세이렌의 아름다운 노래(목소리)를 들어보고 싶은 남자의 욕망에서 오는 호기심이 전부였다.

인간이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아름다운 노래라는 것이 있을까.

하늘에서 내린 천사의 목소리라는 평을 받는 소프라노의 노래도 세이렌이 부르는 노래와는 비교가 되지 않나 보다.

바다에 빠져들어 죽게 만들 정도로 아름다운 노래를 한다고 하니 그 얼마나 유혹적이며 아름다운 목소리이겠는가.

아름다운 노래(목소리)에 절규하며 몸부림치는 오디세우스를 부하들은 외면한 채 세이렌이 있는 바다를 그대로 묵묵히 노를 저어 전진하여 그 장소를 벗어난다.

세이렌들에게는 한가지의 원칙이 있다.

누군가를 유혹해서 넘어오지 않으면 자살을 하는 것이다.

어찌 됐든 오디세우스는 견뎌냈고 그를 유혹하려고 했던 세이렌들은 모욕감을 느끼며 원칙에 따라 자살한다.

그 유명한 카페의 로고가 바로 ‘세이렌(Siren)’을 그리고 있다.

‘우리가 만드는 커피에 푹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게끔 하고자 한다는 욕망과 의욕’을 가지고 적용한 로고(logo)라고 전해진다.

배경은 알고 마시자!

오늘날 이 세이렌(Siren)은 ‘치명적인 마력의 소리’라는 의미를 적용하여 경보(警報)를 뜻하는 사이렌(Siren)의 소리로 인간 세계에 위험, 경계의 신호로 쓰이고 있다.

사이렌 소리가 들리면 무조건 피해주자!
 

**윗 글은 월간 <광주아트가이드> 164호(2023년 7월호)에 게재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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