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희 평전' 발간, '추모 다큐멘터리' 시사회 등

1991년 분신정국으로 뜨겁게 열사투쟁이 전개됐던 그 해. 투쟁의 도화선이었던 박승희열사의 분신항거 31주기를 맞이하여 다채로운 추모행사가 진행된다.

특히 올해는 작년 30주기를 맞이하여 진행된 《박승희평전》과 《추모다큐멘터리》가 완성되어 시민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먼저 4월 23일 토요일, 오후3시부터 목포 정명여고에서 추모식과 함께 《추모다큐멘터리》 시사회가 있다. 그 다음주인 4월 30일 토요일, 오후 4시에 전남대학교 컨벤션홀에서 《추모다큐멘터리》 시사회 & 《박승희평전》 북토크콘서트가 개최된다.

박승희열사는 91년 4월 26일 백골단에 의한 강경대 학생 폭력 살인 사건과 경찰이 쏜 직격최류탄에 의해 전남대 학우가 실명을 당하는 등 당시 노태우정권의 반민주적, 반인권적 탄압이 자행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슬퍼하지 않는 시대의 불감증에 항거하고자 4월 29일 전남대학교 열린 ‘고(故) 강경대 열사 추모 및 살인 정권 폭력 정권 노태우 정권 퇴진 결의대회’ 중 “살인마 노태우를 처단하자! 미국놈들 물러가라! 2만 학우 단결하라!”고 외치며 분신항거하였다.

이후 91년 5월과 6월이라는 짦은 기간 동안 9명의 분신항거, 1명의 의문사, 1명의 국가폭력에 의한 타살 등 13명의 젊은이들이 숨졌다. 4월 26일부터 6월 29일 대책위 해산까지 60여일 동안 전국적으로 총 2,361회의 집회가 있었으며, 내각제 개헌을 저지시키고 노태우 군부독재 정권을 무너뜨린 민주화 운동이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작년, 2021년 “박승희열사 분신항거 30주기 추모행사위원회”가 결성되었다. 추모행사위원회는 박승희 및 91년 열사 합동분향소, 목포 추모식, 망월동 추모문화제, 미니다큐 <30년만에 꺼내놓은 승희이야기> 등의 30주기 추모사업을 진행했으며, 91년 다른 열사 추모사업회들과 함께 학술대회와 사진전시회 등의 행사도 진행했다. 그 중 가장 크게 관심을 모았던 《박승희평전》과 《추모 다큐멘터리》가 2년여의 기간을 통해 완성되었고 올해 31주기 추모주간에 선보일 예정이다.

《박승희평전》은 가족과 친지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던 한 아이가, 성당에 다니며 고통받고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기도할 줄 아는 어린이로 자라, 중학생 때 5·18 광주민중항쟁의 진상을 알게 되고, 고등학생 때 1987년 6월항쟁과 1989년 전교조 사태를 겪은 뒤 1990년 대학에 입학해 학생운동에 참여하다, 1991년 4월 노태우 정권의 살인적인 공안 탄압에 맞서 분신 항거한 후 사망하기까지의 과정이 때로는 열사의 목소리를 통해, 때로는 주변 사람들의 목소리를 통해 담담하게 서술되어 있다.

이 책을 쓴 작가 양인자 작가는 5.18 당시 자식을 잃은 어머니들을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오월의 어린 시민군》(위즈덤하우스, 2021)이란 책을 통해 5·18 광주 정신을 전파하기 위해 노력해온 아동 청소년 문학 작가이다.

양 작가는 “불꽃이 되어 스러진 스무 살의 청춘을 되살려내는 일이란 과거를 거슬러 지금, 우리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점검하고 확인하는 시간이었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리고 “박승희 열사가 남긴 코스모스 씨앗의 의미처럼, 홀로 피지 않고 무리 지어 있는 꽃이기에 더욱 강인하고 아름다운 코스모스처럼, 우리네가 사는 세상도 한데 어울려야 더욱 강하고 더욱 아름다울 거라고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추모 다큐멘터리》는 30주기를 맞이하여 진행했던 영상인터뷰를 종합하고 당시의 시대배경의 설명을 추가하여 완성한 다큐멘터리이다.

박승희열사의 고교 은사와 동창 친구들, 대학 선후배 등 박승희열사를 잘 알던 사람들은 물론 현장에서 병원으로 옮긴 학생, 당시 전남대병원에서 열사를 치료했던 주치의와 간호사들 그리고 그 시대를 직접 겪어보진 않았지만 추모사업에 함께했던 후배 대학생들의 목소리가 담겨있다.

충격적이었던 그날에 대한 아픔을 오랜 세월 가슴에만 묻어두었던 그들은 30년이 지난 오늘 마침내 머뭇거림과 눈물로 조심스레 기억을 꺼낸다.

박승희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을 고백하는 그들. 방황하고 아파했던 나날들을 떠올리는 그들은 왜 승희가 분신을 택했는지에 대한 물음을 던지며 승희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답을 찾아간다.

박승희의 외침 속에 담긴 우리 사회의 비상식적 시스템을 살핀다.

그들은 박승희가 떠난지 몇 십 년이 지나 아프게 죽어간 세월호 아이들 앞에서 애써 묻어둔 박승희가 다시 떠올랐다고 말한다.

촛불혁명을 통해 박승희의 외침이 떠올랐다고 말한다.

기억과 화해하고 스스로를 치유하는 사람들. 기억 속의 승희와 조우하며 자기 자신을 마주하게 되는 사람들.

당시 박승희가 품어 안았던 세상에 대한 사랑이 새롭게 차오른다.

세월호와 팬데믹 등, 지금 시대에 당면한 아픔들을 품고 싸워갈 것을 다짐한다.

다른 승희가 다시는 나타나지 않도록, 내 개인의 삶 속에서 공동체와 사회에 필요한 나의 역할을 계속 해나갈 것을 다짐한다.

《박승희평전》과 《추모 다큐멘터리》를 선보이는 행사는 앞서 말한대로 목포와 광주에서 각각 진행될 예정이다.

목포에서는 4월 23일 토요일 오후3시, 목포 정명여고에서 진행된다. 정명여고는 박승희열사의 모교이다.

이날 행사에는 열사 부모님과 은사님, 동창 친구 등을 비롯하여 여전히 박승희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목포 시민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또한 이 날은 목포지역의 고등학생 2명이 박승희장학생으로 선정되어 장학증서 수여식 등의 추모식 행사도 진행된다.

광주에서는 4월 30일 토요일 오후4시, 전남대학교 컨벤션홀에서 진행된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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