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위, 11일 "2차 가해 행위자들 캐스팅" 공개 비판

광주시립극단 부조리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지난 2020년 9월 광주광역시립극단에서 발생한 비상임 단원들에 대한 극단 상근단원들의 위계에 의한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및 노동인권 침해 문제를 해결해나가기 위해 광주의 문화예술단체와 시민사회가 함께 모여 결성되었습니다.

광주문화예술회관은 지난 10월 27일 시립극단의 불공정 계약, 보험 미가입 불법행위와 상임연출, 무대감독의 인권침해 사실을 인정한 광주 인권옴부즈맨의 사건 조사 결정문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와 지역예술계에 어떠한 사과도 하지 않은 채 문제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를 지속적으로 보여왔습니다.

광주지역 문화예술단체와 여성, 노동, 인권단체들이 지난 9월 9일 광주광역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광주시립극단 내부의 노동인권 탄압 사례'를 공개하고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한 대책위원회를 출범하고 있다. ⓒ광주청년유니온 제공
광주지역 문화예술단체와 여성, 노동, 인권단체들이 지난 9월 9일 광주광역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광주시립극단 내부의 노동인권 탄압 사례'를 공개하고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한 대책위원회를 출범하고 있다. ⓒ광주청년유니온 제공

12월 10일 광주문화예술회관 홈페이지에 게재된 회관장의 사과문에는 운영 부실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에 대한 언급과 회관차원에서 방조한 2차 가해행위에 대해 어떠한 사과도 없었습니다.

광주 고용노동청의 근로자성 인정에도 불구하고 <전우치> 참여 배우, 조연출에 대한 ‘비상임 단원’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 입장이 포함된 것에 깊은 유감을 표명합니다.

광주문화예술회관이 책임을 회피하는 과정에서 시립극단 운영실장은 지난 10월 국정감사 기간에 진행된 대책위의 시청 앞 1인시위 과정에서 민간인 신분의 피해당사자 동의 없이 개인의 집회 상황을 기둥 뒤에 숨어 핸드폰 기기를 통해 비밀리에 촬영했습니다.

이후 대책위와 피해자가 관련 내용을 파악하고 문제를 제기하자 불법사찰은 자발적인 동향파악 활동이었으며 관련 내용을 상급자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말하였습니다.

공공예술기관의 운영실장이 법령상 본인 업무의 범위가 아닌 일을 업무시간에 자발적으로 수행했다는 변명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누가 불법사찰을 지시했는지 밝혀져야 하며, 운영실장에 대한 징계가 반드시 이뤄져야 합니다.

광주문화예술회관과 시립극단 작품 참여자들은 프리랜서 계약을 체결하지만 실제로 배우, 스태프가 작품 연습, 공연과정에서 근무했던 형태는 광주시립예술단 내 ‘비상임 단원’의 근무 조건과 전혀 다르지 않았음을 근거로 광주 고용노동청은 <전우치> 출연 배우와 조연출에 대한 근로자성을 인정했습니다.

광주고용노동청의 이번 판단은 프리랜서 예술인에 대한 근로자성을 인정한 첫 번째 사례입니다. 대책위는 광주고용노동청의 올바른 판단을 환영하는 입장이고, 노동청의 이번 판단을 근거로 광주문화예술회관은 조연출, 배우들의 ‘비상임 단원’ 지위를 인정해야 합니다.

시립극단 재창단 이후 8년 동안 지속된 광주 시립극단의 기형적인 운영형태인 ‘작품별 단원제’가 상근단원들을 위계 구조의 정점에 있도록 만들어 주었고, 그 힘을 근거로 지속적인 갑질과 불공정한 극단 운영이 이어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매 작품 오디션을 통해 공연에 출연했던 배우 및 스태프들은 당연한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한 채 무대에 올랐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2018년 ~ 2020년 광주시립극단 작품 출연진의 단체보험 가입현황을 보면 총 10건의 공연중 5건이 보험 '미가입' 상태로 공연되었습니다.

현재 수개월째 극단의 예술감독이 공석인 상황이지만 2대 예술감독이 근무하던 시기에 올려진 8건의 공연에서조차 5건이 보험 '미가입' 공연입니다.

성현출 문화예술회관장이 취임한 이후에 올려진 7건의 공연에서 3건이 보험 '미가입'입니다. 예술인들의 산업현장인 연습실과 무대에서 배우들과 스태프는 안전사고에 늘 무방비 상태였습니다.

12월 7일 월요일, 광주문화예술회관은 시립극단 상임연출과 무대감독의 징계위원회를 열었으며 광주문화예술회관장은 이들에 대해 중징계를 내렸음을 밝혔습니다.

두 가해자가 극단에 머무르는 이상 피해자들이 광주문화예술회관 시립극단의 작품에 출연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시립극단의 불법행위 피해당사자들에게 2차 가해를 했던 인원들이 다수 포함된 <연극적 환상>이 광주 유스퀘어 문화관 동산아트홀에서 12월 10일(목)부터 12월 12일(토)까지 3일간 진행됩니다.

피해자들은 4개월째 무직 상태로 일을 하지 못하고 있는 반면에 몇 몇 2차 가해자들은 문화예술회관의 정기작품에 출연하여 당당히 관객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2차 가해란 사건이 일어난 이후에 가족, 동료, 언론, 사건을 담당했던 기관 등의 부정적인 반응과 악의적인 언행으로 인해 문제 관련 당사자들이 겪는 정신적, 신체적 어려움을 말합니다.

지난 9월 14일 뉴시스, 노컷뉴스, 광남일보 기사를 통해 피해자 4인과 <전우치> 작품에 함께 참여했던 일부 배우 및 스태프는 피해자들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고 무분별한 의혹 제기라며 광주문화예술회관 측에 정식으로 민원을 제기했음을 밝혔습니다.

또한, 관계도 없는 부상 사고를 연관지어 피해자들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을 국가인권위원회와 광주 인권옴부즈맨에 넣은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스태프 중 일부는 피해자들의 주장 때문에 영업 방해를 당해 폐업을 했다고 주장 하기도 하였습니다.

문제제기 당시 원인을 제공한 행위자들이 본인들의 잘못을 회관 측에 일정 부분 인정한 상황이었으며 10월 27일, 12월 4일부로 인권옴브즈맨과 광주고용노동청으로부터 실질적인 가해 행위가 판명이 났음에도 그러한 주장을 회관 측에 제기한 인원들을 다수 <연극적 환상>에 캐스팅을 하였습니다.

공정한 작품 오디션 절차를 통해 선발하였음을 믿어 의심치 않지만 피해자들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과 거짓 사실을 조장, 유포하고 시립극단에 진정서를 제출한 2차 가해 행위자들을 캐스팅한 시립극단을 이해하기 어렵고, 그러한 작품이 관객을 만난다는 것에 유감스러운 입장입니다.

이러한 내용조차 2차 가해자들의 또 다른 반발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이 언론에 제출한 내용 속의 말들은 언급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광주 시립극단 부조리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광주문화예술회관과 회관장이 사과문에서 밝힌 내용들이 개선되는 과정을 끊임없이 지켜볼 계획이고, 광주문화예술회관의 부실한 운영과 운영에 관한 조례가 개정되어 불합리한 문화예술계의 갑질을 종식 시키고, 지역 예술 노동자들의 권리보장을 위해 목소리를 높일 것이다.
2020년 12월 11일

광주시립극단 부조리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
(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 극단연인, 지역문화정책네트워크, 광주여성민우회, 광주여성단체연합회 (사)광주민족예술인단체총연합, (사)한국민족극운동협의회, 진보연대, 광주여성노동자회, 행진:지역공연예술비평플랫폼, 광주청년유니온, 민주노총법률원광주사무소, 창작그룹 MOIZ 정의당 광주광역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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