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비자림로 지키기' 농성 종료...생태정밀조사 '잠정 합의'
'제주비자림로 지키기' 농성 종료...생태정밀조사 '잠정 합의'
  • 이상현 기자
  • 승인 2019.11.14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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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지키기 시민모임·영산강환경청장과 14일 장시간 협의 결과
“비자림로 공사구간 사계절 생태정밀조사 실시하기로" 잠정 합의
김키미 활동가, 10월 16일부터 30일간 영산강환경청서 농성 펼쳐

삼나무 숲으로 유명한 제주 비자림로를 보존하기 위해 지난달 16일부터 30일간 영산강유역환경청 마당에서 텐트농성을 펼쳐온 김키미 제주비자림로 지키기 시민모임 회원이 14일 농성을 종료했다.

앞서 이날 오전11시부터 김키미 활동가, 지욱철 전국환경영향평가 제도개선 전국연대 준비위원장(통영환경운동연합 의장), 안재홍 제주비자림지키기 활동가는 김상훈 영산강유역환경청장을 만나 비자림 도로확장구간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재실시 등을 놓고 2시간 넘게 협의를 했다.

김키미 제주비자림로지키기시민모임 활동가가 14일 오후 영산강유역환경청 앞에서 환경단체 회원들과 함께 지난 30일간의 텐트농성을 정리한다고 밝히고 있다. ⓒ광주인

협의 결과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제주 비자림로 1.2.3구간 도로확장 구간에 대해 생태계 및 멸종 위기종 등 법종보호종 조사를 위해 전문가가 참여하는 ‘사계절 생태환경정밀조사’를 실시하는데 의견을 모았다.

또 ‘사계절 생태환경정밀조사’를 위해 환경단체 등 시민모임과 제주도청, 영산강환경청에서 각각 2명이 참여하여 정밀조사에 따른 순서, 절차, 방식을 논의할 실무협의를 빠른 시일 안에 가동하기로 했다.

이날 협의에 따라 ‘비자림로 환경영향평가 재실시’를 요구해온 환경단체와 시민모임의 요구가 1차적으로 영산강유역청이 수용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이날 양 쪽의 협의안은 아직 제주도청에 통보되지 않는 ‘잠정 중재협의안’이라서 제주도의 최종 입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키미 활동가가 14일 영산강 환경청 앞 텐트노숙농성을 정리하면서 비자림지키기 시민모임과 함께 써클댄스 행위극을 펼치며 기도하고 있다. ⓒ광주인
김키미 활동가가 14일 영산강 환경청 앞 텐트노숙농성을 정리하면서 비자림지키기 시민모임과 함께 써클댄스 행위극을 펼치며 '비자림 보존을 위한 기도'를 하고 있다. ⓒ광주인

이처럼 환경단체와 시민모임의 요구안이 영산강환경청을 통해 일부 수용되면서 지난 30일간 광주광역시청 뒤 영산강환경청 마당에서 펼쳐온 김키미 활동가의 텐트 노숙농성도 일단 접기로한 것.

김키미 활동가와 비자림지키기 시민모임은 이날 오후2시 영산강환경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자림 도로공사를 시작하면서 일부 구간을 조사하겠다는 것은 결국 비자림로 공사를 지금 방식대로 강행하겠다는 것으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오늘 텐트농성을 정리하더라도 다양한 싸움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제주 비자림로 확포장공사는 출발부터 거짓과 부실로 얼룩져 있었다”며 “공사현장은 너무나 많은 멸종위기종이 서식하고 있었지만 ‘그 무엇도 살지 않는다’는 엉터리 보고서가 문제의 출발이었다”고 거듭 허위 환경영향평가조사를 비판했다.

또  “엉터리 보고서 실태가 드러날 동안 행정은 방관하고 오히려 공사 재개 명분 찾기에 골몰했으며,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법종보호종에 대한 재조사와 대책 마련 후 공사재개 여부를 판단하라는 요구에 대해서도 제주도와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자기만의 길을 고집했었다”고 비판했다.

제주비자림을 지키기 위한 시민모임 회원들이 14일 오후 영산강 환경청 마당에서 행위극을 펼치고 있다. ⓒ광주인
제주비자림을 지키기 위한 시민모임 회원들이 14일 오후 영산강 환경청 마당에서 행위극을 펼치고 있다. ⓒ광주인

김키미 활동가는 “제주도와 영산강환경청의 불통 때문에 바다를 건너와 텐트농성을 시작했다”면서 “전국에서 많은 분들이 힘을 모아 준 덕분에 영산강환경청장이 비자림로 도로공사 현장을 방문하고 찬반주민들과 전문가들이 함께 만나 지혜를 모아가기로 했다”고 지난 농성투쟁의 결과를 설명했다.

이어 김씨는 “영산강환경청과 2번의 모임 끝에 ‘만나서 얘기하고 답을 찾자’는 주장이 1년 2개월만에 받아들여졌다”며 “답을 얻긴 어렵지만 찬반을 떠나 만나서 생각을 나눈다는 상식적인 자리에 일단 만족한다”고 이날 협의 결과를 말했다.

김키미 활동가는 거듭 제주도의 ‘공사와 병행한 동시 생태정밀조사’ 주장에 대해 “한쪽에 공사를 시작한다는 것은 이미 생태계를 파괴하면서 조사를 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끝으로 김씨는 “우리는 결코 포기하거나 멈추지 않을 것이며 제주로 내려가 싸움을 이어 갈 것”이라며 “지금까지 연대하고 마음을 포개고 함께 울고 웃어준 광주 시민분들과 전라도민 분들, 그리고 전국의 연대자분들에게 감사하다”고 작별인사를 했다.

김키미 활동가가 30일동안 텐트농성을 하는 동안 광주시민과 환경.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정의당 등 진보정당 등이 함께 했다.

한편 제주 비자림로 도로공사는 구좌읍 평대리를 지나는 1112번 지방도로 구간 중 제주시 조천읍 대천교차로에서 금백조로 입구까지 2.94km를 현재 2차선에서 4차선으로 2022년까지 확장하는 공사다.

제주도는 환경영향평가 업체의 ‘비자림로 숲이 생태적 보존가치가 높지 않고 보호 야생 동식물의 서식지가 없다’는 허위 보고서를 근거로 2018년 6월 도로공사를 강행하면서 30~50년이 된 삼나무 900여그루를 베어내다가 2018년 8월 제주 환경단체와 시민들의 거센 반대여론에 부딪히자 올해 5월 공사를 일시 중단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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