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비자림로 보존' 영산강환경청 천막농성을 정리하며
'제주비자림로 보존' 영산강환경청 천막농성을 정리하며
  • 제주 비자림로지키기 모임
  • 승인 2019.11.14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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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키미 활동가, 비자림로 보존 30일간 천막농성 14일 종료
이날 오전11시부터 영산강 환경청장과 마라톤 협의 끝에
제주비자림로 구간 '사계절 생태환경 정밀조사' 실시키로

농성을 정리하며 [전문]
 

찬반을 떠나 만나서 생각을 나눈다는 상식적인 자리 환영.

공사를 시작하면서 일부 구간을 조사하겠다는 것은 결국 비자림로 공사를 지금 방식대로 강행하겠다는 강력한 의사표명으로 결코 받아들일 수 없어.

농성을 정리하더라도 다양한 다른 싸움을 이어나갈 것.

아주 상식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여기까지 왔습니다. 아직 만족스런 답을 얻은 것은 아니지만 오늘 텐트농성을 정리합니다.

비자림로 확포장공사는 출발부터 거짓과 부실로 얼룩져 있었습니다. 현장에는 너무나 많은 멸종위기종이 서식하고 있었지만 그 무엇도 살지 않는다는 엉터리 보고서가 문제의 출발이었습니다.

제주도 비자림로를 훼손하는 도로확장공사를 반대하고 잘못된 환경영향평가를 재실시할 것을 촉구하며 지난달 16일부터 30일간 영산강유역환경청 마당에서 텐트농성을 해온 김키미 활동가가 14일 농성을 정리하며 비자림 지키기시민모임 회원들과 영산강환경청 마당에서 함께한 행위극에서 두손을 모아 기도하고 있다. ⓒ광주인

엉터리 보고서임을 시민들이 밝혀낼 동안 행정은 방관했습니다. 공사는 중단되었지만 행정은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보다 공사를 재개할 명분 찾기에만 골몰했습니다.

그래서 시민들이 다시 질문을 했습니다.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법종보호종에 대한 제대로 된 조사와 그에 따른 대책을 마련한 후 공사재개여부를 판단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제주도와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자기만의 길을 고집했습니다. 소통은 없었습니다. 너무나 뻔히 보이는 문제의 길로 들어서고 있었습니다.

다른 선택이 없었습니다. 텐트농성이라도 시작해보기로 했습니다. 저 멀리 제주에서 답을 듣기 힘들어 광주 영산강유역환경청 앞에서 자리를 펴고 답을 구하기로 했습니다.

김키미 제주 비자림로 지키기 활동가가 지난 30일간 텐트농성을 정리하며 써클댄스 행위극을 통해 간절한 기도를 하고 있다. ⓒ광주인

그 과정에서 전국에서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시고 힘을 모아주셨습니다. 우리의 절실함 때문인지 영산강유역환경청장이 현장을 방문하고 찬반주민들과 전문가들이 함께 만나 지혜를 모아가기로 했습니다.

어제까지 두 번의 모임이 있었습니다. 아직 뾰족한 해결책은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만나서 얘기하고 답을 찾자는 주장이 1년 2개월만에 받아들여진 것에 대해서는 만족합니다.

비록 답을 얻긴 어렵지만 찬반을 떠나 만나서 생각을 나눈다는 상식적인 자리에 일단 만족합니다.

여전히 갈 길이 멉니다. 제주도는 언제까지 회의만 할거냐며 벌써 공사 재개만 주장하고 있습니다. 구간을 나눠 공사와 정밀조사를 병행하자고 합니다.

14일 오후 김키미 제주비자림로지키기 활동가와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영산강유역환경청장과 협의 내용을 발표하고 텐트농성 종료를 발표하고 있다. ⓒ광주인

제주도가 하겠다는 제대로 된 저감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모든 구간 정밀조사는 반드시 필요할 텐데, 이미 공사가 일부 진행됐으니 강행하겠다며 회의 테이블을 무용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공사을 하면서 조사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한쪽에 공사를 시작한다는 것은 이미 생태계를 파괴하면서 조사를 하겠다는 것입니다. 공사의 시급한 재개가 생사가 달린 생명만큼 절실할까요?

죽어가는 멸종위기종이 있는데 결국 도로를 만들겠다는게 무슨 의미인지 여전히 모르겠습니다. 언제쯤 상식이라도 통하게 될지 여전히 의문입니다.

공사를 시작하면서 조사하겠다는 것은 결국 비자림로 공사를 지금 방식대로 강행하겠다는 강력한 의사표명에 불과합니다.

김키미 활동가가 14일 오후 영산강유역환경청 앞 텐트농성 해산을 밝히고 있다. ⓒ광주인
제주 비자림로 지키기 시민모임 회원들이 14일 오후 영산강유역환경청 마당에서 지난 30일간 펼쳐온 텐트농성을 해산하면서 행위극을 펼치고 있다. ⓒ광주인

우리는 결코 포기하거나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최소한의 상식으로 생명을 대하는 그날까지 힘들지만 이 싸움을 이어갈 것입니다.

시작하는 날도 그렇지만 오늘도 환경영향평가 제도개선을 위한 전국연대분들이 함께 해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오늘 영산강유역환경청과 협의해주신 내용들이 저희를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 주셨습니다.

이제 제주로 내려가 싸움을 이어 가려합니다. 지금까지 연대하고 마음을 포개고 함께 울고 웃어준 광주시민분들과 전라도민분들. 그리고 전국의 연대자분들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2019. 11. 14

광주기본소득당 창당준비위원회, 광주녹색당, 광주시민단체협의회, 광주시민센터,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광주여성노동자회, 광주여성의전화, 광주여성장애인연대, 광주여성민우회, 광주여성회, 전남여성장애인연대, 광주여성센터, 광주여성인권지원센터), 광주청년유니온, 광주환경운동연합, 민중당 광주시당, (사)실로암사람들, 전남녹색당, 정의당 광주시당,  풍영정천사랑모임(풍사모)
그리고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과 환경영향평가 제도개선을 위한 전국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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