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근 칼럼] 광주형 '안전정치학'을 시작하자
[김영근 칼럼] 광주형 '안전정치학'을 시작하자
  • 김영근 편집위원
  • 승인 2019.05.28 1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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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형 5.18 안전문화를 정착시키고 계승해야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의 문재인 대통령의 기념사에 ‘안전’이라는 키워드가 제시되었다.

소개하자면, “광주는 ‘국민 안전’에도 모범이 되고 있으며, 감염병 대응, 국가안전대진단, 재해 예방 등을 포함한 재난관리평가에서 재난관리 최우수기관(광역지자체)으로 선정되었다. (중략) 광주시민과 공직자 모두가 ‘전국에서 가장 안전한 광주 만들기’에 노력한 결과”로 높이 평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광주민중항쟁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누리집 갈무리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광주민중항쟁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누리집 갈무리

이른바 5.18정신이 안전한 대한민국의 초석이 되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솔직히 5.18민주화운동 기념사에 '국민안전'이라는 개념이 언급되어 다소 놀랍고 매우 고무되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필자는 5.18이야말로 우리나라의 가장 큰 재난 즉 ‘대재해’라 규정해 왔던 바 흔쾌히 공감을 얻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안전사회의 실현을 위한 매우 중요한 메시지라 할 수 있다.

당장 ‘안전정치학’을 시작하자

그렇다면 ‘안전정치학’이란 무엇인가? 우선 정치학(political science)은 지금까지 주로 국가권력을 행사하거나 자원의 획득, 배분을 둘러싼 또는 권력의 행사에 영향을 미치려는 세력간의 갈등이나 투쟁에서 벗어나 타협과 화해에 이르는 일련의 국가 현상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자리잡아 왔다.

그러나 근대화, 탈(脫)근대화, 지정학, 탈지정학 등 사회과학의 각 분야별 주체나 상관관계 혹은 의존성은 탈국가 시대에 들어선 현재에는 분석대상 또한 각양각색이다.

이러한 정치학을 ‘재난’과 ‘안전’이라는 관점에 주목해 보자면 ‘국가폭력’이나 ‘정치적 재난(상황)’이라는 개념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한 국가나 개인이 정치적 활동을 영위하는 데 있어서 위험사회(inter-risk society)가 내재(embedded)하고 있는 다양한 ‘리스크(risk)’ 혹은 ‘위기(crisis)’ 요인들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어떻게 ‘극복’하거나 ‘관리’하려는 노력 등을 포함한 다양한 주체들의 대응과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정치적 위험사회(재난)’에서 살아남기 위해 전개되는 일련의 프로세스 및 메커니즘을 분석하고 대응책을 제시하는 학문을 뜻한다.

더 이상 국가폭력은 사라지고 안전안심사회의 생태계가 마련되어야

주지하다시피, 5.18은 국가가 국민에게 절대로 해서는 안될 짓을 한 한국사 아니 세계사를 대표할 대재난(재해)이라 할 수 있다.

이후 ‘4.16세월호재해’ 거버넌스 과정을 통해 한국의 국가재난관리 혹은 리스크 매니지먼트가 이토록 취약했었던가를 통감한 바 있다.

바꾸어 말하자면 4.16은 국가가 무엇보다도 우선시해야 할 국민의 안전을 제대로 지켜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안전사회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일종의 역(逆)의 국가폭력이라 할 수 있다.

덧붙여 정부불신과 맞물린 정보불신의 정치구조하에서 국민의 안전을 담보하기란 쉽지않는 과제이다. 5.18망언 등 ‘가짜뉴스’, 지역감정의 조장(영·호남 편가르기), 좌파·우파(진보·보수) 논쟁, 대북정책을 둘러싼 남남갈등(이념투쟁), 촛불혁명 vs. 태극기집회 대립 등 쉽게 가시지 않을 정쟁(政爭)들 즉 ‘재난정치학’을 멈추거나 관리함으로써 ‘안전정치학’을 서둘러야 한다. 물론 합의되지 않은 국가주의, 즉 ‘정치과잉국가’로 귀환하는 우를 범해서도 안된다.

앞으로는 숙의 민주주의를 토대로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치 프로세스가 중시되고 널리 지지받아 ‘안심사회’의 구현에 일조하는 정치가 되어야 할 것이다. 광주형 ‘안전정치학’을 시작하자!
/고려대 글로벌일본연구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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