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근 칼럼] 한국형 도시안전의 전제조건
[김영근 칼럼] 한국형 도시안전의 전제조건
  • 김영근 편집위원
  • 승인 2019.05.03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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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근 교수의 재난안전 이야기]

최근 일본에서 급격한 인구감소와 함께 농산촌 지역의 미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일본과 마찬가지로 인구감소, 저출산·고령화, 수도권집중 현상 등 공통과제를 안고 있는 한국도 중요한 이슈다.

지방 혹은 도시 안전 문제를 논하기 이전에 지역(공간)이 사라질 것이라는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끔직하다.

최근 국내에 소개된 <농촌은 사라지지 않는다>라는 책에서도 제안하듯이, 일본의 농산촌의 소멸에 대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일본 지역(지방)의 부활이 가능하다는 처방전도 다양하게 쏟아지고 있다.

우리는 한국보다 먼저 지방소멸의 문제를 경험하는 일본을 통해 한국 지방의 활로를 찾을 수 있다. 이는 향후 별도 논할 예정인 한국형 도시(지방) 안전의 전제조건에 해당된다.

일본 농산촌의 초고령화와 소멸 가능성 등은 최근에 발생한 문제가 아니다. 경제대국으로 접어든 1960년대 중반부터 일본 농산촌은 과소화 및 고령화 문제에 대해 절실하게 맞서 왔다.

‘지방소멸’이란 단어는 일본의 마스다 히로야(増田寛也) 일본창성회의(日本創成会議) 대표가 쓴 <지방소멸: 도쿄(수도권) 집중화 현상이 초래하는 인구급감>이란 책에서 언급된 것이다.

히로야 대표는 지속적인 인구감소는 결국 지역의 축소와 일본의 파멸로 이어진다고 경고하며, 이를 돌파하기 위한 ‘지방창생전략’을 제시했다.

‘지방창생전략’은 일자리가 사람을 부르고 사람이 다시 일자리를 부르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는 것으로, 인구의 안정과 더불어 생산성 향상을 목표로 한다.

고용의 질적·양적 확보를 통한 일자리 향상, 인재확보 및 출산에 대한 지속지원을 통한 인적자원 확보, 지역특성을 반영한 마을 문제해결 등을 해법으로 제시한다.

이러한 문제제기에 공감해 일본은 2014년 총리직속으로 컨트롤타워인 지방창생본부를 신설하고 지방의 고용 및 인구유입, 젊은 세대의 결혼과 출산, 육아지원이라는 전략적 목표를 세워 지역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2020년까지 지역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인재육성을 위한 일자리 창출, 기업의 지방거점 강화, 지방에서 수도권 진입 제한, 임신·출산·육아에 대한 지원정책, 지역 간 광역 연계 등을 추진하는 것이다.

실제 일본은 중앙주도형 인구감소정책으로 최근 출생자수도 증가하는 효과를 얻었다고 공표하기도 했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2011년 3.11 동일본대지진 이후, 일본에서는 젊은 층의 귀농귀촌이 증가하는 현상이 새롭게 일고 있다. 이러한 젊은 층의 움직임은 과소화 지역의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있다.

한국 역시 농산촌 상황과 선진사례들을 점검하여 지방소멸에 대비하여 조속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 때 다음의 사항들을 고민해야 한다.

첫째, ‘지방 살리기’ 혹은 ‘지방 살아남기’ 정책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한국 농산촌의 다가올 소멸 현상을 진단하고, 부활하기 위한 처방전을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과연 농산촌은 붕괴 위기 직전인가? 누가 왜 농산촌을 떠나는가? 농산촌의 인구감소 문제를 극복하는 정책은 무엇인가? 농산촌의 인구유입(移住) 촉진을 위한 추진과정은 어떠한가?

과연 농산촌 재생이라는 목표에 도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렇다면 이를 해결할 행위자는 누구인가? 등 다양한 문제의식을 인식하고 논의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이 절실하다.

둘째, 일본의 지역 활성화에 관한 역사적 고찰 및 정부-지방-지역주민 융복합형 실천 방식을 한국형 모델로 재정립해야 한다.

일본은 산간지역의 활성화를 여러 방식으로 마을·지역만들기에 도전하고 있고, 지역주민 스스로가 주도하는 현장의 목소리(선호)와 힘(추진력)을 활용하고 있다.

특히, 농산촌 현장에 필요한 정책 및 대안에 관한 맞춤형 의견수렴의 프로세스는 우리 가 본받을 만하다.

셋째, 일본의 국가 균형발전과 지방창생 정책에 관한 중요한 교훈은 인구정책에 있다. 일본은 농촌-산촌 이주(田園回帰) 프로젝트 등 사회의 새로운 변화에 관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유사한 정책이 실시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농산촌의 재생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실정이다.

결국 지방 살리기를 위한 다양한 노력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각 지역별 특성과 선호를 제대로 반영하여 한국형으로 소화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다.

/김영근 고려대 글로벌일본연구원 교수
 

** 이 글은 고대신문(제1852호)에 실린 시론 '일본 지방소멸론에서 얻는 한국의 교훈'을 재게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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