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없는 광주전남행동 성명 [전문]
국내 최대 규모 지진발생, 정부는 모든 핵발전소를 측각 멈추고
노후핵발전소 폐쇄, 신규핵발전소 건설 중단을 선언하라
지난 9월 12일 저녁 7시 44분과 8시 32분 각각 규모 5.1과 5.8의 지진이 발생했다. 1978년 기상청 관측 이래 최대 규모 지진이다. 지진 발생 지역은 경주시 내남면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번 지진은 수도권 지역뿐만 아니라, 광주 전남지역에서도 진동을 느낄 정도로 큰 규모였다.
걱정되는 것은 핵발전소다. 두 지진 발생 지역에서 월성 원전까지는 불과 27km 가량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지진 발생 당시 한국수력원자력(주)는 지진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발표했지만, 뒤늦게 오후 11시 50분경 점검을 위해 월성원전 1~4호기를 수동 정지했다고 밝혔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수력원자력(주)는 핵발전소의 내진설계가 규모 6.5이므로 안전하다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대형사고로 바로 이어지지 않았더라도, 원자로에 균열이나 크고 작은 이상이 생기지 않았는지 꼼꼼한 점검이 반드시 필요하다.
동해안은 핵발전소 밀집지역이다. 경주의 월성원전 외에도 울진, 월성, 신월성, 고리, 신고리의 핵발전소 20기가 전 세계에 유례없이 밀집되어 운전되고 있다. 이번에 발생한 지진은 경북 영덕군 덕천에서 부산 작동강 하구까지 이어진 170km의 대형 단층인 양산단층이 움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양산단층 외에도 동해안에는 크고 작은 단층대가 60여개나 존재한다. 실제로 지난 7월 5일에도 울산 동구 동쪽 52km 해상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지진은 이번 양산단층과는 다른 쓰시마-고토 단층의 영향으로 일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단층의 지진 발생 가능성에 대해 그동안 국내 전문가들의 지적이 없었던 게 아니다.
우리는 5년 전에 일어난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를 다시 한 번 상기해야 한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원인은 동일본지진에 기인한 것이었다. 사고 발생 전, 수차례에 걸쳐서 지진 발생 가능성과 핵발전소 내진 설계 문제, 그리고 쓰나미 대책의 필요성을 전문가들 지적했지만 제대로 된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 결국 자연에 대한 인간의 오만과 경시가 대재앙으로 이어진 것이다.
후쿠시마 사고 발생 당시, 한국의 핵산업계는 한국 내 지진 발생 가능성이 극히 낮아서 일본과 같은 사고는 나지 않는다고 단정했다. 그 말에 이제는 현실성은 없다. 후쿠시마와 같은 사고가 한국에서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 이번 지진을 계기로 자연의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번 지진은 한반도가 결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을 증명했다. 광주전남 지역의 한빛 원전도 예외가 아니다. 내진 설계 강화를 비롯한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대형 참사가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안전성이 객관적이고 명징하게 확보되기 전까지는 가동 중인 원전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 그리고 위험성이 높은 노후핵발전소 폐쇄하고, 신규 핵발전소 건설 또한 중단 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16.9.13.
핵없는 세상 광주전남행동 (공동대표 황대권. 박선화. 백희정. 효진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