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은 몸에 맞아야 어울려

남의 잔치에 재 뿌리는 것은 아니지만, 축하와 걱정이 반반이다. 맞지 않는 옷을 입었지만, 기왕에 당이라고 만들었으니 조금이나마 정치발전에 공헌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신뢰를 최우선에 두고 정직하게 정치를 하라는 것이다. 작은 체구에 옷만 크게 입었다고 거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들이 분수를 잘 알아서 처신해 주길 바란다.
 
■신뢰회복이 최우선
 

구멍가게를 해도 신용이 생명이다. 개성상인들이 성공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신용이다. 창당한 ‘국민의당’에게 신뢰를 요구하는 이유는 자신들도 잘 알 것이다. 정치하는 사람에게 신용을 바라는 것은 마치 사기꾼에게 돈 꿔주는 것만큼이나 바보짓이지만 한 때 국민의 지지를 50%나 받았던 사람이다. 수염이 덥수룩한 박원순을 껴안고 시장선거를 양보하는 모습은 마치 자비심 많은 부처님처럼 보였다. 물론 안철수는 서울시장은 안중에 없고 대통령이란 잿밥에만 마음이 있었다.
 
대통령 선거에서 보여준 안철수의 행보는 위선의 극치였다. 느닷없는 사퇴 선언과 투표 당일 미국행. 그 후에 신당 창당, 새정치민주연합 창당, 탈당, 다시 창당, 국민회의와 합당, 국민의당 창당. 이제 끝인가. 너무 어지럽다.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플리커 앨범

허물없는 자 누가 있으랴. 그러나 적어도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에게는 정도 문제다. 하나씩 드러나는 위선의 꺼풀은 이제 두려움으로 변한다. 반성이 없다. 변명 일색이다. 믿으라면 믿어야 하는가.
 
자전거는 혼자 운전할 수 있다. 선박은 아무리 선장이 유능해도 혼자서는 안 된다. 안철수는 개인적으로 능력이 있을지 모르나 옆을 한 번 보자. 이미 검증이 된 인물들이다. 한숨이 나온다. 저 사람들과 함께 안철수가 무슨 정치를 해 나갈 수 있을까. 솔직하게 털어놓자. 신뢰가 가는 인물이 누가 있는가.
 
그렇게 고르라고 해도 힘들 만큼 골랐다. 일일이 지적할 수도 있지만 몇 가지만 지적하다. 김한길이 몸담은 정당이 어떻게 됐던가. 탈당·복당의 기록을 소유한 정치인도 있다. 출신 지역구에서 물갈이 여론이 뜨거운 정치인들은 어쩔 것인가. 자신에게 이익이 없다면 대의명분은 쓰레기 버리듯 한다. 전당대회장에 보였던 탈당 의원들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국민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할 것인가. 선대본부장인 김한길은 어떤 모습을 보일지 국민은 주시한다.
 
■사람은 모래알처럼 많아도
 
사람은 많지만, 사람다운 사람을 구하기가 무척이나 힘들다는 것을 안다. 그래도 국가장래를 책임지겠다는 거대한 약속을 하고 창당하는 정당이다. 안철수는 신당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겠다고 선언했다. 말 그대로 모든 것이다. 실패하면 안철수라는 존재가 사라지는 것이다. 그러면 그와 함께하는 사람들은 또 어디로 가는가. 차라리 말을 하지 않는 것이 마음 편하다.
 
장사를 하려면 팔릴 물건을 늘어놓고 사달라고 해야 도리다. 새정치를 지향하는 국민의당에 젊은이가 없다. 여성도 없다. 보이는 것은 멀쩡한 당에서 분란을 일으키고 탈당한 사람들이다. 내 물건이 좋으니 사 달라고 하기가 염치없다.
 
교섭단체 구성에 목을 매느라고 전략위원장이라는 김영환은 ‘더민주’에게 컷오프 대상자를 왜 발표하지 않느냐고 투정이다. 지지율은 급락이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수도권 지지율은 17.7%에서 11.9%(1월25~29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호남 지지율도 떨어졌다. 안철수는 호남 유권자를 너무 몰랐다. 호남민심은 정권교체가 가능한 전국정당을 원하는 것이다. 당이나 깨고 호남에만 매달리는 정당은 필요 없다는 것이다. 안철수가 잘못 짚었다.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플리커 앨범

국민들이 묻는다. 도대체 안철수는 지금 누구와 싸우고 있으며 누구를 위한 정치를 하고 있는가. 많은 국민들은 안철수가 새누리당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문재인과 싸우고 있다고 믿었다. 아직도 문재인과 싸우는가. 문재인만 제거할 수 있다면 누구와도 손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이제는 국민을 위해 박근혜 정권과 싸울 때다. 정치란 국민의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안철수는 지금 부패한 박근혜 정권과 싸우는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왜 정치를 하는가 묻고 싶다.
 
■옷은 몸에 맞아야 맵시가 난다
 
정치인에게 정직 이상으로 소중한 덕목이 어디 있겠는가. 노무현 대통령이 한 말이 있다. ‘죽을 경우가 아니라면 거짓말을 하지 말라’ 보통 사람들이 어떻게 그렇게 살 수 있으랴. 그러나 국민의 행복을 최고의 선으로 삼아야 할 정치지도자는 다르다. 정직은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할 가치다. 주먹 불끈 쥐고 흔드는 안철수로부터 애국과 애족의 진한 향기가 풍겨야 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세계적 석학으로 홍보된다. 총명한 머리를 가진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컴퓨터 바이러스 퇴치 백신 개발과 석학은 다르다. 논문 5편으로 세계적 석학이 된 안철수 당 대표다. 인간의 결점이야 이루 말할 수 없지만 이를 거짓으로 포장하면 안 된다. 더구나 국가의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은 더더욱 안 된다.
 
안철수 당 대표에 대한 평가는 여러 가지로 회자되고 있다. 모든 것이 자기본위라는 것이다. 그의 정치행적을 보면 알 수가 있다. 창당도 탈당도 자유자재다. 혼란스럽다. 예측가능한 정치가 필요하다. 독재는 예측불가능이다.
 
조급히 창당하다 보니 미숙한 게 하나둘이 아니다. 잘 극복해야 할 것이다. 한 가지 명심할 것이 있다. 당장은 손해가 날 것 같지만 옳은 길을 가면 결국 이득이 된다. 몸에 맞는 옷을 입으라는 것이다. 옷에다 몸을 맞추면 절대 안 된다. 건물을 지을 때는 자재를 봐야 한다. 욕심만 부리다가는 불량건축물이 된다. 함께 살 사람도 생각해야 한다. 급하다고 잡동사니로 채우면 국민과 민심이 떠난다.
 
욕심을 버려야 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과욕으로 인생의 패배자가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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