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혁신. 마지막 기회다

새정치민주연합의 혁신위원회가 활동을 시작했다. 국민들이 비상한 관심으로 주시하는 이유는 혁신위원회의 성공 여부가 바로 이 나라 정치의 고질병을 고칠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는 간절한 희망 때문이다. 이제 단순한 희망이 아니라 염원이 되었다.

김상곤 위원장은 ‘사약을 놓고 상소를 올리는 심정’이라고 얘기했고, 문재인 당대표는 모든 권한을 위원장에게 위임한 채 ‘육참골단’을 선언했다. 몸에서 선혈이 느껴지는 처절한 각오다. 혁신위원인 조국 교수는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다. 혁신위원의 조건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국민은 이들 모두의 선거 불출마 선언을 원할 것이다. 자신에게 걸린 이해가 없어야 더욱 공정해 지고 당당해지기 때문이다.

▲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22일 오후 광주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전남 100인 원탁회의에 참석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광주인

좋은 일에는 항상 마가 끼기 마련이다. 벌써 초를 치는 인간들이 나타난다. 이유야 뻔하다. 도둑이 제일 싫어하는 것은 도둑 잘 잡는 경찰이다. 그들이 들고 나오는 것은 죽으나 사나 ‘친노패권’이다. 박주선은 친노들이 혁신위원이고 이들의 강력한 물갈이 주장 때문에 호남에서 대선후보가 나올 수 없다고 한다. 멀쩡한 정신으로 할 수 없는 말이다. 제정신인가.

박지원은 워크숍에서 밭에 배를 솎아내는 봉사를 하면서 ‘마치 자신을 잘라내는 기분’이라고 비장감을 토로했다. 속내를 털어내는 것 같아 안쓰럽다. 왜들 이런 생각들을 하는 것일까. 혁신위원회가 문제를 만들어서 혁신한다는 의구심 때문인가. 우선 친노혁신이라는 인식부터가 잘못된 것이다. 스스로 무덤을 파는 이런 짓을 누가 한단 말인가. 이제 좀 그만해라.

혁신위원으로 임명된 후배가 분명히 말했다. “이제 나에게는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이라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박지원이나 김한길, 박주선, 유성엽, 김영환, 황주홍, 조경태 등 새정치민주연합 안에서 늘 분란의 주연으로 분열과 갈등을 일으켰던 사람들은 이미 마음속으로 결정해 놓고 있는 거 아닌가. 혁신위원들 중 친노가 많으니까 자기들을 혁신의 대상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혁신의 대상이 될 경우 ‘봐라 우리말이 맞지 않았느냐’ 반발해 혁신위를 무력하게 만들고 최악의 경우 당을 파탄으로 몰아넣을 것이다.

박주선이 말하는 ‘호남에서 대통령 후보가 나오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라는 엄포는 자신들 행보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노회한 술책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바로 이 점을 혁신위원들은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들은 최악의 경우 탈당 후 신당을 만들어 자신들의 왕국에서 살아남는다는 망상에 갇혀 있다. 망상에서 깨어나 하나가 되어야 한다.

혁신위원회는 트집잡힐 여지를 없애야 한다. 그것은 바로 원칙과 상식이다. 국민들이 주시하는 가운데 혁신위원회를 운영하고 한 점 의혹도 없이 정해진 규칙을 적용해 간다면 아무리 박지원, 박주선이라도 도리가 없다. 물론 만용을 부리는 부류가 있겠지만, 그것은 문제가 아니다. 왜냐면 그들이 철석같이 믿고 있는 호남에서도 외면을 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정치인생은 종지부를 찍게 될 것이다.

■이제 물러설 곳도 없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오늘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지금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이 하는 일련의 행위를 보면서 이 땅의 민주주의가 살 길이 어디 있다고 생각하는가. 세월호 참사, 메르스 사태, 황교안 청문회 등을 거치면서 저들이 보여준 방약무인과 무능을 국민들은 어떤 희망으로 보는가. 국민의 절망을 저들도 안다. 위기의식이다.

▲ 김상곤 혁신위원장과 혁신위원들이 22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전남 100인 원탁회의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광주인

혁신위원회가 국민들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생각되면 파괴공작은 도처에서 들어 올 것이다. 그들의 파괴공작은 종편을 비롯한 적대적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연일 보도될 것이다. 때문에 혁신위원들은 감상곤 위원장이 말한 ‘사약’을 들고 상소를 올리는 비장한 각오가 필요하다. 당원 모두가 사약을 들고 혁신에 매진해야 한다.

대화는 하되 굴복은 안 된다. 어정쩡한 타협은 국민의 신뢰를 송두리째 무너트린다. 그럼 끝이다. 말 같지 않은 트집은 처음부터 무시해 버려야 한다. 그들은 언제나 비상무기를 준비하고 있다. 바로 자신들의 비합리적인 억지가 궁지에 몰렸을 때 빼 드는 무기다. 그것이 바로 ‘친노패권’이다. 당이 망하거나 말거나 상관없다. 단호하게 배척해야 한다. 받아주면 끝이다. 빌미를 주어도 안 된다. 김경협 의원도 ‘세작’ 발언에 대한 징계를 받아야 한다.

그들에게 묻는다. 언제까지 비노반노의 낡은 무기로 정치를 망칠 것인가. 호남을 방패로 한 떼쓰기도 이제 약효가 다 했다. 이제는 합리적 정치세력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방법은 무엇인가. 역시 상식과 원칙이다. 그래야만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갈라 선 다음에 오는 결과는 뻔하다. 누가 박수치고 환호할 것인지는 자신들도 잘 안다. 이것이 국민을 위한 정치인가.

국민도 더 이상 참을 수 없고 그다음에 올 것은 너무나 무서운 사태다. 박근혜 정권과 그를 둘러싸고 있는 세력들은 무슨 짓이든 할 수가 있다. 이미 준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두렵지 아니한가. 그 다음에 빚어질 비극은 차마 생각하기도 싫다.

“새정치민주연합 앞에는 서서히 죽는 길이 남았다. 이런 정당에 누가 권력을 맡기겠나.”

조국 교수가 한 말이다. 얼굴을 들 수 있는가.

이제 혁신위원이나 새정치민주연합이나 선택할 길은 하나다. 이해득실 모두 묻어 버리고 혁신위원회 결정에 전폭적인 지지와 복종을 해야 한다. 독배를 든 심정으로 혁신해야 한다. 못하면 마시고 죽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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