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여성대회 준비위, “빈곤으로 악화되는 여성의 삶, 이제는 변화해야”

“‘2013년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광주여성대회’는 빈곤(생존권)과 차별의 해소, 폭력의 종식을 주요한 성평등 과제로 제시하려고 합니다. 1970년대부터 제기되었던 이들 주제를 2013년에 다시 꺼내 드는 것은, 현재 여성들의 처지가 다시 빈곤과 폭력의 한가운데 놓여 있기 때문입니다.”

'여성에게도 선거권을 달라', '노조결성의 자유를 보장하라', '임금을 인상하라', '10시간 노동 보장하고 작업환경을 개선하라'며 미국 방직공장 여성노동자 1만 5천여 명이 뉴욕 룻저스 광장에 모여 무장한 군대에 맞서 싸운 1908년 3월 8일을 기념한 ‘세계여성의날’. 

105주년을 맞아 ‘2013년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광주여성대회 준비위원회(이하 광주여성대회 준비위)’가 ‘여성 빈곤과 폭력없는 세상’을 촉구하고 나섰다.  (아래 광주여성선언 전문 참조)

▲ 1908년 3월 8일을 기념한 ‘세계여성의 날’ 105주년을 맞아 ‘2013년 3․8 세계여성의날 기념 광주여성대회 준비위원회’가 7일 오전 11시 광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 빈곤과 폭력없는 세상"을 촉구하고 있다. ⓒ광주인


근로정신대할머니를위한시민모임, 민주노총 광주본부, 광주여성노조,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진보정의당, 광주여성인권지원센터, 광주YWCA, 전교조, 광주진보연대, 광주여성노동자회, 광주여성민우회, 광주여성의전화, 광주여성장애인연대, 광주여성회, 광주여성센터 등 14개 시민사회단체와 정당이 광주여성대회 준비위원회를 꾸렸다. 

여성대회준비위는 7일 오전 11시 광주광역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정부와 광주시는 여성빈곤과 폭력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여성의 처지를 다시 점검하여 정책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성빈곤과 폭력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광주여성대회 준비위는 “△20만 공공부문 여성비정규직 정규직화 △최저임금을 노동자 평균임금의 50%로 인상 △돌봄노동 가치 인정하고 노동자로 인정 △임신, 출산에 대한 여성선택권 존중 △여성폭력피해자 시설 생계비 50% 인상 △성매매 알선업자 처벌 강화, 성매매 여성 비범죄화 △2차 피해 예방”를 반드시 실현해야 할 과제로 제시했다.

또 광주여성대회 준비위는 “△여성장애인 전담 부서 설치 △장애인일자리창출에서 여성장애인 40% 할당 △여성장애인 재생산권 보장. 양육지원체계 구축 △남성돌봄 참여 보장 △학교 비정규직 교육공무직으로 전환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고, 남북여성교류 보장”하는 등 13개 과제를 발표했다.

주경미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이날 “올해는 후퇴하는 역사와 정치를 올곧게 세워 내년에 새 지방정부를 세우는 것을 다짐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광주여성대회 준비위는 기자회견에서 광주를 ‘여성친화도시’로 제정하는 데 노력한 광주지역 여성지방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2013년 3.8 세계여성의날 기념 광주여성선언 [전문]

“2013 여성, 빈곤과 폭력없는 세상으로”

여성의 삶이 악화되는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우리사회에서는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향상되었다는 인식이 팽배하여 어려운 여성의 삶의 문제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여성의 대학진학률, 사시합격률이 증가한다고, 여성대통령이 나왔다고 전체 여성의 차별적 삶이 변화하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발표된 박근혜 정부의 ‘행복연금’은 비정규직 등 질 낮은 일자리에서 일하는 많은 여성을 배제하거나 노후소득을 보장하지 못합니다.

‘2013년 3·8 세계여성의날 기념 광주여성대회’는 빈곤(생존권)과 차별의 해소, 폭력의 종식을 주요한 성평등 과제로 제시하려고 합니다. 70년대부터 제기되었던 이들 주제를 2013년에 다시 꺼내드는 것은, 현재 여성들의 처지가 다시 빈곤과 폭력의 한가운데 놓여 있기 때문입니다.

경제위기가 계속되면서 불안정한 고용은 여성을 복지시스템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하고 나아가 빈곤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성희롱·성폭력·성매매·가정폭력의 위험에서도 자유롭지 못합니다. 대립과 갈등으로 불안한 남북관계는 위태롭기만 합니다.

박근혜 정부와 광주광역시는 여성의 처지를 다시 점검하여 정책의 방향을 어려운 여성에게 맞추어야 합니다. 여성빈곤과 폭력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아래 13개의 과제를 반드시 실현해야 합니다.

○ 빈곤 없는 세상

한국의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은 49.7%로 이는 OECD 국가 평균 64%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성별 임금 격차는 OECD 평균 15%의 2.6배에 달하는 38.9%로 OECD 국가 중 1위이며, 법정 최저임금 미달자 중 여성노동자 비중은 무려 61.5%입니다. 또한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는 전체 여성노동자의 61.8%로 남성의 1.5배입니다.

많은 여성들이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거나 경력단절을 경험하고 있고, 임금노동을 하고 있는 여성들의 노동환경은 열악합니다. 여성들은 저임금, 비정규직으로 일하며 사회보험 사각지대에 놓여있어, 질병이나 산재를 겪게 되면 빈곤층으로 추락하고, 노후마저 불안합니다. 사회양극화로 인한 빈곤으로 더욱 악화되고 있는 여성의 삶, 이제는 변화되어야 합니다.

○ 폭력 없는 세상

최근 3년간 매년 접수되는 성폭력 사건은 2만여 건을 상회하고 있고, 10% 내외의 신고율을 고려하면 실제 발생하는 성폭력 사건은 최대 20만 건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기소율은 41.0%에 불과하고 실형 선고율 또한 1.2%에 그치고 있습니다. 부부폭력률도 53.8%에 이르고 있으나 경찰에 도움을 요청한 경우는 8.3%로 극히 저조한 상황입니다.

여성폭력을 예방하고 근절하기 위한 법과 제도가 이미 마련되어 있으나, 여성폭력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여, 범죄 예방과 피해자 보호, 가해자 처벌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여성폭력 근절과 예방을 위해 사회 전반의 인권 감수성을 높이고, 폭력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 소외와 차별 없는 세상

민주주의의 확장은 모든 차별을 없애려는 노력에서 시작됩니다. 실제 우리사회에서 이주여성, 장애여성, 비혼여성, 미혼모, 한부모여성, 여성성소수자, 여성노인은 여전히 소수자이자 여성이라는 2중 굴레에서 차별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한부모여성, 미혼모, 여성노인 등 여성 1인 가구주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에 있으며, 이들은 낮은 취업률과 소득으로 인해 경제적으로 취약합니다. 여성가구주 중 취업을 한 경우는 58.4%로, 남성가구주 취업비율인 85.3%를 한참 밑돌고 있으며, 여성가구주 소득 또한 남성가구주의 절반 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주여성, 장애여성, 여성성소수자 등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여성들은 사회적 편견으로 인한 차별과 노동할 권리, 안전할 권리 등 생존을 위한 기본적인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취약계층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 개선과 차별 해소를 위한 특별한 관심과 지원정책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 여성빈곤과 폭력 없는 세상을 위해 반드시 실현해야 할 13대 과제

1. 20만 공공부문 여성비정규직부터 정규직화하라!
2. 최저임금을 노동자 평균임금의 50%로 인상하라!
3. 돌봄노동 가치를 인정하고 노동자로 인정하라!
4. 임신, 출산에 대한 여성선택권을 존중하라!
5. 여성폭력피해자 시설 생계비 50% 인상하라!

6. 성매매 알선업자 처벌 강화하고, 성매매여성 비범죄화하라!
7. 사법기관·법률조력인·언론·의료기관에 여성폭력관련 교육실시하여 2차 피해 예방하라!
8. 광주광역시는 여성장애인 전담 부서를 설치하라!
9. 광주광역시는 장애인일자리창출(목표 1000개)에서 여성장애인 40%할당하라!
10. 여성장애인 재생산권 보장하고 양육지원체계 구축하라!

11. 아버지영아휴가 30일 보장(통상임금 100% 지급)하고 남성돌봄참여 보장하라!
12. 학교 비정규직 교육공무직으로 전환하고 호봉제 실시하라!
13.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고, 남북여성교류를 보장하라!
2013. 3. 7

3.8세계여성의 날 기념 광주여성대회 준비위원회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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