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한다는 여론조사… 잘하긴 뭘 잘해

남의 집을 털고 나온 도둑이 하는 말이다.
‘난 좋은 놈이다. 물건 남겨놓고 나왔다.’

강을 건너는 ‘누우’를 잡아먹은 악어가 하는 말이다.
‘날 욕하지 말라. 이렇게 눈물도 흘리고 있지 않으냐’

방송사들이 무슨 리서치엔가 의뢰해서 여론조사를 했단다. 깜짝 놀라는 척했을 것이다.
‘어어! 저렇게 잘하고 있어. 더 칭찬을 해 줘야겠구나.’

이렇게 다짐을 했을까. 방송사 욕하지 말라. 국민이 잘한다고 했다지 않은가. 방송사는 여론조사만 의뢰했고 대답은 국민이 한 것이다. 대통령이 엄청 잘한다고 해서 방송이 ‘톱뉴스’로 내보냈는데 왜 시빈가. 시비로 들리는가.

이제 대단한 사장님들께서 특별지시라도 하지 않을까. 저렇게 잘하는 대통령이니 더욱 칭찬과 격려를 하라고 말이다.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해야 한다.

사장의 지시만 떨어졌다 하면 입속에 혀처럼 잘 돌아갈 것이다. 이미 체념했으니 욕하기도 싫지만 그 인간들 하는 꼴을 보면 언론이 아니라 전단지로 보이며 언론이라는 것이 저렇게 타락도 하는구나 똑똑했던 얼굴들이 하나둘씩 떠오르며 가슴이 저리다.

요즘 인간 같지도 않은 것들이 툭하면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한다. 쥐나 개나 모두 고소다. 원래 명예가 있어야 훼손이고 나발이고 있기 마련인 데 본시 없는 명예가 무슨 훼손을 당한단 말인가.

정연주가 칼럼에서 ‘무죄란 죄목도 무겁다’고 했다. 원래 죄가 없는 데 무슨 무죄란 말인가. 명예가 없는데 무슨 명예훼손이란 말인가. 누가 이따위 사람 같지 않은 짓들을 하는지 이미 짐작을 했을 것이다.

로비라는 것을 어떻게 하는 것인지 잘 몰랐는데 이번에 확실하게 알았다. 충성맹세가 로비며 화장실 음식점 가리지 않고 강아지처럼 졸졸 따라다니는 게 로비다. 과거 어떤 사장 후보가 추운 겨울에 자기를 만나려고 새벽 2시까지 기다렸다고 했단다.

언론사에서 출세하려는 사람들은 돈을 모아 감사패라도 전달해야 할 것이다. 얼마나 생생한 참고서인가. 이러나저러나 당사자는 죽으면 그만이지만 자식새끼들은 무슨 죄인가. 언론사 사장 로비 원조의 자식이라는 영예를 달고 다녀야 하니 자식 잘못 둔 죄가 아니라 애비 잘못 둔 죄며 그 후손들은 조상 잘못 둔 죄라고 할 것이다. 애비 보기 민망할 것이다.

을사오적은 영원불멸이며 이승만 독재 박정희 전두환도 역사와 함께 영원무궁이다. 땡전 뉴스 시절 언론 탄압하던 이런저런 언론계 인물들은 죽어서도 이름은 술안주 감이다. 소름끼치지 않는가. 지금 국민들 사이에 오르내리는 로비인사들의 이름도 역사에 분명히 기록될 것이다. 좋은 머리로 좋은 학교 다니며 제대로 된 인간 되기를 원했던 부모들이 속상할 것이다.

지금도 인터넷에서 아무개 하고 치면 쫘악 나온다. 몸서리 처질 것이다. 진시황 같은 폭군이 나와서 인터넷 모두 없앤다고 할 것 같아 겁이 난다. 인터넷 없으면 칼럼 쓸 방법이 없다.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보편적 가치라는 것은 변하지 않고 내려오고 있다. 무엇이 나쁜 짓이고 무엇이 좋은 일인가. 어떤 일은 해야 되고 어떤 일은 하지 말아야 하는가.

이런 분별은 머릿속에 든 지식이 아니라 양심이 하는 것이다. 보편적 상식이 분별하는 것이다. 악어의 눈물은 양심이 아니고 도둑놈의 궤변도 상식이 아니다. 악어에게 명예가 있고 도둑놈에게 명예가 있을 리 없다. 이들이 명예훼손을 들먹이면 그야말로 명예에 대한 명예훼손이다.

어차피 인생은 한 번 살다가 죽는 것이라고 한다. 한 세상 사는 것이다. 편하게 잘 먹고 잘 살다 죽으면 그만이다. 남 사정 봐 줄 거 없다. 욕먹으면 어떠냐. 죽은 다음에 알 게 뭐냐.

그러나 은총으로 태어난 인생. 어렵게 태어났으니 남한테 욕먹지 말고 반듯하게 살아보자. 남한테 손가락질당하며 살 수야 없지 않으냐. 죽은 다음에 자식들 손가락질당하며 살면 그건 아니다.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열사는 누구나 하는 것이 아니나 상식적 행동은 보통사람이면 다 할 수 있는 할 수 있다.

먹물 지식인 기자의 타락

소위 먹물이라는 지식인의 오만과 타락이 세상을 망친다. 배웠다는 인간들도 저런데 우리가 나쁜 짓 좀 하기로서니 뭐가 잘못이냐면서 따라 한다. 훌륭한 사장 시절에 좋았던 기자가 그렇게 못된 기자가 될 줄 몰랐다. 역시 윗물은 맑아야 한다.

양심은 누구나 있다고 한다. 그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주 열심히 꾸준하게 양심을 더럽히는 인간도 있다. ‘보온병’ ‘자연산’ ‘날치기 예산은 정의’ ‘로비의 달인’ ‘조인트 사장’ 이루 다 열거할 재주가 없다.

조중동문을 비롯해서 현재의 KBS MBC 사장을 제외하고 언론사 사장을 역임한 인사들을 만날 기회가 있다. 물었다. 어떻게 둘째 가라면 서러운 언론사 기자들이 그렇게 변하느냐고. 특히 정치권력을 그렇게 끼고 도느냐고. 아주 간단하다는 대답이다.

<보도본부장 보도국장 정치부장 사회부장 편집부장> 이렇게 다섯만 손아귀에 틀어쥐면 만사는 끝이라는 것이다. 어떻게 틀어쥐느냐고 묻지 말란다. 말 잘 들을 기자들은 줄을 서 있으니까. 그래서 인사권을 쥔 사장만 잡으면 언론사 장악 상황 끝이다.

그렇구나. 그랬구나. 그래서 사장 자리가 중요하구나. 사장을 장악하면 언론을 손에 넣는구나. ‘X만한’ 최문순도 다 그렇게 나왔구나. 그러나 너무 좋아하지 말라. 악의 끝은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비참할 것이다.

상식이 무너져 내리는 현실을 보면서 서투른 곡예사의 줄타기를 보는 것 같다. 추락하면 자기 혼자 죽지만 미숙한 운전사가 사고를 내면 죄 없는 사람을 죽인다. 마치 4대강의 물고기를 죽이는 것처럼 말이다. 국민은 물고기가 아니다.

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는 장두노미(藏頭露尾)였다. 교수신문은 ‘민귀군경(民貴君輕)’다. 백성이 귀하고 임금은 가볍다는 의미다. 잘못된 거 아닌가. 반대가 아닌가. 덮어두자.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여론조사가 도마 위에 오른다. 한나라당 내부에서 나온다. 그래도 생각이 돌아가는 인물이 있어서 다행이다.

하기야 민간인 사찰이 횡횡하고 표현의 자유가 억압받는 지금 집 전화번호로 신분이 훤하게 드러나는 응답을 제대로 할 바보가 어디 있으랴. 거기에다 대낮에 집에 있는 사람들이야 뻔하다.

그 결과를 보고 기고만장하는 정치인들이 꼴불견이지만 지들 맘대로니 구경이나 할 수밖에 없다. 결국 대단한 언론들이 엉터리 여론조사에 놀아나고 있는 것이다.

나라 걱정은 기우인가

동서고금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은 있었다. 우국지사가 아니더라도 그 나라의 백성이면 잘못 가는 정치에 대해서 걱정을 했다.

지금은 어떤가. 이명박 정권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특별한 우국지사인가. 그렇지 않다. 정치를 하는 국민이 아니라 평범한 국민들이 대부분이다. 허수의 50% 여론이 아닌 진짜 여론의 주인공들이다. 지난해 6·2선거에서 한나라당에게 완패를 안겨준 국민들이다. 홍준표가 말했다. 허수라고.

허수에 불과한 여론을 믿고 오만방자한 이명박 정권에게 경고와 참회를 요구한 것이다. 국민의 요구는 이명박 정권에 의해 수용이 됐는가. 아니다. 거부됐다. 아니 더욱더 오만했다.

일일이 사례를 들 필요도 없다. 민간인 사찰은 반성도 없다. 스스로 정권의 시녀임을 자임한 검찰의 반성은 보이지 않는다. 한명숙을 다시 재판정에 세웠다. 한반도가 완벽하게 파괴될 수도 있는 남북 간 전쟁의 위험은 항상 도사리고 있다.

온 나라가 가축의 무덤으로 변하는 살처분은 이명박 정권과 상관이 없는가. 예산안 날치기 통과는 무엇인가. 모든 복지가 날아 갔다. 외교는 가장 무능했고 주권국가인가 할 정도로 무력했다.

군의 최고책임자들의 인사는 동네잔치로 전락했다. 이러면서 무슨 화합이며 공정이며 소통인가. 국민들이 눈 크게 뜨고 기다리던 개각은 역시나 회전문만 돌렸다. 4개 종이 매체가 종편을 따냈다. 막장 드라마는 양반이 될 것이다. 언론은 정권의 하녀가 되고 대낮 화면에서 스트립쇼를 보게 될 것이다. 기업들은 광고 협박에 피멍이 들 것이다.



4대강은 올해 판가름을 낸다고 공언했다. 선을 딱 그으면 무리가 따른다. 무엇이 MB로 하여금 오만과 독선으로 전속 질주하게 만들었는가. 500만 표의 위력인가. 여론조사를 믿기 때문인가.

747은 뜨지도 못했고 양극화는 강남공화국을 만들어 냈다. 민간인 사찰을 하지 말고 도청을 하지 말고 조용히 시장바닥을 돌며 국민의 소리를 들어보라. 이미 국민의 마음은 멀리 떠났다. 정두언이 말한 올해에 한나라당이 바닥을 긴다는 말은 선견지명이다.

국민은 편안하게 살게 해주는 정권을 지지한다. 아니면 배척당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잘한다는 50%대의 여론에 고무되지 말라. 연민이 솟는다. 언론에서 잔뼈가 굵은 참모들은 뭘 하고 있는가. 충신의 혀는 바른말을 하다가 언제라도 뽑힐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대안은 무엇인가. 정권교체다. 야당은 거저 정권을 먹을 생각을 버려야 한다. 국민한테 죄를 짓지 말아야 한다. 지금의 자세로는 어림도 없다. 아무리 한나라당이 못 됐다 해도 저마다 홍길동인 조랑말들로는 어림도 없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미 국민들은 요구하고 있다. 하나가 되라. 맹수들도 먹이를 잡은 다음에야 많이 먹으려고 으르렁댄다. 야당은 짐승만도 못하단 말인가. 야당 지도자들 모두 방에 가두고 국민들이 단일화를 이루어 내야 한다. 그러면 반드시 이긴다.

언론과 검찰이 나라를 기울게 한다. 국민의 좌절은 애국심을 버리는 원인이다. 이 정권이 나라를 사랑할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억압으로 국민을 누르고 거짓으로 여론은 조작해 내는 시대는 이제 통하지 않는다.

뼈를 깎는 참회와 반성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종말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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