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물질 충진 대신 생태친화기법 도입
플라타너스 54주 시술 사업비 절감효과도

광주 남구(구청장 김병내)가 상처 입거나 썩는 상태가 진행 중인 가로수에 발포 우레탄 등 화학물질을 이용한 충진법 대신 생태친화적 외과수술 기법을 도입해 가로수 관리 분야의 새 지평을 열고 있다.

남구는 21백운광장에서 월산사거리까지 독립로 구간에 식재된 플라타너스 266주 가운데 결함이 발견된 54주를 대상으로 수목의 건강성을 최대한 살리는 외과수술을 최근에 끝마쳤다고 밝혔다.

광주 남구 독립로 양버즘나무 외과수술 현장 ⓒ 김중태 기자
광주 남구 독립로 양버즘나무 외과수술 현장 ⓒ 김중태 기자

생태친화적 외과수술은 화학물질과 인간의 간섭을 최소화한 것으로, 기존 방식을 대체하는 기법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화학물질을 이용한 충진법은 시간이 지나면서 나무의 부후(썩음)를 가중해 수목의 건강을 해치고, 우레탄 등 화학물질을 사용함에 따라 많은 예산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외과수술에 오른 가로수는 지난해 안전진단 용역에서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나무이다.

남구는 지난 20229월부터 12월까지 대형 가로수의 생명을 위협하는 유해 및 위험 요인을 사전에 진단분석하고, 안전한 가로환경 조성을 위해 독립로와 군분로, 월산로116번길에 심은 플라타너스와 메타세쿼이아 284주를 대상으로 정밀진단 용역을 실시한 바 있다.

조사 결과 독립로 구간에 심은 플라타너스 54주는 일반 기상 조건에서도 부후 등 훼손될 가능성을 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남구는 가로수 외과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광주 나무병원과 손잡고 시름시름 앓고 있는 플라타너스 54주를 대상으로 부후 부위를 도려낸 다음 살균살충 및 방부방수 처리까지 마무리했다.

또 자연건조가 어려운 줄기와 토양이 맞닿은 부위 및 나무 몸통에 큰 구멍이 생긴 자리에 방충망을 설치해 각종 이물질 침입 방지 등을 위한 보완 조치로 끝냈다.

광주 남구 독립로 플라타너스 수술 ⓒ 김중태 기자
광주 남구 독립로 플라타너스 수술 ⓒ 김중태 기자

김중태 광주나무병원장은 발포 우레탄폼으로 썩은 부위를 덮으면 장시간에 걸친 내부 변화상태를 알 수 없는데다 살아 있는 나무는 계속 움직이기 때문에 충진 부위도 갈라질 수밖에 없다. 또 그 틈으로 백색 부후균이 침투해 부후를 확대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고 설명했다.

광주 남구 관계자는 우레탄폼으로 메운 부분을 해체해 보니 오히려 더 썩고 있는 상태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생태친화적 방법으로 외과수술을 진행해 관련 예산도 절감하는 효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