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발제문은 28일 오후 광주 금남로 전일빌딩245에서 열린 '검은碑 어떻게 할 것인가 ?' 시민토론회에서 작품 철거를 주장해온 홍성칠 옛 전남도청복원 범시도민대책위 집행위원장이 발표한 전문입니다. /편집자 주

* 발제문은 지난 2022년 11월 22일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이하 행사위)에서 개최한 ‘검은비’ 이전(회수) 기자회견 자료와 2022년 11월 26일 검은비 존치를 위한 문화예술인과 시민모임(이하 존치모임)에 발표한 성명서를 참조함. /발표자 
 

■논란의 요지

◦ 존치 / 철거의 ‘검은비’ 논란 이면에는 이문제를 바라보는 다른 관점과 기준이 작용하고 있음.

가치의 대립 보다는 문제해결의 기준이 달라서 벌어지고 있는 논란.

◦ 존치의 입장은 작품의 가치와 예술성을 기준으로 삼고 있고, 이전 철거의 입장은 사적지와 공적(유)공간 전시와 활용에 대한 공적인 약속과 신뢰를 기준으로 삼고 있음.

◦ 국가기관이 관리하는 공유재산(공간)이며 사적지인 상무관의 이용과 활용, 그리고 중장기적 관리와 사용계획은 상무관의 성격과 정체성에 맞게 합리적 절차와 합의에 의해 운영됨. 따라서 검은비 논란 해법의 기준은 공적인 약속과 신뢰를 기준으로 삼아야 함.
 

■존치 주장에 대한 사실 관계

ⓒ예제하
홍성칠 옛 전남도청복원 범시도민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이 28일 오후 광주 금남로1가 전일빌딩245 4층 시민마루에서 열린 '상무관 검은비 어떻게 할 것인가?' 시민토론회에서 철거를 주장하는 발제문을 발표하고 있다. ⓒ예제하

◦ 검지, 엄지 등 손가락은 손의 일부. 손 전체의 일부로 손가락 있고, 손가락의 이름, 기능 등 정체성은 손과 함께 또는 손의 일부로서 봐야 되는 것처럼, 상무관도 같은 이치.

상무관은 5·18최후항쟁지로써 장소, 스토리, 정체성에서 옛전남도청의 주요한 구성이고, 옛전남도청과 역사를 함께 하고 있음.

◦ ‘상무관은 1980년부터 2018년까지 무려 38년간 방치되었다’.

‘무책임할 정도로 38년간 방치된 그 곳’ ‘검은비가 세워져서야 개방된 상무관’ ~ ‘검은비는 최초로 상무관을 시민에게 개방해 망각에 묻혔던 기억과 정신을 새로이 되돌린 역사적인 사건인 것이다’ 등의 존치모임 주장에 전혀 동의 할 수 없음.

- 상무관은 1998년 5·18 사적지로 지정 되고도 2011년까지 전남경찰청 남악 이전까지 무도관으로 사용되었고, 상무관을 추모와 계승의 공간으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 1995년부터 ‘추모 분향소’ ‘헌혈의 날’ ‘시민정신 재현 추모제’ 등이 개최 되었음.

아시아문화전당 건립과 리모델링 시기인 2015년까지는 분수대를 제외한 전 공간 사용이 중단 되었고, 2016년부터 개방 및 운영이 예정 되었음.

- 검은비 1차 전시 시기는 옛전남도청 전체가 처음으로 개방된 시기였고, 2차 개방도 그랬으며, 같은 시기에 옛전남도청 회의실 1층과 2층 강당에서는 오월을 기억하고 계승하는 여러 작가들의 전시와 극이 상영되어 호평을 받았음.

◦ 상무관 원형이 존재하는 한 상무관의 역사와 흔적, 그리고 그 안에 깃들어 있는 정신과 얼은 사라지지 않을 것. 의미와 정체성도 그대로 간직하고 있을 것임.

검은비로 인해 개방되고 추모와 통곡의 공간으로 거듭나 역사적 장소로 재생되었다는 존치모임의 주장은 사실관계도 다르며 검은비를 중심으로 상무관을 바라보는 주관적 입장으로 동의하기 어려움.

◦ ‘이제까지 복원계획이 공개된 적이 없다. ~ 상무관을 어떤 내용으로 복원하겠다는 것인지 그 계획을 밝혀야 한다’ ‘검은비 는 광주시민에게 무상 헌정되었다’ 등의 주장도 사실이 아님.

- 복원계획은 그동안 기본계획 의견수렴, 설명회 등을 수차례 공개적으로 진행했고, 분기별로 언론에 브리핑하고 있으며, 책자와 문서 등으로 여러 단체와 기관에 전달하고 있음.

(복원추진단을 한 번만 방문하거나 문의해도 바로 알 수 있음)

- 검은비 헌정도 작가와 존치모임의 일방적 주장.

광주시민을 대표하거나 대변하는 기관, 일테면 광주시나 구청, 의회나 교육청, 아니면 문화재단이나 비엔날레재단, 나아가 아시아문화전당 등 어떤 기관이 헌정을 받았는지?

주장과 요구는 할 수 있으나 기증과 헌정의 절차와 인정이 공식화 되지 않았음.

오히려 광주시는 여러 검토 끝에 받을 수 없다고 작가측에 통보했고 입장도 밝힘.

▪ 검은비 존치의 근거로 삼고 있는 검은비와 상무관의 개방관계, 옛전남도청복원과 검은비 존치관계, 검은비 헌정했다는 주장은 정확한 사실이 아닌 작가와 존치모임의 주장임.
 

■신뢰와 약속이 문제의 본질이며 우선

◦ 검은비 작품은 2018년 38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 주최 ’오월 지킴이와 영원의 노래‘ 메인 작품으로 상무관에 5월 18일부터 6월 17일까지 전시하는 상무관 프로젝트

- 5·18 기념행사 주간 한달 전 작가측의 요청으로 행사위는 당시 민예총 회장(허달용)과 민미협 회장(조정태)에게 검은비 전시 계획을 설명하고 상무관 프로젝트에 부합한 공동전시를 제안하며 상무관 프로젝트가 추진, 전시 되었음.

- 이 과정에서 중요하게 집고 갈 대목은, 유족 어머니들이 처음에는 동의하지 않았고, 지금껏 강력하게 회수를 요구하고 있음. 역사적 상흔을 고스란히 간직한 사적지이며 국가적 공유공간인 상무관을 대하는 유족들의 입장과 태도가 단적으로 드러나고 있음.

- 상무관 프로젝트 추진은 130여개 단체로 이루어진 행사위원회, 140만 시민을 대변하는 광주시, 정부를 대신한 아시아문화전당이라는 공익적 기관, 공적 시스템이 가동되어 규정에 의한 절차와 합의, 약속이행을 담보로 성사된 결과물. 2차, 3차 연장도 이러한 과정은 필수이기 때문에 매번 확약서, 이행각서 등 최소의 근거를 남기는 것.

이는 약속과 신뢰의 근거이며 보증서 임. 일시적 전시와 항구적 전시는 기획부터 전시까지 전혀 다른 절차와 합의가 필요한 사항.

한시적 전시는 종료 후 회수 또는 철거를 전제로 하는 암묵적, 관례적 합의을 바탕에 둠. 이행 합의서가 있는 조건에서 당연히 합의서데로 이행해야 함.

◦ 존치가 목적이었으면 처음부터 의사를 분명히 하고 존치를 위한 절차, 협의, 또는 사회적 공론과 합의를 거쳤어야 함.

- 4차까지 연장하는 동안 존치 의사를 밝히지 않다가 2020년에 갑자기 언론에 존치 의사를 밝히는 것은 그동안 이례적으로 연장에 동의했던 주최 기관들을 무시하는 행위.

당시 함께 참여했던 유족 어머니들, 주최 기관들과 얼마나 협의하고 또 어떤 시민적 숙의와 공론 과정을 거쳤는지 묻고 싶음.
 

■’중재안‘과 ’검은碑 철거는 5·18 정신의 후퇴다‘에 대한 반론

◦ 일반적으로 중재안이라 함은 제3자나 상호 교착점에 있는 자가 양측이 서로 양보 또는 타협할 수 있는 조정가능한 안을 제시, 조율과 협의를 이끌어 내는 문제해결 방안의 한 형태.

- 그런면에서 작가가 제안 한 안은 중재안이라기 보다는 누가 봐도 존치안 임.

상무관 복원과 향후 활동방안(콘텐츠 전시 포함)에 검은비 존치를 전제로 논의 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

검은비는 상무관과 상무관 내에 원래부터 존재했던 원형이 아니며 상무관의 의미와 가치, 정체성을 예술적으로 형상화 작품. 관람하는 사람에 따라, 시대적 감성과 트렌드에 따라 느낌과 감정, 영감이 달라질 수 있음.

ⓒ예제하
ⓒ예제하

- 작품성과 미학적 가치를 논하는 것이 아니라 복원이 우선이며, 원형복원 전제하에 활용방안과 콘텐츠를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해야 하는 사안임. 특히 모든 비용을 복원비용으로 부담하라는 요구는 전혀 이치에 맞지 않은 주장임.

◦ ’검은비 철거는 5·18 정신의 후퇴다‘도 동의할 수 없음. 철거를 주장하면 검은비의 작품적 위상, 추모비로서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미학적 관점과 안목이 떨어지는 것으로 주장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음.

- 검은비 존치 / 철거 논란은 작품에 대한 예술적 가치의 논쟁이 아니라 공적인 약속과 신뢰를 기준으로 우선순위의 문제임.

▪ 상무관이 상시개방 되지 않고 있다고 상무관의 가치와 정체성이 사라지는 것이 아님.

또 상무관만 독립되어 5·18에 대한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다 담고 있다고 할 수 없음.

상무관의 의의와 의미를 더욱 높게 간직하고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라도 현재의 검은비는 약속대로 이전, 회수해야 함.

검은비가 향후 상무관 활용의 하나의 컨텐츠로써 포함되어 논의의 대상이 될 수는 있으나 항구적 존치를 전제로 한 상무관 활용방안 논의와 협의는 동의 할 수 없음.

▪ 혹여 오늘 토론이 검은비 창작에 혼은 담아 인고의 노력을 쏟아 부은 작가를 외면하거나 검은비의 예술적 가치와 미학적 의의에 흠집을 내어서는 안되며 추호도 그러한 의도가 없음.
 

                                         상무관 설치 검은비 작품 진행경과 

 
** 광주광역시 5.18선양과 작성 
 

❍ 제38주년 5‧18기념행사 상무관 프로젝트 ’오월 지킴이와 영원의 노래‘ 개최

⇒ 상무관 프로젝트 ’오월 지킴이와 영원의 노래‘ 개최 과정

- 정영창 작가는 2018년 4월 5‧18민중항쟁 기념행사위원회에 5‧18기념행사 상무관 프로젝트를 제안하면서 민예총에도 프로젝트를 함께 하기를 요청

- 행사위와 민예총은 이를 승낙하면서 정영창 작가는 검은비 작품을 상무관에 설치하였으며, 민예총은 오월어머니 초상화 10점을 함께 전시

⇒ 상무관 프로젝트 “오월 지킴이와 영원의 노래”

- 전시기간 : 2018. 5. 18. ~ 6. 17. / 1개월

- 전시내용 : 정영창 작가 검은비 작품 1점, 오월어머니 초상화 10점

※ 오월어머니 초상화는 전시기간인 5.28. 개별전달 완료

❍ 2018. 7. 4. : 1차 연장 요청 (작품 전시)

⇒ 상무관 프로젝트 전시종료 이후에도 작품이 존치되고 있어 광주시는 비엔날레 종료일 까지 전시 연장 요청

- 연장기간 : 2018.7.17. ~ 2018.11.11.(광주비엔날레 종료일)

※ 정영창 작가 전시참여승낙서 아시아문화원장에게 제출 (2018.7.13.)

‧ 전시조건 : 작품출품, 작품운송 반입/반출, 작품설치 및 철거 명시

⇒ 2018.7.17. : 아시아문화원 2018.11.11.까지 “상무관 전시 연장운영” 승인

❍ 2018. 11. 12. : 2차 연장 요청 (작품 보관)

⇒ 광주비엔날레 종료 이후 5‧18민중항쟁행사위원회는 “전시작품 관련 보관 및 연장 관련의 건”으로 작품 보관 기간을 2019년 5월 까지 연장 요청

- 작품보관 연장 요청 기간 : 2018. 11. 12. ~ 2019. 5. 31.

⇒ 정영창 작가 : 일시존치 요청에 따른 이행각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 아시아문화원장에 제출 (2018.11.22.)

- 각서 내용 : 일시존치 기간 만료 및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사업상의 목적

으로 이전을 요청할 경우 이에 즉시 따른다”는 일시존치 조건

⇒ 2020. 3. 26. : 국립아시아문화전당 ⇒ 광주시에 상무관 설치전시물 후속조치 요청

- 검은비 작품 일시존치(보관) 기간 종료와 “2020 옛전남도청 시민개방 사업, 옛전남도청 복원공사 준비”를 위하여 광주시에 상무관 설치전시물 후속조치 요청

❍ 2020. 4. 3. : 3차 연장 요청 (40주년 상무관 개방행사)

⇒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는 “검은비 작품은 5‧18을 주제로 한 작품으로 40주년을 맞아 광주시민과 광주를 찾는 추모객들에게 전시되는 것이 유익 할 것으로 판단된다” 는 검토의견으로 2020년 12월말까지 전시 협조 요청

⇒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전시기간 변경 승인 및 설치물 이전 요청 (2020. 6. 3.)

- 승인내용

‧ 연장 기간 : 2020. 5. 16. ~ 7. 15.까지

‧ 연장 조건 : 2020.7.15.이후 건물복원공사 준비(`20.12월)에 따른 설치물(검은비 작품) 이전 요청

❍ 정영창 작가 2020년 광주시에 작품 기증 의사 밝힘 (언론보도 상)

⇒ 市 회신 내용 : 2020.7.30. 정영창 작가 e-메일로 송부

- “작품의 규모가 방대하여 보관할 수 있는 공간(수장고) 및 이전설치를 위한 대체장소 확보가 어려워 우리시에서도 인수 할 수 없는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라는 내용의 광주시 의사 전달

❍ 2020. 9. ~ 2022. 8. 옛전남도청 복원공사 연기, 작가 독일거주로 검은비 작품 상무관 일시존치(보관) 중

❍ 정영창 작가 2022년 9월 광주시 동구 은암미술관 작품전시회에 작품 전시를 위하여 입국

- 2022.09.23. : 정영창 작가와 광주시 관계자 1차 의견 교환

- 2022.10.11. : 정영창 작가와 관련기관 2차 의견 교환

⇒ 양측의 사실관계 및 입장 차이 확인

※ 관련기관은 작가에게 “2022.12.31.까지 작품 회수 요청” 공동명의 내용증명서 전달

-공동명의 : 광주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

❍ 2022.10.28. : 정영창 작가 광주시 방문 검은비 작품 관련 중재안 제출

⇒ 상무관에 설치된 검은비는 추모비이며, 오월 희생자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장소로서 자리매김 할 것이다. 그리고 상무관 복원 공사에 동의 협력하겠다는

내용과 4가지 사항을 제안하는 중재안을 41명의 동의서명부와 함께 제출

❍ 2022.11.4. : 중재안 검토 결과 공문 회신 (정영창 작가 e-메일)

⇒ 광주시, 전당, 행사위는 중재안은 수용할 수 없음을 회신

내용증명서에 따라 2022.12.31.까지 작품 회수 재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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