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도 시

전장에 나선 김일성대학 여학생
(통일애국열사 이두화 선생님께 드리는 추도시)

장헌권 목사(광주서정교회. 광주기독교협의회 인권위원장, 광민회 상임대표)
 

뜨거운 태양아래 활활 타오르는 8월 한복판
나라 잃은 아픔 온몸 가득 채워
항일운동 나선 아버지 따라 두만강 건너
황무지에 독립꽃 핀 벌판
하늘과 바람과 별을 노래한 동주가 살았던
용정에서 나라사랑 꿈 먹고 자랐지요

자주독립 가슴채운 단아한 여고시절
혁명사상 민족간부 이념으로 무장한 대학에서 조선역사 공부로
혹독한 바람과 피비린낸 나는 전장의 소용돌이 속에 하늘도 땅도 하나인 조국
두 동강난 민족의 비극 가슴안고 정치공작원 되어 여동생과 함께
조국의 운명 앞에 무안으로 파견되어 혁명대오 모진 격난 헤쳐 나가다가
돌아갈 길 막혀 월출산으로 지리산으로 민족의 부름 앞에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나뭇잎 쪽잠으로 오직 한겨레 생각하며 뛰는 가슴으로 산천 뒤집다가
꽃 피는 봄날 차디찬 형무소 생활을 했지요

옥중생활 고달파 천식과 기관지염으로 야위어 가는 몸이지만
사상은 뚜렷해지고 지난한 분단의 상처 안고 세상으로 나와
통일운동가와 인연으로 살면서 역사 선생님으로
그토록 생사 알 수 없는 오빠 얼굴 한번 보는 것 마지막 소원 이루지
못하고 외로움과 보고픔으로 살았지요

농가창고 개조한 조그마한 셋방살이 곰팡이 피어 있는 그곳
베갯머리 적시며 지칠 대로 지치고 보타질 대로 보타진 분단병
앓으면서 남과 북 북과 남 가로막힌 담 허물어
도보다리에서 울다 웃었다 판문점 봄을 그토록 좋아 하다가
미제와 무능한 문재인 정부에 다시 꽉 막혀 버린 가운데
창살 없는 요양병원 투병하다가 정전협정 예순 아홉 번째 앞두고
끝내 보지 못한 산사람의 뜻 남기고 눈을 감았지요

이제 저 백두 북쪽 저 한라 남쪽 얼싸안고 입 맞추며
서로 눈 마주 보고 춤추는 그날
훨훨 날아 통일로 가는 길 만들어 세계 인민의 가슴에 통일의 꽃
한 아름 선물 할 때 까지 조국 통일 투쟁 이어가리라
선생님 앞에 통일 전사의 삶으로 살아가리라.

2022년 7월 26일
 

고 이두화 통일애국열사. ⓒ예제하
고 이두화 통일애국열사. ⓒ예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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