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언문 [전문]

6월민주항쟁 33주년 맞이하여

'모두를 지키는 약속 민주주의'

오늘 우리는 1987년 광주·전남 6월 민주항쟁의 상징적인 장소인 서현교회 앞에 서 있습니다.

33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를 열망하며 함께 했던 광주시민들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6월 민주항쟁 33주년을 맞이한 오늘, 우리가 이 장소에 다시 모인 것은 6월 민주항쟁의 정신을 되새기고, 민주주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결의를 다지기 위함입니다.

6월 민주항쟁은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에서 일대 전환을 가져온 전 국민적인 항쟁이었습니다.

당시 광주·전남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종교인, 노동자, 농민, 대학생, 상인, 사무직 심지어는 고등학생을 비롯한 청소년들까지 국민 모두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참여하였습니다.

6월 민주항쟁의 승리는 박정희, 전두환으로 이어지는 군사정권을 종식시키고 절차적인 민주주의인 대통령 직선제를 이루었고 우리 사회 곳곳에 민주적인 제도를 정착시켰습니다.

물론 아직도 실질적인 민주주의 길은 요원하지만 6월 항쟁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은 여전히 식민지 독재국가로 남아있었을 것입니다.

우리 사회 민주주의 발전에는 박종철, 이한열, 표정두 열사 등 수 많은 열사들의 희생과 6월 민주항쟁 승리 이후에도 수구세력들의 반동적인 획책을 저지하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국민 행동이 있었다는 것을 우리는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이제 6월민주항쟁 33주년을 맞이하는 오늘 2020년을 기점으로 우리의 민주주의는 새로운 도약을 이루어야 합니다.

6월민주항쟁 이후 30년 만에 온 국민이 참여한 촛불혁명과 2020년 4월 총선을 통해 진보·개혁세력이 정치적인 영역에서도 압도적 지위를 형성하였습니다.

우리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그 누구도 흔들 수 없는 민주주의를 확고히 이루어야 합니다.

10일 오전 광주 서현교회 건너편에서 열린 6월민주항쟁 33주년 기념식에서 참가자 대표단이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광주인
10일 오전 광주 서현교회 건너편에서 열린 6월민주항쟁 33주년 기념식에서 참가자 대표단이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광주인

이를 위해 우리 앞에 놓여진 과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민주화운동 정신 계승과 예우에 관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완비해야 합니다. 지금도 끊임없이 자행되고 있는 역사 왜곡과 날조를 방조하기 위해서는 5·18민중항쟁과 6월민주항쟁을 비롯한 민주화운동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리하여 다시는 우리 사회에서 민주화운동에 대한 폄훼가 되풀이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둘째, 민주주의는 이제는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실질적인 민주주의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동안 세 차례의 민주세력이 집권했음에도 불구하고 민중들의 삶은 여전히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민주진보세력은 이제 새로운 패래다임이 요구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시민사회와 정치세력은 적극적이고 과감한 정책적인 시도를 통해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실질적인 민주주의를 형성해야 합니다.

셋째.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가 온전히 두 발로 서기 위해서는 남·북 간에 평화와 화해시대를 열어야 합니다. 문재인 정부는 대북 관계 개선을 위해 과감한 정책변화를 보여야 합니다. 그리고 코로나 19사태 대응으로 높아진 국제적인 지위를 활용하여 북·미관계와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합니다.

이와 같은 ‘모두를 지키는 약속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시민사회와 함께 진보·개혁적인 정치권과 지방정부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6월민주항쟁 33주년 광주·전남 기념식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소중한 자리가 되길 염원합니다.

2020년 6월 10월

광주·전남 6월민주항쟁 33주년 기념식에서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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