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작가회의, 5.18민주광장에서 '자유한국당 규탄' 기자회견
"5.18왜곡 김진태 김순례 이종명 제명...5.18왜곡 처벌법 제정" 요구
박종화 광주민예총 회장, '오월적폐 척결~' 큰 붓글씨 상황극 펼쳐

'오월 어느 날이었다 / 1980년 오월 어느 날이었다 / 광주 1980년 오월 어느 날이었다 밤 12시 / 도시는 벌집처럼 쑤셔놓은 심장이었다 / 밤 12시 거리는 용암처럼 흐르는 피의 강이었다 / 밤 12시 바람은 살해된 처녀의 피 묻은 머리카락을 날리고 / 밤 12시 / 밤은 총알처럼 튀어나온 아이의 눈동자를 파먹고 / 밤 12시 / 학살자들은 끊임없이 어디론가 시체의 산을 옮기고 있었다 / 아 얼마나 끔찍한 밤 12시였던가 / 아 얼마나 조직적인 학살의 밤 12시였던가 (김남주 ‘학살1’)'

펜 하나로 40년 동안 5.18광주민중항쟁을 계승하고 반민주 세력에게 맞서온 광주전남문인들이 자유한국당의 '5.18왜곡과 폄훼'를 규탄하고 망언 세 의원 제명과 5.18왜곡 처벌 특별법 제정, 그리고 현 정부의 5.18사업 활성화를 촉구했다.

광주전남작가회의(회장 김완)가 26일 오전 5.18민주광장(옛 전남도청)에서 '5.18망언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자유한국당을 규탄하고 있다. ⓒ광주인

광주전남작가회의(회장 김완)는 26일 오전 5.18민주광장(옛 전남도청 앞)에서 소속 문인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자유한국당의 '5.18왜곡ㆍ폄훼'는 국론을 분열시키는 뱀의 언어"라고 강하게 규탄했다.

작가회의는 성명서에서 "5·18광주민중항쟁은 1980년 5월, 80만 광주 시민들이 전두환 신군부 쿠데타 세력의 광주 학살과 군사독재 정권의 반민주적 폭압에 맞서 피 흘리며 싸운 자랑스러운 역사"라고 규정했다.

이어 "국가기념일인 5·18기념식에서 오월의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부르는 이유도 오월영령과 민주, 인권, 평화, 대동세상에 바탕을 둔 광주정신을 기리기 위해서"라고 역사적 의미를 강조했다.

작가회의는 "△자유한국당은 세 명의 망언자를 즉각 징계하고, 석고대죄하라 △국회는 김진태, 이종명, 김순례를 국회의원직에서 즉각 제명하라 △국회는 ‘5·18역사왜곡 처벌 특별법’을 빠른 시일에 제정, 공포하라 △정부는 ‘민주주의의 승리’ 5·18정신을 더욱 현창하라"고 요구했다.

광주전남작가회의 양기창 자유실천위원장이 26일 '5.18망언 규탄' 기자회견에서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광주인

작가회의는 "자유한국당은 한반도 분단역사 속에서 ‘병든 정치 기형아’로 태어난 지만원을 국회로 불러 오월 영령과 유가족, 광주시민을 비롯한 이 땅의 모든 민주주의자를 사악한 뱀의 언어로 능멸했다"고 반역사적 행태를 비난했다.

이어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의원 김진태, 이종명, 김순례의 망언은 오월 영령과 유가족, 구속·부상자들의 가슴에 다시 한 번 칼을 꽂은 것입니다. 한반도와 세계 구성원 모두가 평화를 향해 가고 있는 이때, 시대착오적이고 극우적인 반역사적 발상으로 5·18정신을 훼손하는 행위는 절대로 용납할 수도 묵과할 수도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작가회의는 "국회는 반역사적 반민주적 의식을 가진 일부 세력을 즉각 퇴출하고, 국민에게 부여받은 본연의 임무를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며 "세 명의 망언자를 징계할 수 없다면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의원 전원이 동반 사퇴하거나, 당을 해체하여 시대정신에 걸 맞는 민주적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야 할 것"이라고 사실상 자유한국당 해산을 주장했다.

박종화 새 광주민예총 회장이 26일 광주전남작가회의 '5.18망언 규탄' 기자회견장에서 '오월 적폐 척결~ 백년이 걸려도' 큰 붓글씨를 쓰고 있다. ⓒ광주인
광주전남작가들이 26일 기자회견 후 펼침막에 '5.18왜곡. 폄훼'를 비판하는 짧은 글을 쓰고 있다. ⓒ광주인

리명한 광주전남작가회의 고문(소설가)과 김준태 시인(<아아, 광주여 우리나라의 십자가여!> 저자, 전 5.18기념재단 이사장), 김완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장도 이어진 규탄발언에서 자유한국당의 5.18왜곡을 강하게 비판하고 "5.18광주민중항쟁은 세계사적으로 인정 받은 자랑스러운 민주화 운동으로서 어떠한 반역사적 반민주적 행태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서는 박종화 새 광주민예총 회장이 광목천에  '오월 적폐 척결~ 백년이 걸려도'라는 결의를 담은 큰 붓글씨 새기는 상징의식을 펼쳤으며, 참여 작가들은 기자회견 펼침막에 5.18 왜곡을 비판하는 짧은 글귀를 쓰기도 했다.   

 

5·18 망언 규탄 광주전남작가회의 성명서 [전문]

오월 어느 날이었다 / 1980년 오월 어느 날이었다 / 광주 1980년 오월 어느 날이었다 밤 12시 / 도시는 벌집처럼 쑤셔놓은 심장이었다 / 밤 12시 거리는 용암처럼 흐르는 피의 강이었다 / 밤 12시 바람은 살해된 처녀의 피 묻은 머리카락을 날리고 / 밤 12시 / 밤은 총알처럼 튀어나온 아이의 눈동자를 파먹고 / 밤 12시 / 학살자들은 끊임없이 어디론가 시체의 산을 옮기고 있었다 / 아 얼마나 끔찍한 밤 12시였던가 / 아 얼마나 조직적인 학살의 밤 12시였던가 (김남주 ‘학살1’)

5·18광주민주화운동은 1980년 5월, 80만 광주 시민들이 전두환 신군부 쿠데타 세력의 광주 학살과 군사독재 정권의 반민주적 폭압에 맞서 피 흘리며 싸운 자랑스러운 역사입니다.

국가기념일인 5·18기념식에서 오월의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부르는 이유도 오월영령과 민주, 인권, 평화, 대동세상에 바탕을 둔 광주정신을 기리기 위해서입니다.

한반도 분단역사 속에서 ‘병든 정치 기형아’로 태어난 지만원을 국회로 불러 오월 영령과 유가족, 광주시민을 비롯한 이 땅의 모든 민주주의자를 사악한 뱀의 언어로 능멸한 그들은 누구입니까? 지만원은 지난 20년 동안 끊임없이 5·18을 왜곡하며 국론을 분열시킨 범죄자일 뿐입니다.

그가 광주 시민단체와 벌인 민·형사상 재판만 해도 지금까지 6건에 달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김일성과 짜고 북한 특수군을 광주로 보냈다"는 허위사실 유포로 2013년에 이미 유죄판결을 받은 자입니다.

자유한국당은 5·18 망언을 일삼는 ‘정신이상자 지만원’의 입을 통해 광주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규정하고, 전두환을 ‘영웅’으로 미화하였습니다.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의원 김진태, 이종명, 김순례의 망언은 오월 영령과 유가족, 구속·부상자들의 가슴에 다시 한 번 칼을 꽂은 것입니다.

한반도와 세계 구성원 모두가 평화를 향해 가고 있는 이때, 시대착오적이고 극우적인 반역사적 발상으로 5·18정신을 훼손하는 행위는 절대로 용납할 수도 묵과할 수도 없습니다.

5·18을 모독한 세 명의 망언자를 국회의원직에서 제명하라는 국민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는데도 자유한국당은 ‘일부 의원’의 책임으로만 몰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당대표에 출마한 후보들도 김진태, 이종명, 김순례를 두둔하며 명확한 입장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남북문제를 비롯하여 민생문제, 사회개혁 과제가 눈앞에 산적해 있는데도, 정치적 이해관계에 집착하여 세계역사 속에서도 자랑스러운 5·18 민주주의 승리의 역사를 폄훼하고 왜곡하며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습니다.

국회는 반역사적 반민주적 의식을 가진 일부 세력을 즉각 퇴출하고, 국민에게 부여받은 본연의 임무를 성실히 이행해야 합니다.

세 명의 망언자를 계속 두둔하는 한 자유한국당은 더 이상 국회에 있을 자격이 없으며, 그들을 징계할 수 없다면 당 소속 국회의원 전원이 동반 사퇴하거나, 당을 해체하여 시대정신에 걸 맞는 민주적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야 할 것입니다.

광주전남작가회의는 분단조국의 반민주 세력에 맞서 펜 하나로 저항해온 지 40년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광주전남작가회의는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과 가치를 지키기 위해 이를 폄훼하고 왜곡하는 반민주 세력에 맞서 끝까지 싸워나갈 것을 다짐하며, 다음과 같이 결의합니다.

- 자유한국당은 세 명의 망언자를 즉각 징계하고, 석고대죄하라!

- 국회는 김진태, 이종명, 김순례를 국회의원직에서 즉각 제명하라!

- 국회는 ‘5·18역사왜곡 처벌 특별법’을 빠른 시일에 제정, 공포하라!

- 정부는 ‘민주주의의 승리’ 5·18정신을 더욱 현창하라!

2019년 2월 26일

광주전남작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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