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회 광주전남지부, 22일 성명 발표
일부 학교 '친일인사 교가' 청산 촉구

성 명 [전문]

광주시가 실시한 친일잔재 조사 결과가 지난 9일 최종용역보고회를 통해 공개됐다.

조사 결과 1876년 개항 이후 1945년 8월 해방 직후 사이에 만들어진 비석, 비각, 각급 학교 교가를 비롯해 군사·통치·산업시설 등에 친일 시설물이 광주 도심 곳곳에 산재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시는 일단 여론 수렴과정 등을 거쳐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광주공원의 친일파 선정비 등에 대해서는 그 자리에 뽑아 놓고 그 옆에 단죄비를 설치하는 등 존치 후 교육 목적으로 활용하는 등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바람직한 일이다.

광주광역시 남구 광주공원에 100여년 간 세워져 있던 친일파 윤웅렬 선정비.
광주광역시 남구 광주공원에 100여년 간 세워져 있던 친일파 윤웅렬 선정비.

친일 인물에 대해 법률적 처벌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올바른 역사 사실을 함께 기술함으로써, 이들에 대한 명예 처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치욕스런 역사를 지우기 위해 유형 친일 잔재를 무조건 철거한다면 후세에는 교과서나 구전으로만 친일의 흔적을 듣고 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도 남겨두고 교육 자료로 활용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친일음악가의 작품인 광주지역 주요 학교의 교가 등 아직도 교육계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친일 잔재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학교가 따가운 여론만 피해가면 된다는 식으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민주화운동에 앞장서온 지역 명문 대학인 전남대학교를 비롯한 광주제일고등하교, 숭일중·고등학교 등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에 적극 참여한 학교들마저도 이런 저런 핑계로 해결방안을 외면하고 있어 의향 광주를 무색케 하고 있다.

친일 교가 폐지에 적극 나서고 있는 광덕중고등학교를 제외한 호남대학교, 서영대학교, 서강중·고등학교, 금호중앙중·여자고등학교, 대동고등학교 동신여자중·고등학교 등은 지금부터라도 친일음악가가 만든 교가를 폐지하고 새로운 교가제정에 나서기 바란다.

몰랐을 때는 할 수 없었다 하더라도 알고서야 어찌 친일파가 작곡한 교가를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제창시킬 것인가.

교가를 작곡한 친일음악가들은 강연·방송활동·국민개창운동 등의 분야에서 창작과 단체 활동을 통해 일제의 식민통치와 침략전쟁에 적극 협력한 자들이다.

또한 국민총력조선연맹문화부 문화위원, 조선연예협회 회장 등을 역임하거나 경성음악협회 간사, 경성후생실내악단 대표·이사장·상무이사나 대일본무용연맹 이사를 지내면서 부일협력 행위가 확인된 사람들이기도 하다.

해당 학교는 민족의 혼을 말살시키고 우리의 젊은 청년들에게 천왕을 위해 전쟁터로 나가 용감히 싸우다 죽으라고 강요한 민족반역자들의 정신이 담겨있는 교가는 당장 폐기조처하고 새로운 교가 제정에 저극 나서는 것이 마땅하고도 옳은 일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만약 100주년을 맞는 3월 1일 이후에도 변화가 없을 시 독립유공자와 그 후손들로 구성된 공법단체인 광복회 광주전남지부는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광주시 교육청이 교육계에 뿌리를 내린 친일 잔재 전수조사에 나선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차제에 교육계에 뿌리 깊게 남아있는 모든 일제 잔재를 거두어 내기를 간절히 염원한다.

2019년 1월 22일

광복회 광주전남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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