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예총회장과 민예총 회장이 만났다. 양 단체 창립 이후 처음이다. 최근 잇따라 각 단체의 수장으로 선출된 최규철(54․전남대교수․왼쪽) 예총회장과 허달용(44․오른쪽) 민예총 회장이 1월 마지막 날 예총 사무실에서 첫 대담을 가졌다. 본지가 주관한 이 자리에 참석한 두 단체의 수장은 양 단체의 교류관계, 문화중심도시에서의 역할, 향후 계획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각 단체의 회장으로 선출된 것을 축하드린다. 각 단체의 올해의 목표와 중장기 계획은

최- 인수인계가 이제 막 끝난 상황이고 아직 취임식도 하지 않아 조심스러운 점도 많다. 외부에 있다 회장에 당선되고 이취임식을 준비하며 사무실에 왔는데 그 열악함에 깜짝 놀랐다. 문화중심도시를 표방하는 도시의 대표적인 협회 기관의 사정이 이런 형편이다.

일단 자생력을 가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조직을 재구성하겠다. 두 번째는 배고픈 예술가들의 현실 탈피가 관건이다. 문화중심도시 동참은 둘째이고 우리 내부 자체가 너무 열악하다. 당분간 내부 단속, 집안 단속에 힘을 써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허- 민예총이 생긴지 10여년 정도 됐다. 기본적으로 열악한 조건에서 시작했고 지원받기 시작한 것도 얼마 되지 않았다. 현재도 사글세로 사무실을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각 단체들의 소통을 위해 일단 전념하겠다. 광주만큼은 민예총과 예총이 진보와 보수단체라는 이념을 버리고 광주라는 큰 그릇을 위해 함께 고민해야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

 
양 단체 간 갈등에 대해

최- 현재는 갈등이 없다. 허 회장과는 같이 작업하는 사람으로서 충분히 논의하고 함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총은 회원이 5천명이 넘고 민예총은 적은데 현 시국과 코드가 맞아서 그 수에 비해서 일방적으로 주도, 예총을 도외시해서 분노를 사게 되는 일들이 있었다. 지역사회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양보도 할 줄 알아야 하는데 100% 독식은 안 된다. 또 다른 문제는 어떤 사업이 실시될 때 문화예술인이 주가 되어야 하는데 518단체나 언론이 리드하는 대로 끌려간다. 필드에서 뛰고 있는 예술인들이 배제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허- 양 단체의 성격 때문에 소통이 잘 안 되는 부분이 있었으나 갈등은 아니다.

협회 내 갈등

최- 솔직히 연극, 오페라 몇 번 안 가봤다. 지난해 예총 선거를 준비하며 각 장르를 접했는데 이제까지 잘못했구나 생각했다.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이 특징인가 비로소 알게 됐다.

활성화되어야 하는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예산 때문에 힘든 경우가 있는데 스폰서가 있든지 시가 지원해줘야 한다. 우리 미술에서도 내가 20년 만에 회장이 됐기 때문에 거는 기대가 많다. 전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장르도 있어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내 역할이다.


예술인 지원프로젝트의 허와 실

허-
지원금이 적다보니까 예술가들이 자기 돈을 투자해서 일을 진행하는 상황이다. 또 비엔날레의 경우 기획자를 너무 양성하고 있고 화가들은 기획자의 작품에 화가들이 물감이 되고 도구가 되어 간다는 느낌이다.
자신의 작품세계를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기획의도에 따라 작품이 변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고민은 예총과 함께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최- 작년에 문진위 기금에 참여했었는데 학교에 있어서인지 학생들은 지원받았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뻐하더라. 그런데 현실적으로 광주지역의 미대는 초토화되고 있다. 경기도 안 좋은데다 취업도 힘들어 곧 문을 닫을 지경이다. 문화중심도시를 표방하고 문화도시를 말해도 사람이 없으면 뭐하나.

사람이 활동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만들어 줘야 예술이 발전하는데 현재 미달사태가 되다보니 그 수준도 떨어지게 된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심각한 문제다. 돈을 몇 조 부어 놔봤자 소용없다. 예술가가 잘 살 수 있고 대우받을 수 있어야 한다. 도로 하나 내는데 200, 300, 500억 쉽게 이야기 하는데 예술인들에게 지원하는 100만원, 200만원은 어마어마하게 크게 생각한다. 그것이 현실이다. 예술가들의 복지를 위해 내놓을 수 있는 제도가 있어야 한다.

지원금이 적다보니까 예술가들이 자기 돈을 투자해서 일을 진행하는 상황이다. 또 비엔날레의 경우 기획자를 너무 양성하고 있고 화가들은 기획자의 작품에 화가들이 물감이 되고 도구가 되어 간다는 느낌이다. 자신의 작품세계를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기획의도에 따라 작품이 변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고민은 예총과 함께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작년에 문진위 기금에 참여했었는데 학교에 있어서인지 학생들은 지원받았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뻐하더라. 그런데 현실적으로 광주지역의 미대는 초토화되고 있다. 경기도 안 좋은데다 취업도 힘들어 곧 문을 닫을 지경이다. 문화중심도시를 표방하고 문화도시를 말해도 사람이 없으면 뭐하나. 사람이 활동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만들어 줘야 예술이 발전하는데 현재 미달사태가 되다보니 그 수준도 떨어지게 된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심각한 문제다. 돈을 몇 조 부어 놔봤자 소용없다. 예술가가 잘 살 수 있고 대우받을 수 있어야 한다. 도로 하나 내는데 200, 300, 500억 쉽게 이야기 하는데 예술인들에게 지원하는 100만원, 200만원은 어마어마하게 크게 생각한다. 그것이 현실이다. 예술가들의 복지를 위해 내놓을 수 있는 제도가 있어야 한다.

문화전당의 랜드마크 기능

최- 건축을 깊게 공부한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잘된 것이라고 이야기 하더라. 퐁피두 미술관을 보고 거기에서 미감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고민했다. 내 조형관으로는 못 찾았다. 아시아문화전당도 보는 시각에 따라 해석이 틀리겠지만 중요한 것은 실험으로 끝나서는 안된다는 사실이다. 결과에 따라 광주시민의 생계에 직접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면 아주 진지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허- 랜드마크라는 것이 돌출되어야만 랜드마크가 되는 것은 아니다. 광주가 아시아문화중심도시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지역인가에 대한 진단이 있어야 한다. 도청 근방에 건물이 헐리니까 시원하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 사실이다. 광주시민이 차를 타고 산으로 들로 나가는 것처럼 아파트, 건물 숲 속에서 살다가 도청부지로 나와 시원함을 느낀다면, 광주시민의 아득한 공간이 된다면, 광주시민이 좋은 공원으로 홍보할 수 있다면 그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한다.

파리의 경우도 논란이 됐지만 건물을 높이 못 짓게 하는 규정을 갖고 있지 않느냐. 그 안의 프로그램,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최- 맞다.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이용할 것인가가 문제다. 문화산업적인 부분에서 문화행위 등으로 해서 이익이 창출된다면 이상적이다. 진정으로 아시아문화중심도시를 고민하고  만들지 않으면 전기세라도 나올까 스스로 물어봐야 한다. 

향후 각 단체의 역할

최- 문화전당에 대해 특별위원회를 만들겠다. 취임해서 회칙 개정해서 만들 예정이다. 전문가, 식견있는 분들 모셔서 예술인 의견이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

허- 문화중심도시 조성안을 문광부, 광주시, 예총, 민예총, 시민들이 모여 하나씩 분석해 가며 만들어가 보자고 제안했다. 문광부 안이라고 다 좋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지적할 것은 지적하고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꾸고 하자는 제안은 시에 해 놓은 상태이다. 올해까지도 싸우고 있으면 안 된다. 올해는 뜻을 모아야 한다.

광주아시아문화중심도시의 정체성


최- 비엔날레가 운영되고 있지만 현대미술은 외국에서 빌려온 것이다. 우리 지역의 정서에서 나오고 정체성이 담긴 국악, 소리가 밖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것이 중요하다.

허- 문화도시가 되려면 소득이 많아야 한다. 즐기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문화와 경제는 맞물릴 수밖에 없는데 문화산업은 결국 도박이다. 막대한 비용과 마케팅, 홍보전략이 필요하다. 광주에서 아시아문화를 볼 수 있고 또 우리나라 문화를 알릴 수 있는 생산기지가 되어야 한다.

또한 광주 시민들에게 배움과 참여의 장이 되고 더불어 수출도 할 수 있도록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연이 성공해 전용극장까지 갖춘 난타공연의 예를 보듯 광주에서도 전용극장을 갖추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새로 전용극장을 건립하는 것보다 각 문화회관을 리모델링해서 활용하면 큰 예산을 들이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광주의 공공미술에 대해


허- 관에서 주도하는 공공미술은 공모를 통하지 않고 학생들과 교수들이 같이 만들었으면 좋겠다. 예산은 장학금으로 지급하고 아이템 회의를 통해 광주에 맞게 만들어내면 사회적으로나 학생들에게도 좋을 것이다. 

최- 일부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관에서 하는 부분들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역사회이다 보니 인맥에 좌우되는 경우가 있다. 제도적, 방법적인 부분을 좀 더 진지하게 보완하는 게 좋겠지 않느냐. 우리 예총과 민예총에서 공공미술에 대해 진지하게 제도적인 부분을 논의하는 것이 낫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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