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편의를 위해  광주시내 곳곳에 설치 됐던 공용 쓰레기통들이 쓰레기 종량제 실시 이후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었다가 다시 드문드문 설치되었으나  위탁과정 및 관리유지보수 등이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각 구청은 지난 2002- 2003년까지 특정단체에게 제작, 설치, 유지 관리토록 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당시 맺은 협약서와 달리 현재 쓰레기통 관리유지는 사실상 각 구청 소속 환경미화원들이 떠맡고 있다.  

각 구청은 2003년 당시 특정 민간단체로 부터 쓰레기통을 기증 받았고, 민간단체는 필요한 운용비용을 쓰레기통에 게재하는 광고비용으로 충당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민간단체는 예산을 핑계로 두손을 놓고 있고 각 구청은 관리감독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는 것. 이에 따른 문제점과 대안을 모색해본다.  
 
▲어떻게 설치 됐나

5일 광주시와 5개 구청에 다르면 각 구청은 지난 2002년 월드컵 전후부터 2003년 7월까지 환경공해추방운동중앙회(이하 환공추) 광주시지부와 ‘쓰레기통 설치 기증 및 유리 관리 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환공추 광주시지부가 기증한 쓰레기통은 총 650개며, 현재 520여개가 남아 있다. 여기에 자치단체 등이 제작 설치한 쓰레기통 100여개를 포함해 현재 총 640여개가 광주시내 승강장 등에 설치돼 있다.

당시 체결한 협약서에는 쓰레기통의 신규 설치, 유지보수 관리 및 철거 등 일체 비용을 한공추 광주시지부가 부담하고, 기부채납 후 어떤 조건도 제시하지 않기로 했다. 또 시설물의 파손, 훼손으로 보수하거나, 위치 변경, 추가 설치할 때도 환공추측이 전적으로 이행토록 협약했다.
 
▲관리, 운영 실태

지난달 30일 오전에 만난 광주 남구의 한 환경미화원은  “쓰레기통를 비우고 관리하는 모든 일을 우리 환경 미화원들이 하고 있다"면서 "쓰레기통을 아예 없애 버렸으면 좋겠다"고 관리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동구청 관계공무원도 "쓰레기통 훼손시 구청에서 기본적인 보수를 하지만, 노후 정도가 심하면 다른 곳과 교체한다"고 밝혔다. 관리 유지 보수 등을 환공추가 맡는다는 협약서 내용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상황을 보여준다.

이 공무원은 또 관리의 어려움을 여러 사례를 들기도 했다. "동구관내에 환경운동 광주지부가 기증한 32개를 비롯해 80여개의 쓰레기통이 있는데, 일부 구민들이 일반쓰레기는 물론 심지어 가정용 쓰레기도 무단 투기 한다" 것.
 
하지만 시민들은 "시민편의를 위해 모든 시내버스 승강장에 설치해야 마땅하다"는 의견과 "도시 미관상 거리의 쾌적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쓰레기통을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나뉘고 있다.

남구 월산동에서 만난 전 모(53)씨는 “시내버스 승강장에서 가끔 담배를 피우는 경우가 있은데, 승강장에 따라 쓰레기통이 있거나,  없거나 해서 이용에 불편을 느낄 때가 많다”며 “설치하려면 모두 설치하던지 아니면 아예 없애든지 해야 한다”고 불만을 던졌다.
 
▲무엇이 문제인가?

광주시 시내버스 승강장에 설치된 쓰레기통들이 환공추 광주시지부로부터 상업 광고 게재를 조건으로 기증받은 것으로 알려져 특혜 의혹이 일고 있다.

쓰레기통 설치 취지는 도심 환경 개선, 시민편의 증진, 도시 미관 확보 등으로 요약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일선 구청들은 이같은 공익사업에 민간자본을 여과 없이 기증받아 의혹을 부풀렸다.

더욱이 광주시 5개 구청은 해당 단체가 유지관리 계약을 이행하지 않았음에도 불구, 어떠한 행정조치도 취하지 않아 '뒷짐 행정'을 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동구청 담당공무원은 “환공추측이 설치한 32개를 포함해 총 80여개의 쓰레기통이 설치돼 있으나 이에 대한 관리는 전적으로 동구청 소속 환경 미화원들이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업체의 계약 불이행에 대한 행정조치는 전무한 상태.

이에 대해 최회진 환공추 광주시지부장은 “고희의 나이에 마지막으로 사회에 봉사하겠다는 생각으로 개당 40여만원을 투자해 쓰레기통을 설치했는데, 광고가 전혀 없어 신용불량 위기”라며 “지역별로 관리자를 선임하거나 용역을 맡겨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수익이 창출 되는대로 정상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혀 계약 불이행을 시인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쓰레기통 광고 대행사인 D사측은 “대형 업체들과 1년 단위로 계약하게 되며, 쓰레기통 1개당 4만원의 비용이다”고 밝혀 현재까지 광고 영업이 이뤄지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결국 국민의 혈세로 쓰레기통을 관리하고 여기에서 발생하는 광고 수익은 특정 단체가 챙기는 꼴이 됐다.
 
▲해결방법은?

현재 광주시내 정류장은 2,290개이며 이 가운데 쓰레기통이 설치된 곳은 고작 640여개로 전체 28%에 이른다.  따라서 광주시와 일선 구청은 유동인구, 버스 운행횟수 등을 고려한 쓰레기통 설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또 기존 협약서의 특혜 의혹을 규명하고, 협약 불이행에 대한 신중한 조치가 필요하다.
 
일선 구청의 한 관계자는 “쓰레기통 설치, 배치 등과 관련한 어떠한 지침이나 조례가 없었다"면서 "시민편의와 도시미관 확보 차원의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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