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연극마을, 연바람 소극장에서 6월 4일까지

석류꽃 피는 5월 광주의 가족이야기... 씨에터 연바람 공연 중 

2017년 5월 18일 국립5.18민주묘지는 감격의 '임을 위한 행진곡'이 대통령과 함께 불려졌다.  새 대통령이 유가족을 포옹한느 장면은 5.18의 역사적 복원 그 자체였다. 광주시민도 온 국민도 감동의 눈물을 흘렀다. 5.18당사자들은 '이렇게 좋은 날이 올 줄 몰랐다"고 지난 37년간의 회한을 풀어냈다.

그러나 아무리 제도와 법으로 5.18의 아품을 보듬고 위로한다 해도 한 인간과 가족의 심리적 내면과, 그리고 역사가 할퀸 깊은 생채기는 온전하게 치유되지 않는다.

5.18이라는 거대한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서 광주 금남로에 살았던 한 인간과 가족의 아픔과 상처를 잔잔하게 가족극으로 다룬 연극 '오월의 석류'가 지난 18일부터 광주 동명동 씨에터 연바람 소극장에서 극단 푸른연극마을에 의해 공연 중이다.

'오월의 석류'는 극작가(명지대 문창과 객원교수) 양수근 씨가 지난 2013년 거창국제연극제 희곡 공모부문에서 대상을 차지한 작품으로 최창우 연출가가 이번에 무대에 올렸다. 

'오월의 석류'는 1980년 5.18광주민중항쟁 이후 20년 만에 어머니의 제삿날에 모이는 두 자매와 해외에 살았던 오빠의 해후를 통해 역사적 공간에서 뒤틀린 가족 구성원의 심리와 갈등을 풀어 낸다.

순영, 순심, 순철은 어머니를 회상하며 5.18 이후 서로 응어리진 마음을 풀지 못하고 갈등 속에 지내온 아픈 과거를 회상한다. 그리고 오빠 순철은 80년 당시 전남도청에서 삶과 죽음 사이를 오간 사연을 전한다. "내가 그 때 도청에서 죽엇더라면 네가 행복했겠니?"라고 반문하면서.

이들의 피폐해진 가족의 이야기는 거친 대사, 설명조, 정치 논평 없이 일상의 언어로 다가서지만 결코 부드럽지 않는 아픈 언어와 감정으로 시대담론을 탄탄하게 담아 관객들에게 울림을 준다.

오성완 푸른연극마을 대표는 "석류꽃피는 오월만 되면 광주사람들은 우울해진다. 아카시아 아팝나무, 천지에 가득 꽃잎 떨어지고 꽃향기 휘날리는 오월만 되면 이유 없이 가슴이 두근두근 답답해져 온다"고 광주의 오월을 전했다. 

'오월의 석류'에 대해  오 대표는 "대본을 읽고 이 작품을 하고 싶었으나 제작비용 때문에 주저하고 있을 때 양수근 작가로부터 무료기부를 받았다"며 "시시콜콜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될 아름다운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오 대표는 5.18을 주제로 다룬 가족이야기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으니 이제 그만 좀 해라', '이제껏 우려 먹었으니 이제 그만 좀 해라', 내 일 아니라고,  내 가족 일 아니라고 말하지 말라"고 '오월의 석류'의 울림을 전했다.

 '오월의 석류'는 배우 이당금 윤미란 오성완 이새로미 양승주 씨가 출연 중이다. 송한울 기획, 이정대 무대감독. 정봉환 무대.

푸른연극마을 씨에터 연바람. 광주광역시 동구 동명동 200-176 (월요일 휴관) 
(062)226~2446. 010~6610~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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