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인 지정남 씨, 세월호 시민상주 활동 소개

광주시 ‘시민 목소리 청해 듣는 날’... 세월호 아픔 함께 시간

 “세월호 유가족 옆에서 그분들이 다른 걱정없이 마음껏 울 수 있게 살펴드리고 싶었다.”

광주광역시는 ‘세월호 3년상을 치르는 광주시민 상주모임󰡑활동을 통해 유가족의 아픔을 함께 하는 등 시민과 더불어 다양한 실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마당극 배우 지정남 씨를 초청, 20일 제15회 ‘시민의 목소리 청해 듣는 날’을 진행했다.

지씨는 마당극 무대와 방송활동을 통해 착착 감기는 사투리로 익살스럽게 세태를 풍자하면서 광주시민과 친근해졌으며 최근에는 촛불집회 사회와 시민상주로 활동하고 있다.

마당극 배우 지정남 씨가 20일 오전 시청 3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시민의 목소리 청해 듣는 날’에서 시민상주로서 지난 3년 세월호의 아픔을 함께 한 시간의 의미를 전하고 있다. 이날 지 씨는 시 공직자들에게 열린 사고로 시민을 위해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데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광주시청 제공

이날 지씨는 배우이자, 방송인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해오다 세월호 사고 이후 자신의 삶의 기준과 방향이 달라짐을 느끼고 세월호 시민상주모임 활동을 하고, 그동안 겪은 경험과 느낀 점들을 생생히 들려줬다.

그는 "세월호 참사는 그동안 우리 사회가 한편으로 외연의 확장과 경쟁, 성찰없는 앞으로의 전진만을 강요하는 사회 분위기속에서 발생했다”며 “이제는 내면의 지혜를 추구하고 더불어 살뜰히 챙기고 공동체를 살피는 ‘여성성’을 지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아버님이 돌아가셨을 때 어머니께서는 울기만 하셨고 소식을 접한 동네 분들이 너나없이 음식이며, 상여를 준비해주셔서 장례를 무사히 치렀다“며 ”세월호 유가족 옆에서 그분들이 다른 걱정없이 마음껏 울 수 있게 살펴드리고 싶었다”며 세월호 광주시민상주회 활동 동기를 전했다.

또 "서울에서 유가족과 함께 차디찬 밤을 보낸 적 있는데 지나가는 사람이 자식 잃은 유가족을 비하하고 조롱하는 것을 보며 분노와 안타까움을 느꼈지만, 세월호 순례단이 광주에 도착했을 때 갑자기 늘어난 800여 명 분의 식사 준비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협조로 넉넉히 준비되는 것을 보며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고 나눌 줄 아는 광주시민이 자랑스러웠다”고 강조했다.

"3년 동안 광주시민이 유가족과 함께하는 것을 보고 광주는 왜 지치지도 않느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는데 ‘그 속을 알기 때문’이고, 우리에게는 항상 불의에 저항하고 어려운 이들과 함께 하고자 하는 사회적 유전자가 흐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타지에서 유가족과 함께 공무원을 만나 의견을 나눌 때 가끔 막막한 벽을 느낄 때가 있는데, 광주시청 공직자들은 열린 사고로 소신껏 광주시민을 위해 더불어 함께 사는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데 노력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광주시는 지난해 12월부터 시민들의 여망을 정확히 이해하고 시정에 반영하기 위해 시민을 모시고 현장의 소리를 청해 듣는 시간을 진행하고 있다. 제16회 ‘시민의 목소리 청해듣는 날’은 오는 27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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