ㅋ멤버십클럽, 파격 조건으로 회원 모집... ‘가입비·월회비 내면 매달 차량 렌트비 지원’
회사 운영 어려워져 차량 렌트비 지원 중단... 회원 800여명 가입비·위약금 등 피해 우려

광주에 사는 30대 회사원 ㄴ씨. 지난 2013년 8월 “멤버십 회원으로 가입하면 자동차 렌트비를 지원해준다”는 ㅋ멤버십클럽의 설명을 듣고 고심 끝에 회원으로 가입했다.

전남 목포에 본사를 둔 ㅋ사는 인터넷 구인구직 등 광고와 웹·편집디자인, 판촉물·행사물품·기념품 판매, 멤버십클럽을 운영하는 종합마케팅회사였다. 가장 큰 수익모델은 대규모 회원을 모집해 기업광고를 유치하는 방식이었다.

▲ ㅋ멤버십클럽이 '차량지원 프로그램'으로 활용한 렌터카. 회원은 가입비와 월회비 등을 내고 ㅋ멤버십클럽 스티커를 부착해 홍보하는 조건으로 렌터카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ㅋ멤범십클럽 갈무리

ㅋ사는 “회원은 ㅋ사를 홍보하고 ㅋ사는 기업체에서 지원을 받아 각종 지원을 회원에게 나눠주는 크고 확실한 동호회 성격”이라고 홍보했다.

차량 렌트비 지원 프로그램은 가입비 1000만원을 내고 회원으로 가입한 뒤 매달 월회비 5만원과 자기차량 손해담보(자차보험료) 5만원 등 10만원을 내면 ㅋ멤버십클럽에서 매달 렌트비 120만원을 지원해준다는 내용이었다.

'2년간의 렌트 기간이 끝나면 가입비 1000만원 중 수수료 250만원을 제외한 750만원을 돌려준다'는 조건도 덧붙였다.

ㅋ멤버십클럽은 렌터카업체와 계약해 매달 렌트비를 지원해주고 ㄴ씨는 가입비와 월회비 등만 내면 자동차를 렌트해서 운행할 수 있는 구조라는 것. 

회원의 의무는 ㅋ업체를 홍보하기 위한 스티커를 차량에 부착하고 연 2회 모임과 월회비 납부가 전부였다.

ㄴ씨는 당초 지인으로부터 이 같은 ‘차량 렌트비 지원 프로그램’이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긴가민가했다.

“파격적이잖아요. 이런 좋은 조건으로 차량을 렌트하면 매달 지원금이 어디서 나오는지, 그 회사는 어떻게 수익을 내는지 궁금했죠.”

하지만 조건이 워낙 좋았다. 일반적인 렌터카 업체의 그랜저HG 렌트비용이 월 120만원이라면 2년이면 2900여만원이 들지만 ㅋ멤버십클럽을 이용하면 가입비 1000만원 중 수수료 250만원과 매달 내는 월회비·보험료 2년치 240만원 등 490만원밖에 들지 않았다.

이 회사가 별도의 영업 없이 지인들의 소개로만 알음알음 운영하는 것도 한몫했다. 특히 ㄴ씨의 지인은 저렴한 가격에 아무 이상 없이 1년 이상 렌터카를 탔고 또 다른 친구도 ㅋ멤버십클럽에 가입해 별 문제 없이 렌터카를 빌려 타고 다닌 것을 보며 ㄴ씨는 안심했다.

▲ ㅋ멤버십클럽은 '레인보우 멤버십'을 운영하며 각 등급별로 다양한 회원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ㅋ멤버십클럽 카페 갈무리

“2년만 타도 손해는 보지 않겠다고 생각했어요. 설령 문제가 생겨 가입비 1000만원 중 반환금 750만원을 돌려받지 못하더라도 손해는 아니겠구나 싶어 가입한 거죠.”

회원 가입 후 ㄴ씨는 ㅋ멤버십클럽에 만족했다. 렌터카 이용에도 별 문제가 없었다. 주변 지인에게도 이같은 프로그램을 적극 홍보하며 몇 명은 회원으로 가입시키기도 했다.

그러던 지난 10일 ㄴ씨는 자신이 이용하던 렌터카회사로부터 두 달 치 렌트비가 연체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ㅋ멤버십클럽을 통해 렌터카 계약을 하고 차량을 이용한 지 1년10개월 만이었다.

ㅋ사에 전화를 했으나 연락은 되지 않았다. 클럽사이트에 들어가 봤더니 ㅋ사의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렌트비 연체’는 물론 가입비도 돌려받지 못하게 됐다는 내용의 글이 무더기로 올라왔다.

결국 ㄴ씨는 연체된 렌트비 두 달치 240만원과 계약을 해지하고 렌터카를 업체에 반납했다.

그는 지난 12일 <광주in>과 만나 “ㅋ사가 약속을 파기하고 연체하면서도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며 “가입비 중 돌려받기로 한 750만원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문제는 ㄴ씨처럼 저렴한 자동차 렌트를 위해 ㅋ멤버십클럽에 가입한 회원만 전국적으로 800여명이라는 점이다.

가입비는 멤버십 조건에 따라 400여만원에서 1000만원이 넘는다. 이들이 가입비를 돌려받지 못하면 월회비를 제외하더라도 전체 회원들의 손해 규모는 수십억원에 달하게 된다.

실제로 서울에 사는 ㄱ씨는 지난 4월 외제차를 렌트하면서 입회비로 1217만원, 렌트보증금 1160만원에 월 122만5800만원을 내는 조건으로 계약을 했다.

ㅋ멤버십클럽이 월 122만5800원을 지원해줘야 하지만 계약 체결 후 곧바로 지원이 끊기면서 피해액이 수천만원에 달하게 생겼다.

ㄱ씨는 “렌터카 계약을 해약하려고 했더니 위약금은 1700만원에 달했고, 보증금은 돌려받지 못하고 540만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며 “입회비를 포함하면 3000만원 가까이 손해를 보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 ㅋ멤버십클럽 피해자들이 별도로 만든 ㅋ피해자들의 모임 카페 캡쳐. ⓒㅋ피해자들의 모임 카페 갈무리

회원들은 목포 본사는 물론 대표의 해명을 요구했으나 한동안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잠적설도 흘러나오는 등 논란이 계속되자 ㅋ사 대표 ㅇ씨는 14일 멤버십클럽 카페 게시판에 “제가 잘못 운영해 보증금 회원에게 지출된 비용에서 가장 큰 미스가 났다”며 해명글을 올렸다.

그는 “소나타 한 달 렌트비는 70만~80만원, 그랜져는 120만원이다. 소나타를 중고렌터카로 이용하면 보증금 500만원에 한달 사용료 70만원을 납부하고 신차렌터카는 보증금 600만원을 받아 80만원을 납부했다”며 “회원들에게 2년간 2000만원에서 최고 4000만원까지 드리게 되면서 미스가 났다”고 말했다.

또 “회원들이 월회비를 미납하면 거래를 종료해야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며 “일부 보증금 회원은 월회비도 2만원이었는데 10개월 연체해도 계약을 종료시키지 못하고 계약만료 후 보증금을 지급하는 등 회원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실토했다.

ㅇ대표는 “제가 잘못 운영해 보증금 회원에게 지출된 비용에서 가장 큰 미스가 났다”며 “회원을 통한 수익 창출이 지출비용을 따라잡지 못했다”고 밝혔다.

대표의 해명에도 회원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회원들은 ‘ㅋ피해자들의 모임’이라는 인터넷 카페를 만들고 피해상황과 규모 등을 파악한 후 민형사상 고소에 들어가겠다는 방침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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